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에 휘튼대학에서 ‘하늘에 속한 사람’이라는 책의 주인공인 중국의 지하교회 지도자인 윈(雲)형제가 와서 간증을 했다. 간증내용은 대부분 책에 나온 내용들이었지만, 그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중국에서 받는 견디기 힘든 박해와 핍박보다 더 무서운 것이 서구사회에서 겪는 험담과 비방이라고 말한 것이다.

가해자가 직접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문을 가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비방을 하거나 험담하는 것이 더 견디기 힘든 고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주의 많은 중국인 교회들은 윈형제를 외면하거나 비방한다고 들었다. 한마디로 윈형제가 사기꾼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남에 대해 좋게 말하기 보다는 비방하거나 험담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잠언에서는 사람들의 이러한 성향을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의 말은 별식과 같아서 뱃속 깊은데로 내려간다’(잠언18:8)고 설파하고 있다.

다른 사람 뒤에서 그 사람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면서 그 사람의 인격을 깍아내리는 것이 마치 밥알을 꼭꼭 씹어서 목구멍으로 삼키면 소화가 잘 되어 뱃속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는 것처럼 고소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일단 내뱉은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씹어서 뱃속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 것 또한 다시 끄집어 낼 수 없다. 험담의 대상의 되는 사람의 인격자체가 입속에서 씹히는 음식처럼 찢기우고 상처입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험담하는 사람의 영혼 또한 험담으로 말미암아 병들게 된다. 세치 혀로 남도 죽이고 나도 죽는 비극을 자초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험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유유상종이라고 자기들끼리 잘도 뭉친다. 서로 그렇고 그런 사이로 별로 친하지도 않으면서 험담의 불을 지필 때는 찰떡궁합으로 연합한다. 마치 주검이 있는 곳에 까마귀들이 모이 듯이 (눅17:37) 험담하는 영들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주검이 된 사람을 찢고 또 찢어서 뼈다귀만 남을 때까지 공격한다. 썩어 가는 동물의 시체를 탐한 승냥이처럼 무리를 지어서 험담의 화살을 쏜다.

험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원인이 시기나 질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삶이나 가정에 문제가 있어서 그 분노를 폭발할 대상으로 어떤 단체나 조직의 지도자를 먹이감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을 험담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자신의 해결하지 못하는 복잡다난한 심리의 탈출구로 삼는 경우가 많다. 사실 별로 중요한 문제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침소붕대하여 흥분하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험담의 내용을 알리기에 분주하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남을 깍아내리는데서 찾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치고 그 마음이 드라이아이스처럼 냉혹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무자비하게 다른 사람을 난도질하는 사람은 마치 드라이아이스가 녹으면서 나오는 안개처럼 자신과 그 후손들의 인생을 가리우고 암울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심은대로 거두기 때문이다(갈6:7).

우리가 내뱉는 말이 우리 삶의 씨앗이 된다. 남을 비방하고 정죄하는 말을 하면 비방과 정죄의 씨앗이 우리 삶에 심기게 되어 그 쓰디 쓴 열매를 나와 내 자손이 마라의 쓴물을 억지로 마시듯이 마셔야 한다. 마치 깊은 산속에서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가 되어서 내 귀에 다시 들리 듯이 내가 욕하면 그 욕이 나에게로 다시 돌아 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하나님은 ‘너희 말에 내귀에 들린데로 내가 행하리라’(민14:28)고 하셨으니 원망하고, 비방하고, 험담하고, 수군거리면 말한 그대로 나쁜 열매를 거두게 된다. 다른 사람의 약점이나 단점을 잡아 험담함으로써 다름 사람을 먹이(Prey)로 삼기보다는 그 사람을 위하여 기도(Pray)하여 잘못과 허물을 감싸안고 음식에 소금을 골고루 뿌리듯이 사랑으로 옷입혀 남도 잘되고 나도 잘되는 길을 향해서 함께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