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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현 컬럼] ‘뭐가 이렇게 힘든가요?’

기독일보 @chdaily.com

입력 Dec 31, 2011 09:45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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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건강, 건강한 가정 회복을 위한 캠페인 #30- “건강한 인간관계와 청소년 이해-6”

페이스 신학대 한국어학부 이규현 교수

페이스 신학대 한국어학부 이규현 교수

(모든 에피소드는 익명성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신분과 이름, 상황 등은 각색이 되었음을 알림)

17살난 응철이는 요즘 부모에게는 걸어다니는 시한폭탄같은 존재로 보인다. 한 마디 뭘 묻기만 해도 금새 열을 내고 이유와 불평과 원망이 많다. 청소년 시기를 지나고 있는 하이틴의 연령이라지만, 마치 부모가 자기를 공격이라도 하는 사람들처럼 대하고 돌아오는 말이 곱지 않으니 뭘 잘 묻게도 되지 않는다.

아빠 성철씨는 저런 녀석은 혼을 내 주어야 한다고 씩씩대지만 엄마인 지선씨의 극구 만류로 억지로 화를 삭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지선씨는 마치 집안이 늘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 기분이고 벌써 여러 해를 지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중간에서 화해자 노릇하고 아들과 남편 양쪽에서 공격(?)을 받고 원망을 받는 일도 지겹다고 지쳐한다. 이런 분위기 탓에 동생인 13살 응수는 정작 도움이 필요하고 대화가 필요해도 그 필요를 채움받지 못하고 집안 분위기 속에 눈치나 보며 지내게 된다. 이를 불쌍하게 생각하는 엄마 지선씨는 몇 해 전 형과 밖에서 놀다가 사고로 다쳐 한 쪽 다리가 불편해 진 응수가 안스럽기만 하다. “뭐가 이렇게 힘든가요? 가정이 편한치가 않으니 될 일들도 안될 것만 같아요.” 상담실에서의 지선씨의 하소연이었다.

상담을 통해 알게 된 가족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이 동생 응수의 사고였다. 형이 동생을 자전거에 태우고 가다가 자동차와 부딪쳐 응수의 다리가 심하게 다치게 되고 치료를 하였으나 재활이 기대대로 잘 안돼 아직도 정상적으로 잘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일이었다.

유난하게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원망과 불평을 먼저하고 한 마디를 하면 열 마디 백 마디를 해서 되받는 큰 아들 응철이는 좋은 대화의 상대가 결코 아니었고, 부모의 자녀지도에도 전혀 도움이 될 수 없었다. 상담자에게 결국 마음을 열고 털어낸 응철이는, 실상 자기의 잘못으로 사고가 나서 동생인 응수가 다리가 불편해지고 그동안 끔찍한 여러 고통을 경험하고 한 것들을 보면서 모두 자기 탓으로 치부하여 속내의 고통과 어려움들을 경험하게 되었고, 자기자신의 고통을 가리고 피하기 위해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조금만이라도 자신의 다른 잘못들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지적하려 하면 먼저 심한 반응을 보여 피하려 했던 마음에서 나오게 된 행동들이었다는 것이다.

응철이는 그나마 자신의 행동의 이유들과 그 상황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 편이었고, 여러 차례의 상담의 도움을 받아, 사고의 부분적인 책임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을 용서하고, 동생을 잘 돌보아주겠다는 다짐을 하고, 부모님들에게도 더 이상 불편하고 화나며 고통을 유발하는 행동들과 말들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였다. 부모도 이런 큰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 주고, 동생 응수도 형을 원망하지 않는다며 서로 안고 눈물을 지었다. 여러 달을 지나면서 이후로 응철이의 가정은 더 이상 이전의 힘든 가정이 아니라 가족끼리 위로하고 돕고 이해가 넘치는 가정을 이뤄가는 변화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청소년들이 그 격변의 시기에 여러 가지 심각한 인간 성장의 과제들을 성취하면서 성장과 성숙을 하여 건강한 한 인격체로 빚어지게 된다는 사실들을 여러 차레 확인하였던 것과 함께, 또한 청소년들도 성장시기들 중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을 경험하면서 그 영향들을 받고, 그런 일들에 대하여 ‘방어기제’라고 불리는 나름대로의 자신을 지키는 일종의 방어의 체계를 가지기도 한다. 상담의 과정을 통해 알게 된 응철이의 유난한 반응과 행동들의 문제들은, 자신이 지극히 고통스런 상태에 빠지게 되니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런 유난한 행동들을 하게 만들었고, 사고를 피하지 못했던 자신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로 고통을 겪으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드러낸 행동들이었던 것이다. 마치 우리가 큰 사고를 만난 직후 기절을 하거나 충격적인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기절을 하는 데, 이는 감당치 못할 외부적인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단절하여 보호하려는 일종의 ‘자연스런 자동차의 에어백과 같은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것과 같은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청소년기의 자녀들이 이 성장의 시기에서 경험하는 사건이나 사고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교훈들을 배우며 성장하고 있는가에 대한 주의로운 관심을 잘 기울이고 있는가? 기존의 기본적인 성장의 과제들과 함께 여타의 경험하는 주요 사건 사고들이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에 필요한 지지와 도움을 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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