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목사.
(Photo : 기독일보) 이성자 목사.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디베랴 바닷가에서 베드로를 만나 던지신 질문인데 이 질문과 함께 주님을 세번이나 부인하고 낙심해 있던 베드로는 회복되었고 이후 베드로는 목양의 거룩한 사명과 비전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주님을 위해 하는 모든 사역의 궁극적 동기는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사역의 분명한 목적도 발견합니다. 주님이 가끔씩 우리에게 던지시는 이 질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어쩌면 주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의 간접적 고백이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주님으로부터 이 질문을 받을 때 우리의 침체된 영혼은 힘을 얻고 회복됩니다.

저는 지금까지 주님으로부터 이 질문을 두번 받아보았습니다. 교회를 개척하고 3년 후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저는 기도도 못하고 성경도 안 읽어지고 물론 큐티도 못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하나님이 원망스럽기만 하여 침울하게 지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골방에 들어가 그저 형식적, 습관적으로 기도하고 있는데 불현듯 주님께서 이 질문을 제 마음에 던지셨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이 모든 사람보다 더 사랑하느냐?" 저는 그 때 요한복음 21장, 예수님과 베드로의 대화를 떠올렸고 한없는 눈물이 쏟아지면서 드디어 막혔던 기도가 뻥 뚫린 느낌으로, 제 마음의 아픔과 원망과 두려움을 그대로 쏟아 놓으며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그 기도의 결론은 이제 주님만 사랑하며 살겠노라는 다짐으로 마쳐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음의 겉잡을 수 없는 우울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심령이 회복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일, 이영훈 목사님께서 우리 교회를 방문하여 말씀을 전하셨는데, 요한복음 21장에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로 메세지를 주셨습니다. 그 때 설교 내용은 생명을 다해 주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저와 우리 교회의 비전은 오직 예수님을 온 맘 다해 사랑하는 것에 집중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부탁하셨듯이 주님을 사랑하기에 주께서 맡겨주신 양떼들을 돌보고 가르치는데 혼신을 다 했습니다. 라헬을 사랑한 야곱이 라반을 위하여 봉사한 14년을 수일처럼 여겼듯이, 올해로 남편 소천하신지 14년 째 되는데, 주님을 사랑하기에 저 역시 지난 14년을 수일처럼 여기며 기쁨으로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얼마 전 밤에 기도하는데 저는 또 다시 주님으로부터 동일한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늘 주님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주의 임재가운데 이 질문을 하실 때 갑자기 할 말을 잃었고 저도 모르게 이런 답변이 나왔습니다. "주님이 제 마음을 아시잖아요." 요한복음 21장에서 베드로가 왜 그렇게 답변을 했는지 비로소 이해가 갔고 주님이 왜 그 질문을 하셨는지 또한 이해가 갔습니다. 그 때 저의 마음은 여러가지 근심과 염려로 무거운 상태에 있었는데, 이는 제가 주님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주님을 진정 사랑하는 자는 절대로 근심이나 염려가 생각을 차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두번째 음성이 마음에서 들려왔습니다. "딸아, 안심하라." 주님은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근심하는 것을 진정 원치 않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그 분을 믿고 신뢰하기에 마음에 근심이나 염려가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랑안에는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쫓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은 오직 나를 너무나 사랑하는 분만이 던지실 수 있는 질문이기에 이 질문은 사실 강력한 사랑의 고백입니다. 그 날 밤만해도 그 질문이 그렇게 중요한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후 기도할 때마다 그 날 밤 주께서 던지셨던 질문이 기억나면서 주님의 사랑이 제 심령에 다시 밀물처럼 밀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면서 기도가 회복되고 마음에 평안이 회복되고 믿음이 회복됨을 느낍니다. 그리고 수없이 고백합니다. "그저 주님을 사랑할 뿐입니다. 그저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순종할 뿐입니다. 온 맘 다해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을 가지고 주님 오시는 날까지 라헬을 사랑했던 야곱처럼 기쁨으로 주님과 주님의 양무리들을 섬길 것을 다짐합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의 이 질문이 또다시 저를 회복시키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