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국립성당이 지난 14일 오후 '무슬림 기도회'를 열었다. 워싱턴국립성당이 무슬림들을 종교 간 예배(interfaith service)에 초대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그들에게 스스로 예배를 인도하도록 한 것은 처음이다. 이 성당은 성공회 소속 성당으로 미국 기독교의 가장 대표적인 성지로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기도회는 기독교와 무슬림 간의 국제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날 예배는 모스크와 흡사한 분위기의, 성당의 북쪽 트랜셉트(십자형 교회의 좌우 날개 부분)에서 드렸다. 남아프리카의 에브라힘 라술(Ebrahim Rasool)이 사회를 맡았다.

이날 기도회에서는 지나 질랜드 캠벨 목사의 환영사도 있었다. 워싱턴국립성당은 홈페이지를 통해 "캠벨 목사는 함께 기도함으로써 강력한 능력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 역사적인 예배에 참여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도회의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지마자, 한 여성이 나타나 큰 소리로 "예수 그리스도는 저 십자가에서 달려 죽으셨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가 경배해야 할 대상이며, 우리의 주님이시며 구원자"라고 외쳤다.

그녀는 계속해서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이 나라 전역에 모스크를 짓고 기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왜 여러분들의 모스크에서 예배드리지 않고, 우리들의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는가?"라고 외쳤다.

이후 별다른 충돌이나 사고는 없었으나 그녀는 성당 밖으로 끌려나왔고, 인접한 공간에서 시위를 계속했다.

워싱턴국립성당 측은 금요일에 이뤄지는 무슬림 예배인 이른바 주무아(Jumu'ah)를 위해, 이날 관광객들의 방문 일정까지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