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국립성당에서 첫 무슬림 기도회가 열리고, 한 크리스천 여성이 홀로 이 집회에 반대하다가 쫓겨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자 이에 대해 미국 교계의 대표적 지도자이자 보수주의자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그래함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자신의 아들인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유일하신 참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예배하기 위해 교회의 문을 열어준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면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다'(요 14:6)고 분명히 말씀하셨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 워싱턴국립성당에서 진행되는 예배는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고, 보안도 매우 까다롭다.

이번 예배는 종교적 관용을 강조하고, 신앙인들이 자신의 종교적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당시 미시간 출신의 크리스틴 웨이크(Christine Weick·50)라는 여성은 예배를 알리는 방송이 나온 직후 "교회를 그냥 내버려 두라. 왜 당신들의 모스크에서 예배하지 않는가? 예수 그리스도는 저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우리의 교회에서 나가라. 교회를 그냥 내버려 두라"고 소리쳤다.

그녀는 목사와 보안요원에 의해 쫓겨났으나, 교회 밖에서 계속 시위를 이어갔다. 그녀는 "난 체포되지 않았고 시위 당시에도 해를 입지 않았다. 시위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하나님께서는 무슬림들을 사랑하고 계신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라는 말씀은 무슬림들에게도 해당된다. 난 무슬림들에 대한 사랑을 갖고 있다. 이들은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대부분은 매우 친절하다"고 했다.

그녀는 그러나 "미국 내 종교의 자유 문제에 관련해 보이지 않는 전쟁이 분명이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녀는 성소수자들을 위한 행사장에서도 반대 시위를 해 왔다고 한다.

그녀는 "사람들이 '미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고 주장하면, 난 '공정하게 겨루자'고 답한다. 즉, 그들의 모스크에서도 성경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내가 모스크에서도 성경을 들고 거닐 수 있도록 해 달라. 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미시간 디어본의 가장 큰 모스크에서 부활주일 철야기도회를 개최할 수 없는가? 무슬림들은 우리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기 때문에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독교와 어떤 것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예배 도중 무슬림인 에브라힘 라술(Ebrahim Rasool) 주미 남아프리카 대사는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고,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은 세계에 위협적인 존재라고 비판하는 설교를 했다. 그는 이들에 대해 "땅을 침범하고, 언론인들을 참수하며, 시민들을 죽인다. 자신들과 다르다면 그 어느 누구를 만나든지 전쟁을 선포한다"며 일반 무슬림들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워싱턴국립성당의 지나 캠벨 목사는 "워싱턴국립성당은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의 장소'이다. 같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우리가, 마음을 더욱 넓혀서 깊은 자비를 구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