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반대에도 불구, 사탄교회가 오는 9월 21일 미국 오클라호마 시 시빅 센터(Civic Center)에서 대규모 사탄숭배의식인 이른바 '검은 미사'(Black Mass)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오클라호마 시의 사탄교 단체인 '앙그라 마뉴의 다카마'(Dakhma of Angra Mainyu)가 계획한 것으로, 이 단체의 대표인 아담 다니엘스(Adam Daniels)는 "사탄숭배의식에는 가톨릭 미사와 유사한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참가자는 하나님 대신 사탄에게 예배한다"고 했다.

2010년부터 오클라호마 시의 사탄숭배의식을 공개적으로 계획해 온 그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자신의 친구가 축성된 성체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는 성범죄 전과자이기도 하다.

오클라호마대교구 폴 코클리(Paul S.Coakely) 주교는 "그들은 축성된 성체가 없으면 검은 미사를 하지 못한다. 그리고 도둑질이 아니면 그것을 가져올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즉시 그것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코클리 주교는 소송을 대행한 변호사를 통해 이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검은 미사는 가톨릭 미사의 형태를 모방한 신성모독의식이다. 사탄을 부르는 이 의식은 가톨릭교회에서 훔쳐 온 축성된 성체를 모독하는 것으로, 미사 도중 제단에서 성행위를 하거나 성체 위에 배변한다. 

앙그라 마뉴 다카마 그룹의 웹사이트에서는, 그들이 오클라호마 시의 법에 위촉되지 않도록 이번 행사의 수위를 낮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하버드대학교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검은 미사가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자, 근처의 중국 식당에서 약식으로 행사를 치렀다. 현재도 검은 미사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에 약 7만명이 서명한 상태다.

캠퍼스 학생들의 도덕적인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단체 미국전통과가정수호협회(American Society for the Defence of Tradition, Family and Property) 담당자인 존 리치에(John Ritchie)는 "사탄숭배의식은 우리 국가의 근간에 있는 하나님을 제거하려는 시도다. 이를 반대하는 청원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사탄숭배의식의 유일한 목적은, 가장 음란하고 외설적이며 혐오스러운 방식으로 하나님과 가톨릭 미사와 성체 성사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이 의식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이들이 가진 도덕적인 가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법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사탄교회에는 이 검은 미사를 개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리치에는 "만일 이 행사가 공동선을 비롯해 많은 미국 기독교인들이 지닌 가치를 위협할 경우, 공동체 지도자들 역시 이 행사를 그만두게 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의 권리를 강조한 '수정헌법 제1조항'이 기독교인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코클리 주교는 "불행하게도 이번 일은 우리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 이를 막으려는 관심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막을 수만 있다면, 그 시간과 에너지는 가치가 있다"면서 "많은 지역에서 수많은 지지와 격려를 받고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법정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 살피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신성모독이 일어나는 일이 중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