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추위를 털어내는 봄바람이 우리 곁에 순식간에 찾아왔다.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깨우고 야외 활동과 스포츠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 뛰어난 운동실력과 함께 신실한 신앙으로 주목을 받았던 스타 2인의 책을 잠시 살펴보면서 ‘경기의 목적(Playing with Purpose)’을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그 주인공은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 수없는 기도 동영상 ‘티보잉’ 패러디를 만들어 낸 주인공 팀 티보와, 혜성처럼 등장한 NBA의 ‘황색 돌풍’이자 겸손으로 무장한 영적 리더 제레미 린이다.

둘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숨기지 않았는데도 세속 미디어에서 계속해서 주목을 받았는데, <린새너티(홍성사)> 저자인 마이크 요키는 이를 “칼럼니스트나 기자, 전문가 등은 둘을 재보고 달아본 끝에, 모두 신앙이 진실하고 겸손한 청년들인 데다 설교조나 진부한 말로 믿음을 강요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으로 분석하면서 둘을 공통점 많은 선수라고 했다. “그리스도를 드러내든 그렇지 않든 그들의 말은 따뜻하고 깊다.” 소속팀이 연패의 늪에 빠졌을 때 등장했고, 신실한 신앙인 부모로부터 좋은 가르침들을 받았으며, 받은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점도 같다.

무엇보다 둘의 공통점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채웠다는 것이다. 팀 티보는 쿼터백에 맞지 않는 체형이라는 편견을, 제레미 린은 동양인에 아이비리그 출신이라는 편견을 각각 넘어섰다. 그리고 아직 젊어서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지도 못했고, 좌절의 경험도 있으며, 그만큼 발전 가능성도 많다. 어느 가까운 장래에 실패할 여지도 남아있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볼 때 아주 엎드러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을 함께 ‘응원’하면서도, 이들의 노력과 신앙에 ‘도전’을 받아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둘도 서로를 응원하는 친구가 됐다.

◈NBA의 신데렐라, ‘린새너티’ 제레미 린

린새너티 마이크 요키 | 홍성사 | 184쪽

▲‘린새너티’ 제레미 린의 경기 모습. ⓒ홍성사 제공

지난해 지구촌을 휩쓸었던 ‘강남스타일’ 열풍 이전에,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또 하나의 ‘광풍’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보다 온라인상에서 더 많이 회자되고 있다”던, 뉴욕 닉스(現 휴스턴 로케츠)의 포인트 가드 제레미 린(Jeremy Lin)의 스토리다.

린은 지난해 시즌 초만 해도 하부 리그를 오가던 평범한 교체 선수였다. 왜소한 체격에 키는 191cm에 ‘불과한’ 동양인 선수를 거들떠보는 이는 없었지만,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자마자 25득점에 리바운드 5개를 잡아내면서 팀의 5연승을 이끌었고, 미국 전역에서 그의 경기 모습을 주목했다.

혜성 같이 등장한 제레미 린에게, 팬들은 그의 이름(Lin)에 ‘광적인(Insanity)’을 붙인 ‘린새너티(Linsanity)’라는 애칭을 붙였고 이는 정식 영어단어로 등록됐다. 다인종의 뉴욕 사회에서 등장한 이 ‘황색 돌풍’ 대만인 2세의 이름은 ‘린크레더블(Lincredible)’, ‘린의 통찰력(Linsightful)’, ‘린데렐라(Linderella)’, ‘린스파이어드(Linspired)’, ‘린터내셔널(Linternational)’ 등 끝없는 신조어가 생산되는 ‘기분좋은 놀잇감’이 됐다. 심지어 설교에까지. “닉스의 팬이라면, 이걸(성육신) ‘린카네이션(Lincarnation)’이라고 하겠죠.”

교체선수로나마 NBA에 발을 붙인 것도 ‘기적’에 가까웠다. 스포츠 명문대가 아닌, ‘학업 명문대’ 아이비리그 하버드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하버드대 농구팀 크림슨은 득점과 리바운드, 도움 등 모든 분야에서 월등했던 제레미 린의 활약으로 각광받기 시작했지만, NBA 스카우터들은 그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결국 여름 리그를 거쳐 2010-2011 시즌 어렵사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입단했지만, D리그(2군)를 전전하거나 승부가 결정된 후 투입되는 게 전부였다. 거기다 파업의 여파로 방출됐고, 곧바로 정착한 휴스턴 로케츠에서도 2주 만에 방출됐다.

그러나 얻은 것이 더 많았다. 실패를 몰랐던 그는 농구라는 ‘우상’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뢰하는 자세를 배우게 됐다. 일등석은 더 신장이 큰 선수에게 양보했고, 밀려드는 갖가지 유혹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NBA 최고의 선수 스티븐 코비와 데릭 피셔의 팀에 맞서 무려 38점을 꽂아넣어 승리를 일궈냈으면서도, “동료들 덕분”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의연한 리더십’까지 겸비했으니, 美 타임지 선정 ‘2012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자리는 놀랄 만한 것이 아니었다.

▲<린새너티> 속 린의 모습. ⓒ홍성사 제공


불과 1년 전 “다시 방출되지 않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던 린은 현재 휴스턴 로케츠에서 새로운 신화를 써가고 있다. 책에서는 모든 NBA 경기 한 시간 전에 양팀 선수들이 함께 참석하는 예배가 있다고 소개하는 등 쏠쏠한 정보도 찾을 수 있다. 린은 대학 시절 이렇게 고백했다. “사람이 변하는 건 분명 하나님의 역사에요. 사람들을, 그리고 나를 변하게 하시는 그 분께 정말 감사해요. 그런 변화를 보며 위로와 만족을 느끼죠. 앞으로 꼭 그런 사역을 하고 싶어요.”

그를 오랜 기간 지켜봤던 저자 요키는 “린은 흔하지 않은 리더십과 비범한 재능은 소유한 흔하지 않은 청년이고, 우리는 그를 알게 되면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린이 좌우를 잘 살펴 교차로를 안전하게 건너도록, 주님의 손을 계속 붙잡고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학기를 맞아 ‘롤 모델’을 통해 마음을 다잡으려는 학생들에게 선물하거나,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이 가볍게 읽을 만하다.

◈태어나지 못할 뻔 했던, ‘티보잉’ 사나이의 기적

거침없이, 주를 향해 팀 티보 | 시공사 | 259쪽

독특한 기도 세리머니 ‘티보잉(TeBowing)’으로 유명한,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최고 스타 팀 티보(Tim Tebow)는 ‘린새너티’와 마찬가지로 영어사전에 공식 등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박주영 등 축구선수들의 ‘기도 세리머니’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주먹을 쥔 한쪽 손을 이마에 갖다대고 기도하는 ‘티보잉’은 전세계인들이 즐겁게 따라하는 놀이가 됐다.

<거침없이, 주를 향해(원제 Through my eyes·시공사)>는 ‘티보잉의 원조’ 팀 티보의 ‘기적의 드라마’를 풀어놓고 있다.

린이 ‘린새너티’로 불릴 즈음인 2012년 1월, 또다른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풋볼리그 덴버 브롱크스는 종료 직전 팀 티보의 기적적인 터치다운 패스로 승리했다. 이 경기가 특히 주목받은 것은, ‘요한복음 3장 16절’의 기적 때문이었다. 팀 티보가 경기 중 던졌던 10차례의 패스는 각각 31.6야드, 총 316야드를 기록했고, 승부를 결정지은 마지막 터치다운 당시 순간시청률도 31.6%였다. 그리고 당시 구글에서 요한복음 3장 16절을 검색한 횟수는 1억 2천 건이 넘어섰고, 관련 트윗도 1초에 1만회 가까이 전송됐다. 그 이전 대학 시절 챔피언십 결승전 경기에 출전했을 때도 요한복음 3장 16절의 구글 검색 횟수는 9400만 건에 달했다고 한다.

요한복음 3장 16절은 운동선수들이 햇빛을 막으려 붙이는 아이패치에 팀 티보가 써 넣은 성경구절이기도 했다. 대학생 시절 그는 한쪽 눈 밑에 ‘빌립보서(Phil)’, 다른쪽 눈 밑에는 ‘4장 13절(4:13)’을 써 넣었고, 사람들이 이 글귀에 호기심을 가지면서 티보는 자연스럽게 성경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빌립보서에서 요한복음으로 글귀를 바꾸면서, 티보는 더 직접적인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됐다. NFL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어, 그는 대신 손목밴드에 시편 23편 4절을 적었다.

▲그라운드에서 기도하고 있는 팀 티보. ⓒ위키피디아

그는 어린이들에게 늘 이렇게 이야기해 준다고 한다. “풋볼 경기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가 없다. 모든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 하지만 끝까지 가라. 결국 어떤 사람들은 도중에 멈추고, 어떤 사람들은 그만두며, 어떤 사람들은 더 천천히 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전진하면 처음보다 더 강해질 것이며, 마침내 성공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결국엔 그런 사람들이 위대한 사람이 된다. 그들은 세상에서 영향력을 가지며 주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인생에서 마무리를 멋지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당신 자신을 위해, 세상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당신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위해.”

물론 이러한 일은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된다. 사실은 그의 출생부터가 ‘기적’이었다. 그의 부모는 필리핀 선교사였는데,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출혈이 심해 가족들은 몇 번이고 유산인 줄 알 정도였다. 의사가 ‘산모를 살리려면 아이를 포기하라’며 태아가 일종의 ‘종양’에 불과하다고까지 했지만, 오히려 그 말에 부모는 더욱 기도했고 기적적으로 출혈이 잦아들어 티보가 태어났던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특히 수많은 아이들이 낙태되고 있던 현실에 마음 아파했고, 한탄하면서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주여, 이 세상에 또 한 명의 설교자가 나오길 원하신다면 그 생명을 제게 주십시오. 제가 그를 설교자로 키우겠습니다.” 구글과 트윗 검색 건수를 보면 그 기도는 이뤄진 듯하다. 그리고 미국 유명 가정사역단체 ‘포커스 온더 패밀리’에 올라간 그의 사연으로, 무려 550만명이 낙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고 한다.

“거침없이, 주를 향해” 오늘도 전진하고 있는 티보는 “복음을 위한 도전에 불가능은 없다”며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니 당신 삶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리라”고 뜨겁게 도전한다. “내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언제나 나를 지키시며 나와 함께 걸어가시는 하나님을 나는 영원히 신뢰하고 사랑할 것이다. 경기에서 승리할 때도, 패배할 때도, 사람들이 나를 사랑할 때도, 비난할 때도 언제나 영원히 말이다.” 린새너티보다는 진지하지만, 술술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