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S대 이스라엘의 유혈사태로 지구가 떠들썩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최근 NFL 볼티모어 레이븐스팀 주전 선수인 레이 라이스가 2월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당시 약혼녀였던 부인에게 폭력을 휘두른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이 화두가 됐다.

우리는 흔히 수많은 무기가 넘쳐나는, 또 수많은 책과 언론의 보도를 통해 굳어진 전쟁의 인간이 자행했다고 믿기 힘든 끔찍하며 잔혹한 이미지로 인해 전쟁의 폭력성은 더 이상 어떤 부가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레이 라이스와 그의 부인 사이에 벌어진 사건 같은 개인 간 폭력 사건의 심각성은 사람들의 이목을 덜 끌어왔다. 그러나 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한, 안케 회플러 옥스퍼드 대학 연구원과 제임스 피어런 스탠퍼드 대학 교수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간 폭력으로 죽어간 이의 수는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이의 9배에 이른다.

연구진은 최근 몇 년간 세계 20여 개국에서 벌어진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수 천명 수준이나 개인 간 폭력으로 사망한 자의 수는 2008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10만 명 당 10명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전 세계에서 여성 7억 6900만명과 아동 2억 9000만명이 가정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며 가정폭력의 광범위성을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개인간 분쟁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관해서도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종류의 폭력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9조 5000억 달러(약 9737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국내 총생산(GDP)의 11.2%에 달하는 금액이다.

반면 내전이나 테러, 전쟁으로 인한 손실은 1670억 달러(약 171조원)로 훨씬 적었다. 이러한 집합적 폭력(collective violence)보다는 살인, 강력범죄, 가정폭력, 아동학대, 성폭력으로 인한 손실액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전쟁 이외의 폭력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큰데도 충분히 주목되지 않고 있다며 개인 간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올릴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