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박사
(Photo : 유튜브 캡쳐) 리처드 도킨스 박사

유명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박사가 "폭력적이지 않은 종교인들도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에딘버그 국제도서전에서 연설자로 나선 도킨스 박사는 "'좋은 무슬림과 좋은 기독교인들'이 종교적 테러리즘을 일으킨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도킨스 박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Telegraph)와의 인터뷰에서 "율법을 잘 지키고 온건한, 일반적인 무슬림을 악마로 여겨선 안 된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온건하고 선한 종교인들(착한 기독교인들, 착한 무슬림들)이, 극단주의자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도킨스 박사는 그 이유로 "온건주의자들은 신앙 안에는 어떤 선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우리는 모두 신앙을 가지는 것이 좋다'는 생각 안에서 자라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인들은 단순히 '나의 신앙이고, 나는 이를 믿는다. 당신은 이에 대해 참견하거나 그 이유에 대해 물을 권리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분이 '무엇을 믿는 것에는 합법적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면, 극단주의자들에게 '나의 신념은 자살폭탄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신앙이니, 당신은 참견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도킨스 박사의 이 같은 발언은 "형태가 다른 성폭행이 똑같이 공격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 그는 "데이트 도중 발생한 성폭행은 나쁘다. 강도의 성폭행은 더욱 나쁘다. 이것이 데이트 성폭행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라고 생각한다면, 밖에 나가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배우라"고 했다.

이 같은 문제의 발언은 가디언 칼럼니스트인 엘리너 로버트슨(Eleanor Robertson)을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서 반발을 샀다.

그녀는 "도킨스 박사는 나이가 들면서, 날카로운 과학자에서 구름을 향해 소리치는 노인으로 변화됐다. 사람들이 왜 아직도 그에게 자문을 구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최근 이슬람에 대한 것을 비롯한 도킨스 박사의 발언은, 무신론자들의 필독서인 '만들어진 신'의 작가인 그가 오히려 현대 무신론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8월에 발간된 '뉴스테이츠맨' 칼럼에서 마틴 로빈스는 "무신론에 있어서 도킨스 박사의 영향력은 아직까지 강력하지만, 트위터에 나타난 그의 공식적인 발언은 성숙된 공동체 안에서 필사적으로 주의와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사람의 것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회의 모순을 지켜보는 것보다 휴머니즘과 세속주의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에 관심이 많은 공동체는, 자신의 삶에 주어진 기회를 부인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무신론자인 헤만트 메타(Hemant Mehta)는 "도킨스 박사가 논쟁을 일으키기 위해 이런 발언을 악의적으로 퍼뜨리진 않았으나, 이미 너무 늦었다. 다시 돌이키려고 할수록 스스로 더 깊은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