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문.
(Photo : 기독일보) 윌리엄 문.

예상하지 않은 사무실 이사를 단행하게 되었다. 많은 책들을 버리려고 고민했지만 결론은 '평생 함께 가자'였다. 그래서 짐은 산등성이처럼 많아 졌다. 친구가 정성스럽게 가져온 박스에 이사 갈 물건들을 넣고 삼라만상 존재 비존재들에게 이곳에서 1년 동안 강녕하게 있게 되었음에 대하여 향을 피워 감사를 드리며 포장을 하는데 망각된 물건이 나타났다. 구입가 기준 2만 5천여불의 30여 대의 쓸모없는 노트북들 중에서도 폐기처분할 수 없는 델 노트북을 만지면서 13년여 전 일이 엊그제 일처럼 떠오른다. 그분하고 친교를 맺은 지 어언 3년째 되던 해에 "구입가 2천불 노트북이 자주 꺼져서 수리 센터에 갔더니 마더보드가 안 좋아서 그런 현상이 있으니 마더보드를 교체해야 하는 데 비용은 약 7백 불"이라고 했다. "절대 마더보드 교체할 필요가 없고 그 비용이면 1천불주고 새 노트북을 사는 것이 현명한 일이며 다행이도 부팅이 되고 하드 드라이브가 살아있으니 모든 데이터를 외장하드에 옮겨서 저장하면 된다"고 했다. 또한 "노트북이 죽고 하드 드라이브가 살아 있고 수리 센터에서 실수로 누군가 하드 드라이브를 포맷하여도 특수 리커버리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완벽하게 데이터를 복구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 정말 포맷을 했다면 데이터 복구는 할 수 없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며칠후 그분은 그 말썽난 노트북을 나에게 맡기면서 최선을 다하여 모든 데이터, 아웃룩 이메일 포함하여 외장하드에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나도 그전에 이분에게 부탁을 한 적이 있었다. 나도 빌 클린턴 대통령의 팬이다. 그분의 사진과 그분의 친필서명을 받고 싶다고 했었다. 부탁한지 한 두 달이 지난 후 정말로 내 이름이 들어가고 그분의 친필서명이 들어간 사진을 받았다.

데이터를 외장하드에 옮기는 과정에서 난생처음 이렇게 잘 쓰인 그분의 이력서를 보게 되었다. 겸손한 그분의 학력과 경력을 보면서 내 입이 쩍 벌어지고 벌린 입은 닫히지 않았다. 수행자들의 하심을 보는 듯이 그분은 항상 나에게 친구라고 불러주면서 한쪽 벽에 붙여진 나의 졸작 영시를 좋아했다. 그래서 그분에게 말하길 나 같은 사람에게 친구라고 불러주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한다면 정치를 포함하여 대성하시고 큰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앞으로 미국에서도 흑인출신 대통령이, 히스패닉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는 시대도 멀지 않다고 예견하면서 대화도 했었다.

모든 데이터를 옮긴 외장하드를 그분에게 드리면서 "선생님의 이력서를 보았는데 이렇게 잘 쓴 이력서를 본적이 없어서 1부를 카피하여 보관하여 제 이력서 작성 시 참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락을 받고 노트북을 드리는데 새 노트북을 구입할 것이니 고장 났지만 기념으로 제에게 준다고 했다. 그래서 적시 안타 조크를 던졌다. "선생님이 대통령이 되시다면 이 노트북은 골동품 가치가 있어서 1백만 불은 갈 것이라고......." 우리들은 박장대소 했다.

엘 고어가 대통령에 떨어지고 교통부 서열 3위 산체스 차관보는 정무직 마지막 날 동료와 함께 찾아와서 자기 사진에 내 이름을 넣고 친필 사인을 해주면서 동료에게 Poet라고 소개해주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지명되어 2009년부터 미상무부산하 국제무역관(www.trade.gov) 부장관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공직자들의 하심을 직접 체험하면서 제주도 조는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날 익을수록 좁쌀을 가득 담은 머리는 땅으로 향하는 단순 진리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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