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ㆍ얼바인=연합뉴스) 현대기아차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 판매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0월까지 미국에서 작년보다 26% 증가한 95만411대(현대차 54만5천316대, 기아차 40만5천95대)를 판매해 11월 중 연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986년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25년 만에 연간 판매 100만대를 달성하게 됐다.

◇ 미국 3번째 100만대 시장..누적 판매 1천만대 돌파 = 현대기아차가 100만대 이상을 판 시장은 미국 이전에 한국과 중국이 있었다.


미국에서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한 메이커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도요타, 혼다, 닛산 등 6개 업체가 있으며, 현대기아차는 올해 연간 100만대 판매 클럽에 가입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713만9천821대, 1994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기아차는 368만4천973대를 각각 판매해 양사를 합쳐 누적 판매 1천82만4천794대를 기록했다.


1986년 엑셀을 내세워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는 쏘나타, 아반떼 등 국내 생산 차종의 수출을 꾸준히 확대해왔으며, 기아차는 1994년 세피아를 통해 현지에 처음 발을 디뎠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0월까지 누계 시장점유율 9.0%(현대차 5.2%, 기아차 3.8%)를 달성해 GM, 포드, 도요타, 크라이슬러, 혼다에 이어 6위를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혼다와 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10년 전인 2001년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3.3%(현대차 2.0%, 기아차 1.3%)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이보다 4.4%포인트 높은 7.7%(현대차 4.6%, 기아차 3.1%) 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9%대로 점유율을 높였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10.1%(현대차 5.6%, 기아차 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음 월간 점유율 10%대에 올라선 바 있다.


현대기아차를 구매하는 고객층의 소득 수준도 높아졌다. 현대차는 최근 자체적으로 실시한 구매자 성향분석 결과 구매 고객의 연평균 소득수준이 7만7천492달러까지 높아져 연 소득 5만~7만5천달러의 중산층이 타는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연평균 소득 5만달러 이하의 소비자들이 주 구매층이던 기아차도 고객 연평균 소득수준이 6만3천665달러로 상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신차와 품질로 美 수요 감소 등 난관 극복 = 최근 유럽 재정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전반적인 소비 위축과 수요 정체 등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업체가 비용 절감과 중소형 라인업 강화를 통해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 업체들 또한 대지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생산을 조기 정상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2025년까지 연비 규제를 54.5mpg로 강화하는 법안을 도입함에 따라 친환경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격화되는 등 현대기아차로서는 미래를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재고 소진과 신차 판매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가격 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처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신차와 내실을 다지는 질적 성장으로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높은 연비로 경제성과 상품성을 강화한 엑센트, 벨로스터에 이어 내년에는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 쿠페 개조차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잇따라 선보여 신차효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 타임스퀘어, 슈퍼볼, 아카데미시상식 등 대형 이벤트 광고를 내년에도 실시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딜러 수 확대보다는 딜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현대차 대리점 '현대 세리토스'에서 만난 에서 만난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HMA) 부사장은 "현대차의 강점은 좋은 연비, 차별화된 디자인이며 소비자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위상은 도요타, 혼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최근 현지 생산을 시작한 K5의 공급 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판매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지난달 신형 프라이드를 출시해 내년에도 판매 신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 있는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KMA) 톰 러브리스 판매담당 부사장은 내년도 판매 전략에 대해 "딜러 네트워크를 강화해 판매역량을 강화하고, 전반적인 품질 수준을 향상시켜 시장 상황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단 현재 시판중인 9개 차종의 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고, 내년 초에 리오 4도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이와 함께 미국에서 인센티브를 높이며 판매량을 확대하기 보다는 '품질 고급화'를 통한 제값받기와 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이를 판매 확대 및 수익성 강화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제성이 좋은 고연비 차량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쏘나타/K5 하이브리드의 판매 및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친환경 차종 경쟁력 강화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작년(89만4천496대) 대비 18.2% 늘어난 105만7천대(현대차 62만4천대, 기아차 43만3천대)를 판매하고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