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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마지막 모험 '아베노믹스'

기독일보

입력 May 05, 2013 05:03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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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혁 교수의 신앙과 경제] 돈과 믿음 (28)

하인혁 교수
(Photo : ) 하인혁 교수

지금 일본의 거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 아니 모험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소위 <아베노믹스>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이다. 주류경제학에서 제시하는 정부정책의 극단을 달리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적완화. 과감한 재정지원과 성장주도형 정책이라는 3대과제만을 보면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늘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 규모나 과감성을 본다면 전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본원통화량을 현재의 두배로 늘려서 물가를 2%대로 끌어 올릴 때까지 통화를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한다. 그렇다 물가를 억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물가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지금 일본 경제에는 두가지 고질병이 있다. 디플레이션 (물가하락)과 엔고(자국의 통화가치 상승)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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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제의 성장은 불과 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금새 미국을 추월해서 세계를 호령하려던 기세였다. 세계인들은 쏘니 제품에 열광했고, 잦은 고장으로 미국차에 불만이 쌓였던 소비자들은 앞을 다투어 일본차를 사들였다. 도쿄의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일본인 투자자들이 맨하탄을 통째로 사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과거 <해가 지지않는 나라>라고 불리웠던 영국의 영광이 일본이라는 비슷한 규모의 나라를 통해서 재현되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였었다.

하지만 1990년대의 소위 잃어버린 십년 (Lost Decade)동안에 일본경제는 성장하지 못했다.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줄곧 일본경제의 성적표는 F 학점이었다. 전성기에 쌓아놓은 기술과 자본투자로 인해서 일본은 꾸준히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에 필요한 동력을 상실한지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다.

지나친 물가상승은 모두에게 독이 되지만,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은 치료가 더욱 힘들다. 물가가 내려가면 당장에 소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겠지만, 결국에는 생산이 위축된다. 물건을 만들어도 시장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산이 줄면 원자재의 소비가 줄고, 고용도 줄이게 된다. 결국 해고가 늘어나면 소득이 줄어서 다시 소비가 줄고, 그러면 또 가격이 내려가는 악순환의 고리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지금의 일본처럼 마땅한 처방이 없다. 마치 고혈압환자에게는 약이 있지만 저혈압환자에게 마땅히 쓸 약이 없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은 디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엔고의 어려움을 함께 겪고 있다. 따라서 수출도 힘들고 외국관광객도 큰 부담을 느끼게 된다.

아베총리는 통화량증가를 통해서 물가를 끌어 올리겠다고 나섰다. 일본은행총재도 뜻을 같이 했다. 지금까지 이런 정책을 사용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실패의 원인이 통화량공급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과연 성공할까? 만약에 물가가 오르더라도 과연 경기가 살아날까?

하지만 결과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물가가 오르는 것은 소비가 늘어나거나 생산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물가를 올리면 생산에는 다소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소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수출에는 다소 도움이 되지만, 일본은 수출을 하기 위해서 원자재를 수입해야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구매력 또한 내려가게 된다. 물건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오히려 소비를 줄이게 된다. 지금 일본의 문제는 겉으로는 디플레이션이지만 보다 더 큰 문제는 소비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이민자와 같은 인구유입이 크지 않은 사회구조가 병을 키워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위험을 모르지 않을 일본의 실험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도 없고 마땅히 다른 처방도 없다. 일련의 급진적인 정책을 통해서 혹시라도 시장이 반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클 것이다. 이런 반응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공개적으로 일본의 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 다른 하나는 정치적인 목적이다. 마치 올해안에 중국에게 빼앗긴 2위의 자리를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처럼 설레발을 치는 이면에는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해서 여름에 성공적으로 선거를 치르려는 뜻이 숨겨져 있다. 자민당의 목표는 현재의 평화헌법을 개정해서 일본이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헌법을 고치는 데에 맞추어져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강력한 일본을 만들려는 것이다. 아베노믹스는 실패할 수 있지만 개헌에 성공한다면 아베총리는 제법 남는 장사를 한 셈이 된다.

칼럼리스트 하인혁 교수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Western Carolina University에서 경제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Lifeway Church에서 안수집사로 섬기는 신앙인이기도 하다.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1년도에 미국에 건너와 미네소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인혁 교수는 기독일보에 연재하는 <신앙과경제> 칼럼을 통해 성경을 바탕으로 신앙인으로써 마땅히 가져야 할 올바른 경제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삶 가운데 어떻게 적용해 나가야 하는지를 풀어보려고 한다. 그의 주요연구 분야는 지역경제발전과 공간계량경제학이다. 칼럼에 문의나 신앙과 관련된 경제에 대한 궁금증은 iha@wcu.edu로 문의할 수 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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