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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태 칼럼] 목회를 한다는 것, 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

기독일보

입력 Feb 18, 2013 07:07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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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에 걸렸던 세 자매를 바라보며… 이제 교회가 나서야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목회를 한다는 것은 투명한 유리관 속에 살아가는 삶처럼 느껴진다. 사실 목회를 하는 데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성도들이 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함부로 행동할 수 없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나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이 있기에.

이런 부담을 떨쳐버리려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공인의 자리에 가 있기 때문이다. 공인으로서 져야 할 짐이기에.

부모란 존재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모든 것이 드러나는 존재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배운다. 부모를 보면서 실망하기도 하고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아무리 부담스러울지라도, 부모는 자녀들에게 유리관 속에 있는 모델임을 잊지 않고 조심스레 살아가야 한다.

연초부터 가슴 아프게 하는 소식이 들렸다. 세 자매가 다세대 주택 반지하 월세방에 방치되어 있었다.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린 채로. 이들에게는 아버지가 버젓이 있었다. 아버지는 아내와 이혼을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여자를 두었다. 그러나 새엄마는 세 자매를 키우는 데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일을 해서 새엄마에게 월 80만원의 생활비를 보내주었다. 아이들을 돌아보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데 새엄마는 월세 23만원과 생활비 15만원만 아이들에게 보내주었다. 물론 아이들과는 따로 생활했다. 2년 동안 단 한 번도 아이들이 사는 집에 찾아가 보지도 않았다.

세 자매는 돌봐줄 사람도 없이 다세대 주택 반지하 방에 방치된 셈이다. 교육을 받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건강도 엉망진창이었다. 아이들은 전기밥솥으로 밥과 라면을 끓여 끼니를 해결했다. 반찬은 고추장 딱 하나였다. 결국 아이들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가 되었다.

새엄마는 세 자매에게 1시간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했다. 날이 추울 때에는 난방도 하지 못하게 했다. 세 자매 중 간질을 앓던 18살 둘째와 15살 막내는 발작으로 넘어져 허리뼈와 대퇴부에 금이 간 상태로 방치됐다.

큰 언니는 굶주림과 질환으로 고통당하는 동생들을 차마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마침 어느 목사 부부가 경영하고 있는 인근 공장을 찾게 되었다. 목사 부부는 얼굴에 핏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 큰 언니의 모습을 보고서 심상찮게 여겼다. 그래서 실태 파악에 나섰다. 결국 세 자매의 실상이 사회에 드러나게 되었다.

가슴 아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부모로서 그 책임을 다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자식을 낳았다고 부모로서 역할이 끝나는 건 아니다. 자식에게 울타리를 쳐주고, 보호막이 되어 주어야 한다.

자식에게 부모는 최고의 모델이다. 자식들은 부모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세상을 본다. 그래서 가정 분위기는 교육 자체이다. 많은 부모들이 착각하고 있다.

의도된 교육을 통해서 자식들이 만들어져갈 거라고. 그런데 자식들은 의도되지 않은 교육환경을 통해서 배운다. 부모가 생활하는 모습. 가정 분위기. 부모가 말하는 모습 등.‘부모 노릇하기 힘들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게다.

부모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부모 노릇을 하기는 어렵다. 자식들의 필요를 채워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공부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뒷바라지를 해 주는 것. 공부할 수 있는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다치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주시해 주는 것. 인격과 성품이 올곧게 자랄 수 있도록 사랑과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하루 종일 공부에 지쳤다가도 쉼을 누릴 수 있는 안식처를 제공할 수 있는 부모의 품을 제공하는 것. 아이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영적으로 돌봐주는 것. 이런 것들이 부모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도리이다. 그런데 이런 도리를 박차버리는 부모들이 많다.

자기들끼리 좋아서 만나 결혼했다가 귀찮아지고 마음이 변하면 쉽게 헤어지자고 말한다. 아이들은 어쩌고?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헤어지면 안 된다. 부부가 깨어지면 가정이 깨어진다. 부부가 흔들리면 가정이 휘청거린다.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교회가 나서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든든한 가정을 세우기 위해. 부부가 걸어야 할 길을 지키기로.
가정이 흔들리면 자녀들은 자연스레 흔들린다. 마음 둘 곳 없는 자녀들의 앞날은 뻔하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라도 부모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자녀들의 인생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 자녀들이 돌아올 곳이 있도록. 자녀들이 마음을 둘 곳이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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