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모습. (왼쪽부터 순서대로) 최선자, 김은혜, 오산하, 최규환, 홍경인, 안병경, 김인권, 조덕제. ⓒ신태진 기자
기자회견 모습. (왼쪽부터 순서대로) 최선자, 김은혜, 오산하, 최규환, 홍경인, 안병경, 김인권, 조덕제. ⓒ신태진 기자

'신이 보낸 사람'(제작사 태풍코리아, 감독 김진무)은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실상과 절규를 다루고 있다.

김진무 감독은 1년간 탈북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냉혹한 실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고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북한에서, 크리스천들은 즉결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서 고된 노동과 학대 속에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이 영화는 공포체제에서 목숨을 걸고 몰래 신앙을 지켜나가는 '지하교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 감독은 강압적인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처절하며 절망스러운 것인지 느끼게 됐고, 두만강 국경지대에서 자행되고 있는 실화를 바탕으로 작은 시골 마을사람들의 믿음, 사랑, 눈물, 감동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극중 주인공 주철호 역을 맡은 김인권과, 김은혜·안병경·오산하·조덕제·최규환·최선자·홍경인 등 출연 배우들이 참석해 소감을 전했다.

은밀하게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 탈북을 계획하는 주철호 역을 맡은 김인권은 "영화는 북한 지하교회를 소재로 하여 북한의 인권과 남북 간의 관계, 한반도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북한을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기적 같이 영화가 개봉한 것에 무척 감사하다"고 했다.

‘신이 보낸 사람’ 메인 포스터.
 ‘신이 보낸 사람’ 메인 포스터.

주철호의 아내로서 수용소에서 신실한 믿음을 지키다가 순교하여, 주철호의 신앙과 이후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 영미 역을 맡은 오산하는 "순교하는 역할인데, 북한 기독여성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은총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분들과 좋은 작품을 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지능이 떨어지는 마을 소년 용규의 할머니로, 마을 사람들의 도강을 도우려는 철호를 애틋하게 지켜보는 인물인 최선자는 "촬영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가짜로 살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분단이 얼마나 뼈아픈 역사인지를 고발하고 싶었다. 김진무 감독님은 신실하신 분이라, 조금이라도 넘치는 것이 있으면 가차 없이 막고 진실만을 이야기하게 하셨다. 참 눈물겨운 이야기인데 이것은 우리가 알아야 한다.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인데, 저 잔혹상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민들을 따뜻하게 돌보는 마을의 실질적인 리더이나, 국경경비대의 심한 고문으로 변절하게 되고 체제의 강압에 공포를 느끼며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박성택 역을 맡은 안병경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인간이 신이 된 나라'의 이야기를 하게 됐다. 동토에서 고생하고 있는 동족을 생각하면 울먹일 수밖에 없었다. 아직 탈북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 많은 분들이 있는데, 북한 인권이 재조명되어, 이것을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꼭 봐야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철호의 오랜 친구이나 상황에 따라 쉽게 변절하는 장우진 역을 맡은 홍경인은 "기독교인으로서 북한에서 힘든 일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을 촬영하다 보니 어느 정도 공감했다. 감동적으로 촬영했던 영화인데, 제가 가졌던 마음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교계 언론 기자회견 전인 오전 10시에는 한교연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정훈 목사)가 임직원 및 출입기자 등 200명을 초청해 '신이 보낸 사람' 시사회를 열었다. 한교연 대표회장인 박위근 목사는 "탈북자들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 각 교회에서 많이 보고 기도해 주길 원하고, 통일이 앞당겨지길 소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