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승 선교사.
(Photo : 기독일보) 김동승 선교사.

지난 14년 동안 북미 원주민 선교를 하면서, 영혼 구원의 긴박성과 선교의 지속성 간에 서로 상충되는 사건들을 수 없이 접하게 되었다.

복음은 구원을 얻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임을 부인하는 기독교인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복음을 듣지 못하고 죽는 사람에게는 영생이 없다. 그러므로 그가 살아 있는 동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복음을 그에게 전하여야 하고, 듣게 하여야 한다. 여기에 선교의 긴박성이 있다. 그가 살아 숨쉬고 있는 동안 가서 만나서 전하여야 한다.

특히 북미 원주민들의 자살율은 상상을 초월한다. 원주민 청소년들의 자살율은 심각하다 못해 소름끼치기까지 하다. 그래서 필자는 북미 원주민 선교를 구조 선교(Rescue Mission)라고 정의한다. 그가 죽기 전에, 목숨이 붙어 있을 때 복음을 전해야만 한다 "죽은 자식 XX를 만져 봐야 만사 이미 끝장이다". 여기에 복음 전파의 긴박성이 있는 것이다. 우선 살려 놓고 봐야 한다. 우선 살아 있을 때 전해 놓고 봐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원주민들이 총체적인 영적거식증( 靈的 拒食症) 환자들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중병을 앓고 있는 어린 아기들은 입 맛을 잃고 음식을 떠 넣어 주어도 토해 낸다는 사실이다. 기독교를 신봉하는 유럽인들이 북미 땅에 들어와 지난 500년간 식민지 정책을 펼치면서 기독교의 이름으로 북미 원주민들을 인종말살, 문화 말살, 정신말살 정책을 펼치므로 유럽인들에 대한 원한뿐만이 아니라 기독교의 본질까지도 오해하도록 만들고 예수님의 사랑을 불신하는 중병에 걸려 있어서 복음을 들어도 그 복음을 문자 그대로 듣고 수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토해 내고 있는 실정이라는 사실이다.

복음이 복음을 전하는 자의 삶과는 완전히 상반되어 있는 것을 긴 세월 동안 체험한 원주민들은 복음을 복음을 전하였던 자들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Message를 알맹이를 빼고 껍데기만 전하고, Method는 강제 개종정책, 복음의 Messenger는 약탈자, 살인자, 파괴자와 동일한 민족들이였다.

요한복음 10장 10절 말씀에 "도적이 오는 것은 훔치고, 죽이고, 파괴시키려 함이요, 내가 오는 것은 생명을 주고 그것을 풍성하게 하려 함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유럽인들을 이 북미 땅에서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적의 일을 하였기에 원초적으로 복음의 능력을 부인하고 거부하고 혐오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러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원주민 신학교에(지금은 폐쇄된) 재학 중일때 채플 시간에 신학교 근방에 있던 백인 교회의 백인 목사를 초청해 설교를 하게 하였는데 그 백인 목사의 설교 제목이 '원수를 사랑하라'였다. 그가 설교를 시작하면서 듣고 있던 원주민 학생들이 하나 둘 일어나 굳은 표정으로 분노하기까지 하면서 퇴장하기 시작했는데 10분이 채 안되어서 채플룸에는 나만 혼자 남게 되었다. 또 한번은 위니펙에서 전국 원주민 기독인 지도자 대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백인 국회의원과, 몇몇 백인 목회자들의 사과 발언이 있었다. 답변 차 원주민 목사와 원주민 여성 목회자가 등단했는데, 용서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상상할 수 없이 큰 괴성을 10여분 이상 지르다가 기절하여 쓰러지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원주민들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러니 백인 형제들이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감히 상상할 수 가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인류 구원의 역사를 결코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으시는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팥죽 한 그릇 (땅덩이)에 장자권(복음 전파의 사명)을 팔아 넘긴 에서처럼 복음 전파의 사명을 저버리고 북미 땅을 삼켜버린 유럽의 형제들 대신 이 마지막 시대에 북미 원주민 선교를 위하여 뽑아 드신 히든 카드가 있으니 이는 바로 한민족 북미 디아스포라 교회이시다.

일제를 통해 36년간 식민지를 실제로 경험한 민족, 반 만년 동안 갖은 역경과 고난을 체험한 민족, 은근과 끈기의 민족, 피부 색갈과 문화가 유사한 민족, 음식과 잠자리를 가리지 않는 민족, 한번도 다른 민족을 침략하거나 괴롭힌 적이 없는 민족, 그리고 실제로 혈통이 같은 민족, 그리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갖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영적,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우뚝 솟은 한민족 성도들이야 말로 하나님의 인류 구속사를 완성하기 위하여 준비하신 민족이 아닐 수 없다,

병들어 음식을 토해 내는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음식보다 더 급한 것은 약이다. 치료이다. 음식을 먹이더라도 치료를 하면서 먹여야 한다.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것은 또한 약도 약이지만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 이다. 회복도 되기 전에 음식을 먹이면 또 약과 음식을 한꺼번에 다 토해 내 버린다. 여기에 복음의 긴박성과 지속성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복음은 빨리 빨리 전하여야 하지만 치료는 "만만디"를 요구한다. 인내와 변함 없는 애정을 요구한다. 약은 agape 사랑이요 음식은 복음이다. 여기서 필자는 북미 원주민 선교를 또한 치유 선교(Healing Mission)라고 정의하고 있고 여름마다 전개하는 여름 선교 팀들을 agape army(사랑의 군병들-전략 선교사들)라고 부르는 것이다.

금년에 캐나다와 미국에서 600명이 넘는 이들 전략 선교사들이 이 약과 음식을 모든 희생들을 무릅쓰고 북미 원주민 형제들에게 전하고 모두 무사히 돌아 왔다. 먼저는 선교의 주체이신 삼위 일체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 과 존귀와 찬양을 올려드리고 앞장서서 함께 수고하신 모든 목사님들과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할렐루야!

성령님의 능력과 지혜로 선교의 긴급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길은 오직 기도뿐이다. 그러므로 선교는 기도요, 선교는 훈련인 것이다. 아멘.
agape army USA & Canada 2010 을 은혜 가운데 마치고 돌아와서

김동승 선교사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