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 중 하나인 선교. 이 사실에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겠지만 어떻게 선교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른바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운동은 한인교회에도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이에 대한 접근 방식은 “현재 진행형”이다.

북미주개혁교회(CRC)가 17일부터 19일까지 개최한 글로컬 교회 서밋(Glocal Church Summit)에서는 여러 선교 지도자들이 이 선교적 교회 운동을 어떻게 세계적(Global)이면서도 지역적인(Local), 즉 글로컬(Glocal)한 관점에서 다룰 것인지를 논의했다. CRC 측은 특별히 이 행사 내에 한인 트랙을 개설해서 한인 목회자들에게도 개방했다.

이번 한인 트랙에서 가장 주목받은 강사는 바로 고승희 목사, 양춘길 목사, 김동일 목사다. 이들은 각각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사역을 소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글로컬 교회 서밋

1. 가는 것도 좋지만 이미 바로 옆에

아름다운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고승희 목사는 남가주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선교전문가다. 이 교회는 중동권 선교, 중국권 선교에 집중적이면서도 전략적인 투자를 해 실질적인 열매를 거두고 있다. 이미 선교적인 교회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고 목사는 최근 아름다운교회가 있는 로렌하이츠 지역을 보며 새로운 선교를 시도하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 화교들이 몇 년 전 교회를 빌려달라고 찾아 왔을 때 그는 “안된다”고 말했다. 대신 “빌리지 말고 같이 하자”고 했다. 예배당을 무료로 빌려 주고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처음 약 10여 명이던 이 교회는 현재 60여 명으로 성장했다.

또 교회에 한인과 결혼한 일본인 1명이 생긴 이후, 이 교회 내에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성도들이 모였다. 그리고 일본어 회중 셀교회가 탄생했다. 나아가 조선족 목회자 한 명을 통해 중국회중도 생겨났다. 아름다운교회는 이들이 성장하면 모두 독립시킬 계획이다. 선교의 난공불락이라 불리는 중국과 일본 선교가 아름다운교회 안에서 모두 이뤄지고 있다.

2. 교회 간 경쟁? 불신자들은 어쩌고?

뉴저지 필그림교회 양춘길 목사는 자기 반성으로 강의를 열었다. 그는 열 가정과 함께 17년 전 교회를 개척해 현재 2,500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냉철하게 자신의 목회를 돌아 보니 전 교인의 85%가 다른 교회에서 온 사람, 즉 수평이동으로 교회가 성장했던 것이다. 그는 “교회는 (선교사를) 보내는 존재이면서 이미 (커뮤니티로) 보냄을 받은 존재”라면서 교회가 있는 지역 내에서 영적 권위를 갖고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관점에서 “러브 뉴저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멀리 나가서 선교는 하지만 정작 바로 옆 집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지 않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며 뉴저지의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연합해 복음을 전하는 순수 전도 운동이다. 그는 수평이동으로 교회 간에 경쟁하지 말고 새 생명을 구하는 불신자 전도에 집중하고 있다.

3. 말로만 하지 말고 섬김으로

김동일 목사가 시무하는 생명찬교회는 교인 수는 100명 내외이지만 하는 일의 스케일은 좀 “다르다.” 이 교회는 수년 전부터 “애플트리”라는 여름캠프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를 섬겨 오다 이제는 카페를 개업(?)했다. 누구라도 커피향을 맡아 들어오면 크리스천의 향기도 맡게 된다. 장애인 직원을 고용해 고용의 기회를 주며, 카페 수익금은 다른 이들을 돕는 일에 사용된다. 곧 “따뜻한 밥상”이라는 저가 식당도 열고 어머니들이 어린 자녀를 맡겨 놓고 잠깐이나마 쉴 수 있는 어머니-어린이 카페도 준비 중이다. 사랑하자 말만 하지 말고 섬김으로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 이 교회의 주요한 선교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