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 기독교계가 캘리포니아 내 공립학교(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동성애 역사를 긍정적으로 가르치게 하는 내용의 법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계는 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주민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남가주교협(회장 민종기 목사)은 15일 오전(이하 현지시각) JJ그랜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7월 법제화된 공립학교 동성애 관련 교육 의무화 법안(SB48)을 저지하기 위해 주민 청원 운동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B48은 스스로를 동성애자로 표명한 바 있는 마크 리노 주 상원의원(샌프란시스코)이 발의한 법안으로,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적 소수자의 역할과 공헌 등을 공립학교 교과서에 반영하도록 할 뿐 아니라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단어 사용을 자제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아이들이 동성애에 우호적인 교과서로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동성애를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이로 인한 악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SB48 법안은 지난 7월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서명으로 법제화됐으며, 미국 교계를 중심으로 이를 무효화하기 위한 캠페인이 65만명 서명을 목표로 전개되고 있다. 이날 교협 관계자는 오는 30일까지 주민 서명이 목표한 수치를 채워 브라운 주지사 사무실로 전달되면 SB48의 집행을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동성애적 삶은 순결과 도의적인 성문화에 대한 도전이라는 것이 기독교의 가르침”이라며 “이 법안에 대한 명백한 거부는 동성애자의 인권을 유린하려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인이 참여해 법안 저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님세운교회의 박성규 목사는 “지난주 한남체인에서 하루 500명 이상 주민 서명을 받는 등 1000명 이상 서명을 받을 수 있었다”며 “개교회에서 서명 운동에 많이 동참하면 법안 시행을 막을 수 있다. 시민권자만 서명을 할 수 있지만,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주위의 시민권자들에게 취지를 잘 설명하면 서명을 받는 데 어렵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65만 명의 서명서가 모이지 않으면 내년부터 아이들에게 동성애 교육이 시작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다시 주민발의안을 통해 표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진다”며 “사회 역사 교과서에 동성애 교육이 시작되는 것 뿐만 아니라 목회의 자리에서 동성애 발언을 했다가는 고소가 들어올 수도 있다. 교회 강단에서 동성애가 죄라고 외칠 수 없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변영익 교협 수석 부회장은 “중요한 것은 각 교회 목사님들이 여유를 가져야 되겠다”며 “절차가 복잡한데 이번 주일이 대단히 중요한 주일이라고 생각한다. 작성법을 잘 숙지하고 주님세운교회를 롤모델로 삼아서 전이민교회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박효우 남가주목사회 회장은 “히스패닉과 연계해서 우리가 동참할 수 있는 데까지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원서에 서명할 수 있는 자격은 18세 이상으로 유권자 등록을 한 시민권자에게만 주어지며, SB48 반대 사이트(www.stopsb48.com 혹은 www.tvnext.org)에서 청원서 및 한국어 안내서를 받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