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시작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대규모 시위가 정치쟁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미 ABC 뉴스와 AP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인사들은 기업의 탐욕과 불평등을 성토하는 시위대의 심경을 이해한다면서 지지 의사를 보였지만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로 피자 체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허먼 케인은 플로리다에서 열린 책 사인회에서 "시위대는 부자들이 누린 것을 정부가 빼앗아 항의하는 이들에게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미국적 방식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케인은 또 월스트리트 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반(反) 자본주의적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실패로부터 일반인의 관심을 분산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이 일자리가 없고 부자가 아니라고 해서 그 반대편에 있는 월가와 대형 은행을 비난하지 말라"면서 "잘못은 이곳의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실패한 사람들에게 있는데 시위대가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역시 플로리다를 방문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위험한 시위대가 '계급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쪽에선 월가에서 텐트를 치고 시위하는 수천명의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표했다. 백악관 대변인인 제이 카니는 오바마 행정부는 이들이 왜 좌절했는지를 이해한다고 공감을 표했고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인 존 라슨 의원은 시위대가 공정함이라는 윤리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키 스페이어 하원의원도 "월가의 탐욕에 시위대가 분노를 표출하는 것일 뿐"이라고 편을 들었다.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엘리자베스 워런은 시위대에 법 준수를 촉구하면서도 "월가가 이 나라를 파산시킨 동시에 형편없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행한 장본인"이라고 꼬집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특보 출신으로 소비자금융보호국을 만든 워런은 "주택시장은 아직도 골칫거리로 남아있다"며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뉴욕 경찰은 이번 시위로 현재까지 1천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월가 점령 시위 3주째인 이날 미국 15개 노동조합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주코티 광장에서 벌어졌으며 이러한 시위는 로스앤젤레스를 넘어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던스, 아이다호주의 보이시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호우를 맞으며 100여명이 참가한 보이시 시위에 참가한 전 자산 매니저 주디 테일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것을 오히려 빼앗아가는 행태에 이제 질렸다"며 "나는 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