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 준비를 위해 방한한 WCC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Olav Fykse Tveit) 총무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한 목적과 총회의 의미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사는 ‘WCC 공동선언문’(이하 선언문)에 대한 트베이트 총무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선언문과 관련해 분명한 찬반 의견은 표명하지 않으면서, 다만 신중해야 한다는 점은 강조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WCC가 (선언문 사태와 같은) 현안들을 바라보고 연구할 때는 성실하게 그리고 아주 자세하게 각각의 목소리들을 경청한다”며 “또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있게 연구할 뿐만 아니라 그간 기독교 전통에 비춰 해당 사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고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총회는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과정이다. 이 과정 가운데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난관들 또한 발생한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일부 상황들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아울러 “(선언문에 담긴) 4가지 사안 등은 한국교회 안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이슈가 되었던 것들이라, 새로운 현안은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특히 선언문에 포함된 일명 ‘개종전도금지 반대’에 대해 트베이트 총무는 “(WCC 10차 총회의) 21개 대화 가운데 선교 부분에서 집중 논의될 예정”이라고 했지만, 함께 자리한 게나디오스 WCC 총회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전도와 선교는 교회의 대사회적 섬김과 봉사를 통해 구현돼야 한다. 개종전도라는 온전하지 못한 방법을 통한 전도와 개종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번 방한 목적에 대해 “총회 준비의 전반적 과정을 4개 WCC 회원교단을 비롯한 에큐메니칼 교회들과 논의하고 협력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게나디오스 위원장은 이번 WCC 제10차 총회에 대해 “올림픽과 같은 축제나 그런 성격의 행사는 아니”라며 “우선적으로 교회들의 모임으로써 기도와 교제가 목적이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이기에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도와 예배 속에서의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10차 총회를 앞두고 우리가 염두하고 지향해야 할 것은 바로 화해된 교제”라며 “WCC를 오해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도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는 화해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는 그저 상징적 구호가 아닌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하나된 교회로 우리는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방한한 트베이트 총무는 WCC 회원교단 지도자들과 WCC 총회한국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총회 준비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며, 정부 관계자와도 면담을 갖고 WCC 총회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총회 전진대회에 참석하는 등 남은 일정을 소화하고 다음 달 1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