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승 선교사.
(Photo : 기독일보) 김동승 선교사.

나는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 두근한다. 아니 세상에 백주 대낮에 어찌 그런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2001년 9월 11일 아침의 긴급 뉴스를 보며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순간 내 머리 속에는 그 테러범이 북미 원주민 전사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퍼뜩 스쳐갔다. 이 북미 땅에서 그러한 일을 감행할 수 있는 자들은 그들 밖에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서 였다.

북미 원주민들의 가슴 속에 이글거리는 원망과 분노는 상상을 초월한다. 1999년 당시 나는 캐나다 마니토바 주의 수도 위니펙의 한 공원에서 캐나다 원주민 지도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 지역의 백인 국회의원등 백인 지도자들 몇이 원주민의 과거에 대한 사과 발언이 있은 후 한 원주민 목사가 등단하여 '원주민들도 그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용서한다''라고 발언할 참이였다. 그가 입을 여는 순간, 그의 입에서는 말이 아닌 괴성이 화산의 용암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했는데, 스스로도 멈추지 못하고, 그의 괴성은 그가 기절하여 쓰러질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가 떠메어져 나간 후 캐나다 성공회 역사상 원주민으로서는 최초의 여성 Bishop이 등단했는데, 그녀에게도 역시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아니 세상에! 이들은 일반 원주민들이 아니라 목사들인데...

나는 이 사건을 통해 북미 원주민들의 심화(心火)가 얼마나 극렬한가를 보았다. 그래서 9.11 테러가 일어나는 순간 원주민 전사들이 연상되었던 것이다. 9.11이 일어났을 때 테러범들은 십자군전쟁 때 십자군들이 자행했던 끔찍한 만행들에 대한 복수극이였다고 천명하였다. "십자가" 없이 치룬 잔혹한 십자군 전쟁으로 이슬람들은 그들 심령속에 심화를 키워 왔듯이, 북미 원주민들은 "예수님의 사랑"이 없이 식민주의자들의 끝없는 탐욕으로 자행된 식민 정책에 희생된 북미 원주민들의 심령 속에는 이슬람 교도 이상의 심화가 이글거리고 있다. 알콜과 마약이 아니면 삭일 수 없는 분노! 아직도 별 희망이 없이 보호구역에 내버려져 있는 현실에 대한 절망!

마음이 병들어 있으니 육신인들 온전할까? 백인들의 평균 수명(남 79, 여 82)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평균 수명, 평생무직, 저학력, 자살, 마약,알콜중독, 가정폭력, 당뇨, 고혈압, 폐결핵, 미혼모 임신, 기형아 탄생, F.A.S. 등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미땅의 소수민족중 가장 빠른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민족그룹은 북미 원주민들이다. 미국은 780만에 이르고 캐나다는 150만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심화를 제대로 삭이지 못한다면, 9.11과 같은 참화가 북미주 각지역에서 연이어 일어난다해도 나는 별로 놀라지 않으리라. 심화를 끌 수 있는 있는 소방도구는 영화(靈火)뿐이다. 십자가 뿐이다. 십자가 없는 십자군이 아니라, 십자가 정신으로 무장된 agape army, 아가페 사랑으로 불꽃 튀기는 성령의 불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

사도 바울은, 선교에 대해 전혀 배운 바 없었지만, 아브라함처럼 부르심을 따라 그저 갈 바를 모르고 길을 떠나, 기도로써 성령님의 인도하심과 능력 주심을 간구하면서 주님의 뜻을 순종하다 보니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이방인들의 사도가 된 것을 우리는 보게 된다. 그 위대한 사도와는 감히 비교할 수 조차도 없지만, 나 자신이 '북미 원주민 선교'를 하게 된 경위도 그 분과 흡사한 점이 많았다.

마케도니아의 환상에 따라 서아시아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마케도니아로 향했던 사도 바울처럼, 10살짜리 모학 원주민 소녀 아미카의 꿈 얘기를 따라, 1996년 당시 모국의 선교계는 물론, 캐나다 토론토 한인 교계에도 전혀 생소했던 북미 원주민 선교를 시작하였다. 아미카를 만나기 전 까지, 나는 북미 땅이 내가 뼈를 묻어야 할 선교지가 되리라고는, 서부 영화에서나 보았던 야만인(?) 인디언들이 내 평생 섬겨야 할 백성들이 되리라고는 꿈에서라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한인교회의 후원도 파송도 없이, 앞서 간 선배들의 조언도 전혀 없이 주님의 부르심으로, 그냥 길을 떠났다. 동서남북 그 어디에도 이정표가 없었으므로 그저 하늘을 우러르며 주님의 인도하심과 능력 주심을 간구하며 그 동안 18년 세월들을 타박 타박 걸어 왔다.

그 당시 12년 동안을 함께 살아 왔던 아내는 그저 영문도 모른 채로, 생계를 자신에게 송두리째 떠맡기고는 선교사역에만 전념하기 시작하는 남편의 뒷바라지와 가정을 경제적으로 책임지는 삶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도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않고 따라와준 아내에게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바친다. 물론 주님 다음으로.

서론이 이렇게 장황한 까닭은 나의 북미 원주민 선교 전략이 배워서 얻은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었음을 고백하기 위함이다. 그 분의 인도하심으로 나는 1997년부터 "사랑의 군병들"이라는 선교 운동을 시작하였는데, 이 운동의 두 기둥은 "평신도 (전략 선교사) 동원"과 "연합 운동"이었다.

모든 신자가 "만인 제사장"이라면, 모든 신자가 또한 "만인 선교사"라는 믿음 아래 선교에 대해 잠들어 있는 평신도를 깨우기에 온 힘을 다 쏟았고, 이제 주님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때야 말로, 모든 신자들이 영적 전면전에 참전할 것을 명령 받은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이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신자들과 교회와 선교기관들과 선교사들이 마땅히 연합 전선을 펼쳐야 한다는 믿음으로 연합 운동을 지금까지 줄기차게 펼쳐 왔다.

1000만 북미 원주민 들의 심화(心火)에, 4000여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이 연합하여 성령의 불(聖火)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

그러므로 북미 원주민 선교 운동은 또한 연합 선교 운동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아래와 같이 살펴 본다.

***연합 사역의 불가피성

선교사역은 단순히 전임 선교사들만 선교 현장을 뛰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나 갔다. 현장 전임 선교사들은 다음과 같은 부담들 때문에 사역에 지치기 쉽다.

 1. 후원 교회와 기관을 지속적으로 동원하고 연결해야 하는 일 :
세월이 지나 갈수록 사역들은 늘어나고 커져가는데 인적 자원, 재정, 사역자료, 중보기도 지원 등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상례다.

 2. 선교지 복음화를 위한 다양하고 총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일:
실제 사역의 현장에 임하면, 자신이 지금까지 지적, 영적, 경험적으로 준비한 것들이 생소한 사역의 현장에 즉각 적용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으므로, 열려지는 사역의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다각적인 사역을 펼쳐야 할 필요가 점점 더 많이 생긴다.

  3. 현지의 다른 선교기관과 교회 그리고 선교사와 긴밀히 협력하는 일:
사역의 초반에 무엇보다 겸허히 배워야 할 필요가 있고 특히 전략(단기) 선교 팀의 효과적인 활용 전략수립이 불가피하다. 특히, 북미 땅은 4000개에 가까운 이민 교회가 있고, 현지 자생 선교 단체 및 모국의 지부형식의 선교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남으로 인해 선교 사역의 중복, 경쟁 등으로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진다.

4. 선교사 개인의 필요와 문제가 점점 누적되어 간다.
영적 재충전 및 재교육, 건강, 자녀교육, 기타 생활의 필요 등의 필요가 있는데, 그런 필요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는 상황 때문에 부담이 과중 되기 쉽다.

하나님은 그 분의 뜻인 세계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풍성히 예비하시고 공급하셨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립보서 4:19)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예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교사역 현장에는 부족을 느끼는 필요들이 상존한다. 왜 그럴까?

첫째, 사실상 그 필요들 중 대부분은 가까운 현장 간에, 또는 본국의 교회나 이민교회 또는 선교단체들과의 신뢰관계 가운데 함께 나누기만 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이 모든 자원이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공급되며, 조화를 이루고 낭비를 피하기 위해서는 전략의 다양성과 교회, 목회자, 선교기관, 선교사등 네 당사자간의 연합작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현재 선교지에는 다양한 도전과 선교 환경의 다변화로 정착 또는 전임(장기거주)선교사의 활동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때에 적절한 협력과 후원이 이루어진다면 선교 지에서의 사역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열매 또한 풍성하게 맺게 될 것이다.

셋째, 선교 현장에는 현장 전임 선교사들의 생명을 건 헌신된 수고로 많은 사역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러나 인력자원, 전문사역, 시간, 선교자원 등의 공급 부족이나, 후방 교회들의 협력부족 또는 편견, 이해부족, 오해, 불신등으로 어렵게 얻은 기회가 활용되지 못하고 상실되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이다.

넷째, 이러한 때 전, 후방간에 막힘이 없는 대화와 네트웤들을 통해, 선교 현장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적절한 자원이 적기에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다섯째,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 후방 교회들의 전략선교의 모든 활동은 다음과 같은 연합의 원리로 진행되어야만 한다.

*** 연합의 기본 원리

1. 현지 선교사의 적절한 안내를 즐겁게 겸허히 수용하면서 선교 사역을 진행-선교지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는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현장 장기 선교사임에도 불구하고, 파송 및 후원 교회나 선교 단체들이, 현장 사역을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진두 지휘하려다 왕왕 시행착오를 일으키고 선교를 오도하는 경우를 초래한다.

2. 팀 사역-교회, 목회자, 선교사, 선교 기관이 다 함께 열린 마음과 대화를 통해 팀웍을 잘 이루어 가야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3. 훈련된 전략(단기)선교사들을 파송-각 분야의 전문선교사들을 초청하여 합동 훈련을 받고 선교 사역에 은사대로, 기능대로 적절히 배치하여 선교지의 모든 필요들에 대하여 적절히 대응한다.

4. 선교지 선교사와의 협력(독자적이 아닌)방식-선교에 열심인 일부 교회들이 현장 선교사들과의 대화를 단절하고(일부 불성실한 선교사들에 의해 야기된 오해와 불신때문에), 현장 선교사들의 참여를 일체 배제하고 독자적인 작전을 감행하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절대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장기 선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선교를 포기하게 하고, 심지어는 장기 선교사들을 선교지에서 영원히 축출당하게 하는 일까지 초래하여, 일부 장기 선교사들은 단기 선교 무용론 내지는 유해론까지 펼치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략(단기)선교 역시 영적 전면전을 총 지휘하시는 성령님의 작전의 필수적인 전략임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전 신자 총력 선교시대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훈련 파송하는 전략(단기)선교는 현장 선교사와 동원, 훈련, 파송등 전반에 걸쳐 긴밀히 의논, 협력, 진행하는 가운데 영적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가야만 한다.

그동안 원래 필력이 없는 무지한 선교사의 칼럼을 읽어 주신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귀한 지면을 아낌없이 할애하여 졸문을 끝까지 실어 주신 기독일보 워싱턴 지부와 조요한 지사장님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북미 원주민 형제들을 섬기는 김동승 선교사
***"agape army (사랑의 군병들) 2014-북미 원주민 여름 연합 선교팀에 합류하시기를 원하시거나, "북미 원주민 신학교"를 후원하실 분은 647-221-0777, 또는 agapearmy@hotmail.com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 www.agapearmy.com
워싱턴 지역 연락 및 문의처: 워싱턴 기독일보, 베다니장로교회 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