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애플의 모바일 기기가 통신 표준특허 침해로 독일에서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독일의 특허 전문 블로그인 '포스 페이턴츠(Foss Patents)'는 "최근의 제보에 따르면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이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통신 표준특허 등 침해 소송에서 모토로라의 손을 들어줘 애플 제품이 독일에서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블로그 운영자인 재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Florian Mueller)는 게시한 글에서 "만하임 지방법원은 모토로라가 애플의 어떤 기기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을 걸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제기되는 유사한 소송을 참고하면 애플의 모든 모바일 제품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독일 법원은 또 2003년 4월19일 이후 애플이 침해한 모토로라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고 이 블로그는 덧붙였다.


문제가 된 특허는 '패킷 무선 시스템상의 모바일 통신 과정에서 카운트다운 기능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EP(유럽특허) 1010336'과 '다중 호출 상태 동기화 체계와 방법에 관한 EP 0847654' 등 2건이다. 뮐러는 이 가운데 첫번째 특허인 'EP 1010336'에 대해 애플이 "표준특허이므로 '프랜드(FRAND)' 방식으로 쓸 수 있다"고 미국 법정에서 주장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로,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우선 제품을 만든 다음 나중에 특허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그동안 이 프랜드 조항 때문에 통신 표준특허로는 침해 제품 판매금지가 어렵다고 판단돼왔으나, 독일 법원은 통신표준특허로 애플 제품의 판매금지 처분을 내렸다는 게 뮐러의 해석이다.


지난달 네덜란드 법원은 삼성전자가 제기했던 애플 제품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표준 특허는 '프랜드' 조항을 적용하므로 적정 로열티만 내면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포스 페이턴츠가 전한 이번 판결 내용이 사실이라면 주로 통신표준특허를 무기로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재판이 애플이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아 궐석재판(default judgement)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네덜란드 재판과 다르다.


뮐러도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궐석재판이었으므로 독일 법원이 양쪽의 의견을 다 듣고 판결을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프랜드' 조항의 적용 여부에 대해 재판부가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아이폰4S 등에 대해 프랑스·이탈리아·일본·호주 4개국에 판매금지 가처분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뮐러는 제보받은 판결문이 진짜인지 확신할 수는 없으나 가짜일 가능성은 적어보인다고 밝히고, 블로그에 판결문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