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취임식에서 군악대장을 맡았던 10대 소녀가 지난 주 시카고 공원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하디야 펜들턴(Hadiya Pendleton)의 아버지인 나다나엘(Nathaniel Pendleton)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나의 생명을 빼앗아갔다”며 딸의 목숨을 앗아간 범인을 향해 “자신을 돌아보라. 당신은 밝고, 무고한 생명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29일(현지시각) 시카고에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자택에서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공원에서 발생했다. 15살 된 이 어린 소녀는 친구들과 함께 공원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이같은 봉변을 당했다. 괴한은 그녀의 등에 총격을 가했고, 그녀는 인근 코머아동병원에 실려갔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와 관련, 제이 카니(Jay Carney)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유가족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이 나라에서 발생하는 모든 악행을 뿌리 뽑을 수 없지만, 한 어린이의 생명은 살릴 수 있다. 더욱이 총기 폭력과 관련해서 우리는 이를 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살아갈 수많은 날들이 있는 어린 생명의 쓰러짐은 어느 때든지 끔찍한 비극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자주 목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에서는 1월 한 달 동안만 무려 42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10년 동안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에는 약 500여명이 사망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가 강력한 총기 규제가 반드시 총기 폭력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예가 되고 있다”는 질문에 “문제는 이같은 총기의 많은 부분이 시카고 밖에서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페들턴은 평상시에도 매우 밝고 미래가 촉망했던 학생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데이먼 스튜어트(Damon Stewart) 시카고 경찰 대변인은 “그녀는 춤을 좋아하고, 치어리더를 했던 활달한 아이였다. 그녀는 의사, 변호사가 되려는 큰 꿈을 꾸던 정말 좋은 학생이었고, 학점도 항상 좋았다”고 말했다.

보다 강력한 총기 규제안을 지지하는 람 엠마뉴엘(Rahm Emanuel) 시카고 시장은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꿈이 있었다. 그러나 불량스러운 집단이 하디야와 클레오파트라(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이를 빼앗아 갔다. 나는 그들이 시카고로부터 이를 빼앗아 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며, 시카고 경찰은 “현재 모든 조사 결과, 이 지역이 갱단의 활동 지역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은 범인이 학생 무리를 갱단으로 착각하고 총탄을 잘못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