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선 소장
(Photo : 기독일보) 아시안 약물중독 치료서비스 이태선 소장

정글의 법칙, 양육강식, 무한경쟁의 시대에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이 생존하고 있다. 그 사회에서 여성은 무조건 예쁘고 봐야하며 남성은 돈 많은 집안의 자제이거나 누구나 선호하는 대기업의 멤버가 되어야지 대접받는 사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뿌리가 깊어져 있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은 열이면 아홉은 예외 없이 재벌집 회장아들이며 여자는 예쁘고 순종적인 전통적 콩쥐형의 캐릭터에서 약간 벗어나서 요즈음은 예쁘지만 남자 못지않은 씩씩함을 보여준다. 나도 우리 집에서는 공주로 컸다며 내가 아쉬울 게 없다고 퉁퉁 거리니 애타는 것은 재벌집 아들들이다.

이러한 세태를 현실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SBS의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최근 대형 사고를 냈다. 여성 출연자 한명이 촬영 중 자신의 숙소에서 자살을 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는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자살한 여성의 유서에는 그녀가 누군가로 부터 외면을 당하자 자신의 초라함과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우발적 자살을 선택했을 거라는 개연성이 내포되어 있었다. '짝'이라는 프로그램은 한국의 젊은 남녀들이 TV에 나와서 몇 박 며칠 동안 함께 숙식하며 자신의 짝을 찾아가는 전국적 공개구혼 프로그램이다. 그렇지 않아도 난 젊은이들의 이성을 향한 욕심과 쟁취의 심리가 적나라하게 연출되는 안타까운 장면들을 종종 보아왔다. 난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참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했었다. 출연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내면의 심리들이 어딘지 불안하고 이성으로 인한 좌절과 집착이 허약하기 '짝'이 없었다.

조급한 소유욕과 은근한 자만심, 시기와 질투 그리고 일방적인 따돌림과 지나친 경쟁심리가 몸은 커져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방어적 심리로 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정된 공간에서 며칠 동안 함께 지내야 하는 이 감정에 어설픈 젊은이들이 밤이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배운 게 술이라고 방송국에서 마련한 술 파티가 매일 밤 연출되다 보니 그들의 정서에서 점점 과감성이 노출되며 으레 상대를 쉽게 보려는 역기능적 심리가 노출되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가 어떻게 성장하기를 원하는가? 자녀에 대한 지나친 보호와 간섭으로 인해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한 집착을 심어주고는 있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을 바라다보면 참으로 아슬아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부모가 인공적으로 심어준 학벌과 외모, 그리고 단지 유행에 민감할 뿐 스스로의 자긍심은 실종된 체 건강한 젊은이의 독립적이고 성숙한 인격체와는 거리가 먼 듯 한 심리가 저의 걱정된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부모들은 요즘 자식들이 결혼해도 다 키운 것 같지 않아서 노심초사하며 산다고 한다. 자식의 허약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우리자식들의 건강한 삶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첫째는 삶의 다양한 경험들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적극적으로 체험하는 성격이다. 인생의 그 긴 여정에서 단지 자신에게 익숙한 영역만을 경험하다 속 좁게 살다 갈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삶은 무의미해 진다. 둘째는 자신의 삶의 하루하루를 적극적 동기부여를 가지고 주관적으로 임하는 성격이어야 한다. 매사가 수동적이며 마지못해서 따라가는 삶은 항상 피곤하고 재미없는 시간 속에서 불행하다. 셋째는 자신의 결정과 선택에 자신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듯 한 환경과 사람에 대한 무의식적인 의존성과 억압감은 인생이 두렵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넷째는 삶에서 체험하는 어려움은 인생의 필수과목임을 어려서 부터 체험해야 한다. 부모가 대신해 주는 과잉보호는 자녀의 스트레스 대처능력을 원천적으로 사장(死藏)시키기 때문이다.

위에서 열거한 항목들은 자식들로 인해서 고통 받는 부모들의 한결같은 반성문이다. 자식들의 인성을 벽돌 쌓듯 하나하나 훈련시켜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고 현실의 조급함이 베여있는 우리들의 가치관은 자식들이 그저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기만을 소망한다. 하지만, 미래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내공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