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총회(총회장 정준모 목사) 실행위원회가 30일 서울 대치동 총회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실행위는 총회 ‘파회 사태’와 이로 인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WCC 공동선언 등에 대해 다룰 것으로 예상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실행위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회의 후 총무 황규철 목사가 브리핑을 통해 실행위 결의 내용을 발표했다.

황 총무에 따르면 이날 실행위 안건에는 비대위를 비롯한 총회 사태가 올랐지만 얼마 전 보수-진보 진영 대표자들이 발표한 ‘WCC 공동선언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황 총무는 “우리 교단은 WCC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언급만 있었다”며 “다음 실행위에선 정식 안건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장의 유흥업소 출입 의혹과 비대위 구성 등 일련의 총회 사태에 대해선 ‘총회사태진상규명위원회’(이하 규명위원회)를 조직해 처리하기로 결의했다. 규명위원회는 15명으로 구성되고 위원은 증경총회장으로 조직된 실행위 지도위원들이 선임하기로 했다. 규명위원회는 오는 4월 말까지 진상을 규명해 실행위에 보고해야 한다.

이와 관련, 황 총무는 “규명위원회는 총회 사태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책임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상호 이해와 화합 차원에서 사실 관계를 분명히 하고 보다 명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자 조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이날 실행위는 총회 사태와 관련, 총회장 등을 비롯한 총회 공직자에 대한 모든 법적 소송을 황규철 총무에게 일임해 대응하기로 했다. 또 이날 다루기로 했던 11개의 총회 긴급동의안은, 지난 제97회 총회 석상에서 총대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루지 않았다.

한편 실행위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정준모 총회장은 “교파를 초월해 어느 곳에나 갈등이 있고 다툼이 있는데, 이는 신학적 차이로 인한 것이라기보다 정치적 문제와 인본주의적 가치관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정치조차도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바른 길로 갈 수 있다. 이를 통해 화해와 화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