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니아에 있는 르하이 대학(Lehigh) 생화학 교수 마이클 비히 교수가 다윈의 진화론을 비판하며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지적설계'를 설명했다.

마이클 비히 교수는 1978년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했으며, 생화학 관련 저널을 여러 논문에 게재했고, 꾸준하게 연구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지적설계론을 대표하는 학자 중 한 명으로, 그의 저서 '다윈의 블랙박스'에서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irreducible complexity)'의 개념을 제시하고 구체화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히가 제시한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란, 분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여러 부품으로 이루어진 분자 기계에서 하나의 부품이 제거됐을 때 전체의 기능을 잃게 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비히는 생화학자로서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세포 내 기관들이 여러 단백질들의 복합체로서, 맞물려서 기능하는 분자 수준의 기계와 유사하다는 것에서 이러한 개념을 착안해냈다. 다윈주의 진화 메커니즘은 점진적인 반면에, 이러한 복잡성은 부품을 하나씩 더하는 점진적 메커니즘으로 설명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수많은 연속적인 작은 수정에도 생길 수 없는 복잡한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나의 이론은 완전히 깨질 것이다"라고 썼다. 다윈주의 진화론은 '점진적인 작은 변이'를 통해서 '오랜 기간 동안' 진화가 이뤄지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 어떤 복잡한 기관들이 점진적 단계가 쌓여서도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면, 다윈 스스로도 진화론을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쥐덫은 부품 중 하나만 없어도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신태진 기자
 쥐덫은 부품 중 하나만 없어도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신태진 기자

이에 대해 비히 교수는 "다윈주의 진화론에는 많은 구조적 결합이 있지만, 그 중 한 가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하나의 부품을 제거했을 때 전체의 작동이 정지하는 시스템을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히 교수는 쉬운 예로 '쥐덫'의 작동을 설명했다. 쥐덫은 쥐를 잡기 위한 목적에서 스프링, 망치, 바닥, 집게로 이뤄져 있다. 이 부품 중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기능을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 부품은 쥐를 잡기 위한 목적에서, 처음부터 의도적 방식으로 주어져 있어야만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히 교수는 진화론으로는 박테리아 편모의 구조조차도 설명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신태진 기자
 비히 교수는 진화론으로는 박테리아 편모의 구조조차도 설명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신태진 기자

비히 교수는 '박테리아 편모'의 구조를 보여주면서, "박테리아 편모도 다윈의 진화론처럼 점진적으로 생기기에는 매우 어려운 구조물이다. 모터보트에서 사용하는 모터의 구조와 같은데, 한 부분만 없어도 완전히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이 구조를 보는 사람들은 단번에 이것이 기계의 구조와 흡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자체가 기계이다. 우리는 기계의 부품이 목적을 가지고 설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테리아의 편모는 수많은 단백질들로 이루어져 있는 단백질 복합체로 채찍모양의 섬유질이 회전하면서 추진 운동을 도와준다. 편모를 회전시키기 위한 기관은 세포막에 존재하는데, 구조와 작동원리는 공학적인 시스템인 모터와 유사하다. 분당 15,000번 회전할 정도의 고에너지 효율을 가진 분자 시스템이다. 이러한 분자적 수준의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은 점진적 다원주의 메커니즘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오히려 설계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 비히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다른 여러 예를 그의 책 '다윈의 블랙박스'에서 다루고 있다. 다윈의 블랙박스가 출판된 이후 많은 이들이 비히 교수의 견해를 비판했지만, 실제 논란을 자세히 살펴보면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을 지닌 분자 시스템이 어떻게 다윈주의 메커니즘에 의해 생성될 수 있는지 밝힌 사례는 전무하다. 비히 교수는 2006년 발간한 '다윈의 블랙박스' 10주년 개정판 서문에서도 자신의 견해에 대한 제대로 된 논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히 교수는 질의응답 시간에 '지적설계이론을 배척하는 현상'에 대해 "진화론자들은 지적설계이론이 과학을 가장한 종교라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은 종교적 함의를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루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아마도 우리가 데이터를 더 축적해 나간다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종교적 함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이론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바로 빅뱅이론이다. 빅뱅이론은 우주의 창조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기에, 20세기 과학자들은 이러한 종교적 함의 때문에 이 이론을 싫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