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희 교수
(Photo : 기독일보) 골든게이트 침례신학교 한영이중언어과정 담당자 안상희 교수

골든게이트 침례신학교 온타리오로 이전하며 새 계획 밝혀

풀러, 탈봇, 아주사, 클레어몬트에 이어 보수신학을 지켜온 침례신학교가 남가주에 세워진다. 골든게이트 침례신학교(Golden Gate Baptist Theological Seminary)는 샌프란시스코 밀 밸리에 위치한 본교를 매각하고 남가주 온타리오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 따르면 2016년 가을학기부터 현 캠퍼스의 약 2배 규모인 새 캠퍼스에서 모든 일정이 진행될 것이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Experiencing God)』으로 유명한 헨리 블랙가비 목사를 배출한 GGBTS는 남침례교단(SBC)에 소속된 6개 신학교 중 하나로, 북가주, 남가주, 워싱턴, 콜로라도, 애리조나에 분교를 운영하고 있다. 각 분교는 교수들이 직접 방문해 강의를 진행하며 도서관 자료도 하루 이틀 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우편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본교의 자원을 유기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한영이중언어과정을 제공하는 LA분교에는 한인 1세 교수 1명, 1.5세, 2세 한국계 교수가 3명과 한국에서 20년 이상 선교해 한국어에 유창한 백인 교수 등 한국어가 가능한 전임교수가 총 5명이 있다. 이외에도 남가주, 미국 전역에서 전문적인 신학훈련을 받은 목회자들이 강사로 섬긴다. 목회학석사, 교육학 석사, 선교학 석사, 신학 석사과정이 개설되어 있고 재학생은 영어과정 150명과 이중언어 과정 50명 총 200명이 있다.

온타리오 캠퍼스, 신학생들 사역할 기회 많이 주어질 것

골든게이트
(Photo : ggbts.edu) 골든게이트 침례신학교가 이전하게 될 온타리오 캠퍼스

남가주 분교 한영이중언어과정 담당자인 안상희 교수는 교회가 희소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부의 바이블벨트"라 불리는 남가주 지역으로 캠퍼스를 이전하게 되면 이곳의 여러 지역교회와 협력해 신학생들이 학업과 동시에 사역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온타리오가 속한 LA동부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은 한 연구에서 향후 20년 간 미국전체 도시 중 인구증가가 2번째로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꼽혔다. 이 연구 결과처럼 사람이 많이 유입된다면 그들을 목회할 교회들도 필요해질 것이다."

또 새로운 캠퍼스인 만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원격교육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캠퍼스가 이전되면 첨단교육시설을 도입해 홀로그램을 통해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신학 교육과 다양한 기술을 결합한 시도가 이뤄질 것이다. 또, 앞으로 원격교육이 중요해지며, 수요자들 즉 학생들이 자기가 있는 곳에서 교육을 받길 원하기 때문에 원격교육이 강화될 것이다."

급감하는 자유주의, 보수주의 교회만 성장해

한편 GGBTS의 이전 소식은 세속화와 종교다원주의가 호시탐탐 교회로 들어올 기회를 노리고 있는 이때, 세상의 변화에 물들지 않은 바른 신앙을 수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안 교수는 워싱턴 주립대학의 제임스 웰만(James Wellman)교수가『복음주의 대 자유주의 (Evangelical vs. Liberal: The Clash of Christian Cultures in the Pacific Northwest.)』라는 책에서 지적한 미국 북서부 지역의 자유주의 급감과 복음주의 성장 현상을 언급했다.

SoWhatFaith.com.
(Photo : SoWhatFaith.com.)

"이 책에 따르면 북미에서 자유주의교회는 급감하는 반면 복음주의교회는 성장추세다. 사회전체를 보면 복음주의보다 자유주의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별히 젊은 세대일수록 두드러진다. 문제는 자유주의화되면 교회를 떠난다는 점이다. 때문에 보수적인 이들만 교회에 남게 된다."

사회 전반의 여론은 자유주의로 기울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성장하는 교회는 사회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변화를 수용한 자유주의교회가 아니라 그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복음을 수호한 복음주의교회라는 것이다.

"제임스 웰먼 교수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자유주의 쪽에 가깝다. 미국 북서부 지역은 미국 내에서도 대표적인 무신론지역이다. 기독교 인구가 5퍼센트 미만이며 64퍼센트가 어떤 종교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 교육 수준과 소득수준이 높고 개인주의가 강하며 정치적으로는 민주당 성격이 강한 지역이다. 지역특성상 자유주의 교회가 성장해야 맞는데 이 지역 내 가장 큰 자유주의 교회 10개 중 2곳만 빼고 급감했다. 반대로 복음주의 교회는 꾸준히 성장했다."

복음주의의 가장 큰 적, 세속주의

"이 책의 결론은 '자유주의화되고 진보주의화되면 교회를 떠나게 된다'는 것이다. 1960년대 통계를 보면 미국 전체에서 자유주의의 교단의 교세가 더 컸으나 50년이 지난 이후 반에서 3분의 1로 감소하게 된다. 사회참여라든지 인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던 진보주의적 교단들이 급감하는 추세라면 복음주의 교단은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따라서 안 교수는 진정한 복음주의의 적은 자유주의가 아니라 세속주의라고 말했다.

"50년 전만해도 보수와 자유진영이 직접적인 갈등과 비판을 서로 많이 했다. 지금은 별로 그렇지 않다. 왜냐면 진보적인 교단들의 미래가 너무 암울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교단들이 오히려 지금은 그들의 미래를 걱정해준다. 복음주의 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걱정거리는 사회 전반적으로 세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쾌락과 개인주의와 세속화가 사람들을 복음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사람들의 심령 속에는 절대자에 대한 관심, 영혼, 내세에 대한 관심을 꺼버린다."

그는 GGBTS가 표방하는 보수주의란 성경의 원리로 돌아가자고 외친 종교개혁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은 성경의 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주의는 성경의 원리로 돌아가자는 이 종교개혁의 정신을 따른다. 자유주의 혹은 진보주의는 세상의 변화를 수용하고, 변화에 맞춰 신앙을 변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나 보수주의는 성경적 가치를 지키고 그것을 선포해야 한다고 본다. 세상적 가치에 성경을 맞추는 게 아니라 세상이 성경을 따라와야 한다."

종교다원주의자도 복음 들으면 신자로 변해

종교다원주의의 도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묻자 복음의 능력 앞에서 그 도전은 패배한다고 말했다.

"자유주의적 진영에 있는 분들이 정교한 논리로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나 이들의 영향력은 점차 미약해지고 있다. 한편, 미디어가 종교다원주의를 유포해도 개인에게 복음을 전해 중생을 체험하면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든 종교는 동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무신론자들도 복음을 들으면 순식간에 하나님을 믿는 신자로 변한다."

오히려 복음주의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적은 종교다원주의가 아닌 세속주의라고 주장했다. 세속주의, 물질주의가 복음에 대한 관심 자체를 말살해버린다는 것이다.

"반면 세속주의, 물질만능주의, 쾌락주의는 마음의 문을 닫아 복음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하고 복음의 씨앗이 열매 맺지 못하게 한다. 삶이 안락해지면서 복음의 능력이 가려졌다. 예수를 믿는다는 우리도, 부요한 세상에 살면서 생생한 복음이 아니라 너무 편한 복음으로만 받아들였다. 우리가 어려웠을 때 오히려 열정이 뜨거웠는데 부유해지면서 신앙의 힘과 열정을 상실했다. 우리 자체도 많이 변질된 것이다. 복음의 열정을 회복하기 위해선 세상적인 안락함을 많이 내려놔야 한다."

전지전능한 하나님, 기적을 행하실 수 없다?

신실한 크리스천이면서 지적으로 정직하며 바른 과학자가 될 수 있을까? 기독교 안에서도 과학을 대하는 태도는 여러 갈래로 나뉜다. '과학의 합리적인 언어와 성경의 영적인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상호작용도 불가능하다'는 주장, '과학과 성경이 서로 배타적이며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 '과학과 기독교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이 있다. 과학과 성경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과학적 설명이나 이론보다 성경의 권위를 우위에 둔다고 답했다.

"성경이 과학 교과서도, 과학적인 주제를 다루기 위해 쓴 책도 아니라고 본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진리로 받아들인다. 이는 '하나님이 존재하시는가'란 문제와 잇닿아 있다.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기적을 행하실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없다. 하나님이 특별한 상황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개입하신다고 믿는다. 여러 가지 이적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보수적인 사람들을 닫혔다고 비판하지만 '하나님이 기적을 행할 수 없다'고 한정하는 자유주의자들이 오히려 편협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기적을 행하실 수도 있다고 믿는 게 오히려 열린 태도가 아닐까."

종교의 폭력성 주장하는 무신론자, 그러나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사람은 무신론자

리차드 도킨스
(Photo : 유투브 캡쳐) 리차드 도킨스

때로 이러한 성경해석으로 보수주의 기독교는 전투적인 무신론 과학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어왔다. 이들이 보수주의 기독교를 공격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종교의 폭력성'이다.

"10년 안팎으로 리차드 도킨스를 필두로 새로운 무신론(New Atheism)이 대두했다. 이들의 주장 중 하나는 보수주의자들을 '근본주의'라 부르며 종교가 근본주의가 되면 폭력적이라는 것이다. 이슬람의 테러리스트라든지 보수적인 기독교인을 주로 공격한다. 이들은 보수적 기독교인역시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진 않지만 가치관이 공격적이라고 주장한다. 보수적 크리스천이 갖고 있는 교리나 '당신은 지옥간다' 같은 말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폭력적으로 들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20세기의 역사를 보면 그들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재밌는 사실은 가장 폭력적은 사람은 무신론자였다는 점이다.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등이 그 예다. 그렇다고 '무신론은 폭력적이다'라고 말할 수 없다. 개인의 성향이라고 봐야지 '무신론은 폭력적'이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마찬가지로 '종교가 보수화되면 폭력적이 된다'는 말도 논리적 비약이다."

"최근 새로운 무신론자들은 기독교에 대해 너무나 공격적이고 논리보다는 감정에 치우쳐 있다. 이들의 공격에 대처하는 데 알버트 몰러 남침례신학교 총장의 『Atheism Remix』, 앨리스터 맥그라스의 『신 없는 사람들(Why God won't go away)』등의 책이 도움이 된다."

교회는 교리적 논쟁보다 신앙의 본질인 '구원'에 집중해야

하베스트 아메리카
(Photo : 하베스트 아메리카) 10월 9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린 '하베스트 아메리카'(Harvest America) 행사에 1만 9천 명이 참석해 다수가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그러나 그는 세속주의와 무신론 과학자들의 공격에 맞서는데 집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교회의 본질을 잃게 되며 그로인해 청년들마저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세속적 가치보다 우월한 논증을 제시한다고 해서 청년들을 교회에 붙들어 둘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청년들을 교회로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보수적인 신앙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보다는 본질에 집중하는 게 더 시급하다. 젊은이들은 체계로서의 종교, 교리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들에게는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신가', 하나님의 실재가 중요하다. 진보라고 해서 교회를 떠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보주의 교인들이 하나님을 체험하고 경험하는 부분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결국은 교회를 떠나는 것이며 보수적인 사람들이 하나님을 경험하는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교회에 남는 비율도 더 많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에게는 교리에 대해 정확히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하나 하나님의 실재를 경험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복음주의교회가 세속적 가치와 계속 전투만 하다보면 마음이 황폐해지고 삭막해지고 이보다 본질적인 '구원'과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에 대한 초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 그것은 젊은 세대를 잃어버리는 길이 될 것이다."

목회자 일탈은 성공주의와 밀접, 가정이 완충역할 해야

세속주의나 무신론과학자의 공격 못지않게 교회에 해악을 끼치는 큰 적은 목회자의 일탈과 타락이다. 이러한 문제에 신학교는, 교회는 어떻게 대처하며 어떠한 예방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신학교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나 리더가 형성되는 데에는 교회와 가정의 몫도 있다. 한 명의 리더가 형성되는 데에는 교회, 가정을 비롯해 여러 곳이 영향을 준다. GGBTS에서 제공하는 개인의 영성과 윤리적인 부분을 다룬 과목들이 있지만 목회학을 공부하는 3~4년 기간 동안 윤리적인 수준을 다 준비하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다. 시간적으로 봐도 가정이나 교회에서 받는 영향이 더 크다. 따라서 윤리적인 기독교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교회 문화나 세상 문화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학생을 받을 때, 윤리적 기준을 요구하며, 서약을 하고 특정과목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기준을 갖고 살도록 요구한다."

그는 이러한 사건이 목회자 스트레스 문제와 관련이 깊다고 해석했다.

"이 사건 배후에는 성공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좋은 문화 중 하나가 가족중심적인 문화다. 미국사회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성공을 지향하지만 가정이 안식을 제공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재충전의 공간으로서 완충 역할은 제공한다. 반면에 한국은 가족이 없다. 성공과 목회를 위해 가정을 희생해야 하고 그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그러다보니 스트레스를 일탈로 해소하는 경우가 생긴다. 사모와 자녀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성도들하고만 있으면 목회자로서 책임감을 계속해서 느낄 수밖에 없는데 목회자도 안식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골든게이트본교가 남가주로 이전하게 되면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한인 사회를 섬기게 될 것이다. 남가주 한인교회와 한인사회를 섬길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