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4년 동안 실업자 신세였다가 한 달 전에 겨우 주차장 관리인 자리를 얻은 제이 페인(37)은 모처럼 아이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갔다가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장난감이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러다 페인은 우연히 '99센트 스토어'에 들렀다가 행운을 만났다. 아이들에게 사주고 싶었던 장난감을 고작 1달러에 살 수 있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경제사정이 나빠진 미국에서 할인 양판점 '달러 스토어'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려는 고객으로 넘쳐난다고 21일 보도했다. '달러 제너럴'과 '패밀리 달러 스토어'는 미국 전역에 수천 개의 '달러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99센트 스토어' 체인점은 캘리포니아주에만 300개가 있다.


4분기에만 이들 '달러 스토어'는 매출이 4.2%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황이 오래가다 보니 지갑이 빈 소비자들은 '달러 스토어'에 발길이 부쩍 잦아진 것이다. 2008년 이후 '달러 스토어' 고객은 11%나 증가했고 소비 지출 가운데 23%를 '달러 스토어'에서 쓴다는 통계도 있다.


'달러 스토어' 고객은 대부분 품질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월마트나 타깃 등에서 주로 쇼핑을 하던 신디 코든(20)은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을 '달러 스토어'에서 샀다. 플래스틱 장난감 트럭과 곰 인형을 단돈 2달러에 산 코든은 "4살짜리 아들이 품질을 따지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손님이 많아지면서 '달러 스토어'도 품질 관리에도 신경쓰기 시작했다. '패밀리 달러 스토어' 대변인 조시 브레이버먼은 "지금은 품질이 아주 중요한 시기"라면서 "우리 고객 가운데 상당수는 싱글맘이거나 사연이 많은 사람들인데 가능하면 좋은 물건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 스토어'는 또 고객 증가에 힘입어 5∼10 달러 짜리 '고가 상품'도 차츰 늘리고 있다. 25달러 짜리 MP3와 30달러 짜리 디지털 카메라 같은 '초고가 상품'도 등장했다.


시장 조사 업체 닐슨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입 때 가장 선호하는 쇼핑 형태는 온라인 쇼핑이었고 두번째가 '달러 스토어'였다. 세번째가 코스트코와 샘스 클럽 등 회원제 양판점이고 네번째가 월마트와 타깃 등 일반 양판점, 그리고 백화점은 최하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