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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수정된’ 합의문, 속회 적법성 등 여전히 ‘불씨’

기독일보 김진영

입력 Feb 20, 2013 09:37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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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사태 분수령이었던 비대위 ‘속회 총회’ 폐회… 갈등 봉합될까

비대위의 ‘제97회 속회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비대위의 ‘제97회 속회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예장 합동총회(총회장 정준모 목사)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서창수 목사, 이하 비대위)가 19일 대전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전체 총대수 1,537명 중 798명이 참석(비대위 산정)한 가운데 ‘제97회 속회 총회’(이하 속회)를 열고 이른바 ‘합의문’을 수정 채택했다.

이 합의문은 속회가 열리기 이틀 전 정준모 총회장 측과 비대위가 만나 ‘총회장 근신’ 등을 핵심 내용으로 전격 타결한 것이다. 속회 당일 공개된 합의문에는 △불법파회 건은 총회장이 직접 설명하고, 용서를 구한다 △총회장은 3월부터 7월 31일까지 근신한다 △총회장은 근신 기간에 임원회에 참석하되, 사회권을 부총회장에게 위임한다 △근신 기간 중 인사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합의문은 만약 이같은 내용이 상호 지켜질 경우 비대위는 2월 19일자로 해산하지만, 지켜지지 않으면 이에 대한 책임은 합의를 파기한 쪽에 있다는 점을 또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속회 참석자들은 합의문 채택 과정에서 ‘비대위는 2월 19일자로 해산한다’는 내용은 빼기로 했다. 이후 나머지 안건들은 총회 임원회에 맡겼고, 속회는 바로 폐회됐다.

그러나 속회에서의 합의문 채택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 원안과 달리 비대위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만약 비대위가 합의문을 수정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합의문을 채택한 건 비대위가 아닌 속회, 곧 총회였다”며 “총회는 비대위는 물론이고 총회장 측에 있어서도 상위기관이다. 총회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합의문에 명기된 총회장 근신 기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근신’의 구체적 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총회장의 권한이 어디까지 제한될지 알 수는 없으나, 합의문에 ‘근신 기간 중 인사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등의 조항도 있어, 근신 기간으로 못박힌 ‘7월 31일까지’는 사실상 총회장의 임기 만료를 뜻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근신 종료일은 다음 총회장을 뽑는 9월 정기총회를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이다.

속회 역시 법적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정준모 총회장이 이날 비록 지난 정기총회 기습 파회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긴 했지만 파회 자체를 불법으로 인정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속회는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합의문에도 “2월 19일 행사의 명칭으로 ‘속회’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다. 합동 사태의 분수령이었던 속회는 끝났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정준모 총회장이 사죄의 뜻으로 총대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예상 밖’이었던 총회장 사과, 효과는 ‘미미’

한편 이날 속회는 회집 시간인 오후 1시에서 약 3시간이 지난 오후 4시 20분경에야 정식으로 개회될 수 있었다.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던 정준모 총회장의 사과와 합의문 공개, 속회의 적법성 검토와 사회자 선정 등으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특히 정 총회장의 속회 참석과 이어진 사과는 비대위 임원들조차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모임이 시작된 직후 비대위원장 서창수 목사는 “총회장 측과 비대위 간 총회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있었다”며 양측이 합의한 사실을 참석자들에게 알렸다. 이후 서 위원장이 바로 합의문을 공개하려 하자, 한 참석자는 “그 전에 총회장이 먼저 해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요구했고, 이에 정 총회장이 단상에 오른 것이다.

속회의 불법성을 강조하던 정 총회장이 속회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예상 밖의 일이었지만, 그가 이날 발표한 내용은 단순히 유감만을 표명한 정도가 아니어서 참석자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정 총회장은 “유흥업소 출입 의혹과 관련한 해명과 변명이 있으나, 원인을 제공한 제 부덕의 소치를 다시 한 번 고백한다. 주님의 이름으로 용서해 달라”며 “총회 파회 역시 나름대로 시간과 법에 맞춰 선언하려 했으나, 그것이 전국 교회 총대 여러분들에게 분노와 의분을 일으키기 충분했기에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빈다”고 머리를 숙였다. 민감한 사안들에서 모두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사과의 뜻을 전달한 총회장이 큰절까지 올리자 참석자들은 “총회장으로서 어려운 결심을 했다” “이 정도로 사과할 줄은 몰랐다”는 등 대체로 그의 뜻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 총회장이 바로 속회 장소를 떠나고 합의문과 속회 개회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면서 ‘사과의 여운’은 금세 사라졌다. 특히 한 참석자는 “총회장이 사과는 했지만 파회의 불법성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실제 정 총회장이 속회 사회를 거부하면서 분위기는 급냉됐다. 오정호 목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정 총회장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을 달았고, 일부는 총회장 사퇴를 주장하기까지 했다.

우여곡절 끝에 속회는 개회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고 사회자는 남상훈 장로부총회장으로 결정됐다. 남 장로부총회장은 속회의 불법성 등을 언급하면서 사회를 거절하다 참석자들의 계속된 요구에 결국 수락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단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후 개회된 속회에서 참석자들은 ‘수정’된 합의문만을 채택한 뒤 정치부 미처리 안건, 긴급동의안 처리의 건 등 나머지 안건은 총회 임원회에 맡기고 바로 폐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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