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
(Photo : 기독일보) 민종기 목사

하나님은 이민을 통하여 복을 주십니다. 요셉의 이민을 통하여 하나님은 이집트인과 이스라엘을 경제적으로 구원하십니다. 야곱의 이집트 이민을 통하여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200만으로 확장시킵니다. 바벨론 땅으로 이민을 갔다가 온 사람들은 신약교회의 뿌리가 됩니다.

성경의 역사와 함께 세계사에서도 이민이 선한 영향을 미친 사건은 한 둘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은 시베리아를 통하여 만주 그리고 한반도로 이민을 온 사람들입니다. 미국도 청교도들의 이민을 통하여 세워진 이민자의 나라입니다. 청교도의 원조인 존 캘빈(John Calvin)과 캘빈주의자들(Calvinists)은 새로운 사회변화를 위하여 이민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캘빈 선생은 프랑스인으로서 종교개혁사상을 받아들이고 프랑스 이민자가 포함된 제네바 교회를 섬기던 목회자입니다. 핍박받던 신앙인들은 프랑스를 떠나 도시 국가와 같은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갑니다. 다른 주변의 도시처럼 방직공업을 발전시킬 수 없었던 제네바는 공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공업과 제조업을 목표로 삼던 제네바가 산업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을 필요로 한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당시의 종교개혁을 단행한 개신교도들은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저축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습니다. 그들이 있는 곳에는 자금이 모였으며, 그것을 적당한 이자로 빌려주어 생산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캘빈주의 신앙이 들어간 곳에는 개척적인 공업투자가 뒤따랐으며, 구교와는 달리 적당한 이윤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죄악이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금욕적인 개신교도를 통해 산업자본이 형성됩니다. 현대 자본주의의 시발은 여기에 있습니다. 당시 제네바 교회의 장로였던 시 공무원들은 캘빈과 함께 정치도 개혁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파격적인 선거를 통해 공직자를 선출하였습니다. 제네바 교회는 도시의 중심 교회로서, 제네바 대학의 설립을 돕고 교역자를 배출하는 일을 감당하였습니다. 제네바 대학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전 유럽에 새로운 개혁사상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네바 교회는 단순히 여러 교회 중의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그 교회에 하나님께서 주신 명예는 새로운 유럽의 문명을 일으키는 모델로 사용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곳에서 시작된 개혁적인 신앙과 삶은 중세를 넘어서 근대사회로 발돋움하는 추진력이 되었습니다.

한인이 나가는 곳마다 제조업과 상업에 투자를 하고, 열심히 교회를 세우고, 험난한 이민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세계선교를 감당하는 것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크신 복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비전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서 있는 곳이 하나님의 역사의 중심이요, 우리 교회를 하나님의 섭리의 엔진으로 삼아달라고 기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