제96주년 3.1절이었던 지난 1일 저녁.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40여명의 안산 시립합창단의 합창이 팔로알토 제일연합감리교회 예배당에 울려퍼졌다.

첫 곡 모차르트 심포니 40번 합창이 끝나자 700여명의 관객들로부터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합창단은 이어 'Danny Boy', 'SanctuS', 'Music in My Soul' 등의 명곡들과 '내 영혼이 은총입어', '목마른 사슴' 등의 성가곡들을 연달아 합창했다. 공연 분위기가 절정에 달하자, 합창단원들이 '강강술래', '아리랑' 등 전통민요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빛깔의 한복을 차려입은 단원들의 춤사위는 보는 이들의 눈을 매료시켰고 그들의 화음은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 잡았다.

특히, 이날 '아리랑' 곡이 연주될 때의 분위기는 여느 곡들이 연주될때와는 사뭇 달랐다. 관객들이 한 목소리로 합창단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3.1절이었던 이날 불려진 '아리랑'은 민족의 애환이 담겨있는 듯 했다. 그래서 더 구슬프게 들렸는지 모르겠다.

'아리랑' 연주가 끝나자, 감동에 벅찬 관객들이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합창단에 기립박수를 보내며 최고의 찬사를 전했다. 이날 합창단의 공연은 '할렐루야' 등의 앵콜곡들이 연주되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안산시립합창단은 미국합창연합회(ACDA, American Choral Directors Association)가 주최하는 내셔널 컨퍼런스에 특별히 초청돼 미국을 방문했다 이날 북가주 한인들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게 된 것이다.

이날 박신화 지휘지는 "북가주 교민들의 뜨거운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날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이날 공연으로 뜻깊은 3.1절 보낸 것 같다. 너무나 감동적이 무대였다"고 말했다.

 

안산시립합창단은?

1995년 창단된 안산시립합창단은 르네상스에서 고전, 그리고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레퍼토리와 독특한 챔버 스타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세계합창연맹(IFCM)이 뽑은 세계 22개 합창단 중 하나로 선정 돼 2002년 미니아 폴리스에서 있었던 세계 합창 심포지움에서 참석자들에게 한국합창의 진가를 보였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바티칸 교황청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연주회를 갖고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높은 합창 수준을 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