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체인점이든 자그만 동네 피자집이든 간에, 이번 주 일요일에 피자를 주문한다치자. 집까지 배달된 피자 상자가 록-텐사에서 만들어졌을 확률은 상당히 높다.

피자를 굽는 모습
(Photo : ) 피자를 굽는 모습

슈퍼볼 선데이는 일년 중 테이크아웃 피자가 가장 잘 팔리는 날이다. 테크노믹사의 자문으로, 미국인은 약 1250만판의 피자를 주문하리라 예측된다. 이 날은 골지 피자상자 제조업체에게도 최고 성수기인데, 록-텐사가 바로 포장재 업계 내 최고 기업이다.

록-텐사는 조지아 주 노크로스에 소재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서 팔리는 갓 구워낸 테이크아웃 피자 중 약 절반 가량이 록-텐사에서 제조한 상자에 담기게 된다. 피자 업계의 시장 주도 기업인 피자헛과 전매 계약을 맺고 있을 뿐더러, 피자헛의 3대 경쟁사인 도미노 피자, 파파존스, 리틀 시저에도 피자상자를 공급하고 있다.

록-텐사에서는 매일 17개 공장에서 약 3백만 개의 피자상자를 생산하며, 그 중 6개 공장에서는 오로지 피자상자만을 제조한다. 록-텐사의 사장인 스티븐 부히스는 "멋진 사업입니다. 나는 이 일을 아주 좋아하죠. 피자는 아주 대중적인 음식입니다. 피자상자 제조는 다른 어떤 포장재 사업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자상자 제조는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일인데, 어느 정도는 시장 규모 자체가 문제라 할 수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65,000개의 피자 가게가 있고 평균적으로 미국인은 1년에 46조각의 피자를 먹는다.

록-텐사의 아틀랜타 외식 산업 공장의 생산 라인은 466피트로 1/3만 해도 축구 경기장과 맞먹는 길이이다. 58인치 지름의 두꺼운 종이 두루마리가 긴 골판지를 만들어지고 그것이 인쇄기와 고속 다이 커터를 지나면서 골지가 되고, 절단 되고, 모양이 다듬어져 각각 하나 하나의 상자로 완성된다.

록-텐사에서는 골판지 제조와 인쇄를 동시에 작업하는 쪽이 상자를 제조한 뒤 별도의 인쇄 작업을 거치는 것보다 생산 속도와 효율성면에서 훨씬 뛰어나다고 한다.

피자 체인점에서 상자를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다보니 일년 내내 피자상자의 디자인이 바뀌기 때문이다. 록-텐사의 남동부 지역 지부장인 릭 패리스는 "피자 사업하는 사람들과 거래하려면, 뛰어난 인쇄 능력은 필수"라고 말한다.

생산 라인에서는 분당 400개의 미조립 상태의 상자가 만들어진다. 공정이 끝난 상자는 50-100개 단위로 포장되어 운반대 위에 쌓인다. 공장 창고에서는 대강 6일만에 350만개의 상자가 들어왔다 나간다. 대략 50명의 인력을 동원해서 공장은 일주일 내내, 24시간 가동 중이다.

피자 상자
(Photo : ) 피자 상자

큰 대회가 있던 날, 부히스 사장은 슈퍼볼 선데이에 대량 주문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며 "어느 고객에게든 피자상자의 재고가 떨어졌다고 말하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피자 산업에 있어, 피자상자는 아주 핵심적이지만 수명이 짧은 역할을 맡고 있다. 한 번 상자로 조립되고 나면, 고작해야 식당에서 테이블까지 피자를 가져다주는 것보다 조금 더 긴 시간만 쓸모가 있다 버려질 뿐이다. 그러나 소스와 토핑이 올라간 2피트 지름의 피자를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야하고 갓 구워낸 피자의 온도와 향, 식감을 보존할 수 있어야한다.

얌브랜드의 자회사인 피자헛 연구개발부 부장 브루스 퍼킨은 이렇게 말했다. "내부의 열기 유지와 증기 배출의 아주 절묘한 균형을 유지해야한다. 너무 많은 증기가 안에 갇히게 되면 피자가 눅눅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많은 증기를 배출하면 피자가 차가워진다."

피자헛에서는 그 해결책으로 상자를 접으면서 생기는 주름에 따라 공기 구멍을 만들고 뚜껑을 잡고 들어올릴 수 있는 구멍도 만들었다. 종이를 절약하기 위해, 피자헛의 피자상자는 모서리가 둥글고 각이 적다.

테크노믹에 따르면 작년 피자 가게의 매상은 약 2.5% 상승해서, 360억 달러 규모에 도달했다. 대형 고객들이 해외 사업쪽으로 빠지면서 몇 년째 침체기를 보내왔던 미국 내 피자상자 제조회사에도 긍정적인 수치다.

슈퍼볼 대회는 할로윈과 대학 농구 대회가 있어 피자 업계가 가장 바쁜 기간인 3월 중순에 열린다.

피자헛에서는 올해 슈퍼볼 선데이에는 일요일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매상을 기대하고 있다. 프로미식축구리그 후원사인 파파존스에서도 100만판의 피자가 판매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도미노의 예상 판매량은 150만판으로, 가장 주문이 많은 사이트에서는 시간당 200건의 피자 주문이 잇따르고 있으며 배달 사원들의 주행 기록도 2백만 마일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장재 제조회사에서는 대회 시작 전부터 서둘러 준비에 한창이다. 록-텐에서 12월 중순부터 피자상자 생산량을 10% 늘렸다. 보다 소규모의 경쟁업체에서는 이보다 더 일찍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조지아 주 코니어스에 위치한 프랫 인더스트리즈사 영업 마케팅부 부부장인 톰 프리스트는 "11월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확실히 수요를 충당할 수 있게 할 요량"이라고 말했다.

프랫사의 40개 공장 중 10개 공장에서 피자박스가 생산되며, 대부분은 유통업자를 통해 소규모 피자 체인점이나 영세 자영 업체에 납품된다. 부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프랫사에서는 골판지의 주름진 중간층을 얇게 만들어서 한 대의 트럭에 더 많는 양의 상자를 쌓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하면 상자의 견고함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골판지 상자는 한 때 기술의 진보로 여겨졌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피자 가게에서는 피자를 빵집에서 케이크 담을 때 쓰는 것과 비슷한, 합판으로 된 곽에 담아 팔았다. 혹은 원판 모양의 판지 위에 피자를 올린 뒤 그걸 커다란 종이 가방에 담아주었다. 그러다 더욱 튼튼하고 골지내에 열기를 가둬서 피자를 더 오랫동안 따듯한 상태로 유지해주는 골판지 상자가 인기를 끌게 되었다.

허나 요즘에는 골판지 낭비를 줄이고 싶은 일부 소매업자, 제조회사에서 선호하는 재사용이 가능한 배달 용기를 포함, 이를 대체할만한 포장재가 나오면서 골판지 상자에 대한 수요도 감소할 위기에 처했다.

프랫사에서도 시류에 맞춰 뉴욕의 패키지 디자인 회사 에코벤션에서 개발한 포장상자를 생산하게 됐다. 이 포장상자는 뚜껑에 미리 줄지어 구멍을 내놓아서 그대로 잘라내면 접시로 사용할 수 있고 바닥 부분도 접으면 남은 음식을 보관할 수 있는 작은 상자가 된다.

프랫사의 프리스트 사장은 "미국에선 아직 주류가 아니지만, 우리는 아주 혁신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록-텐사는 2011년 35억 달러로 스머핏-스톤 컨테이너사와, 8600만 달러로 GMI사와 합병함으로써 피자상자 제조업의 사업 규모를 확대했다. 지난 월요일, 록-텐사는 미드웨스트바코사와의 합병 계획을 밝혔다. 미드웨스트바코사는 냉동 피자를 비롯한 냉동 음식용의 종이 포장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출처: 월스트릿저널 (1/29/2015)
번역: 황인선

<사진 및 기사: 케이아메리칸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