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심장'이라 불렸던 스티브 잡스가 24일 CEO에서 물러남에 따라 후임자 팀 쿡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라배마 태생인 그는 30여년 간을 컴퓨터 산업에 종사했다. 그는 1982년 오번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1988년 듀크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애플 입사 전에는 IBM, 인텔리전트 일렉트로닉스, 컴팩에서 컴퓨터 일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는 1998년 그를 스카웃 하면서 컴퓨터 제조 업무 총괄을 맡겼다. 2007년 1월부터는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2004년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 수술을 위해 비운 두 달간 쿡은 잡스의 역할을 대신했다. 2009년과 올해 초 역시 애플의 경영을 맡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준비된 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잡스가 서신을 통해 쿡을 언급한 것도, 애플의 이사회가 그를 차기 CEO로 발표한 것도 그동안 잡스가 여러 번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애플사의 성공 신화를 그가 이은 공을 인정받은 것이라 평가되고 있다.
독선적이고 카리스마가 강한 잡스와 달리 쿡은 '남부 신사'라는 별명처럼 공손하고 부드러운 스타일로 알려졌다. 잡스는 민첩하고 화도 잘 내는 성격이지만, 쿡은 부하 직원들에게 예의 바르고 부드럽게 말하며 신중한 스타일이어서 두 사람이 성격이 정 반대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워커홀릭인 점은 잡스와 통한다. 쿡은 새벽 4시30분에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일요일 저녁에 전화 회의를 소집해 다음 업무를 준비할 정도로 일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직원들이 전하는 일화에 따르면 쿡은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해외 출장을 가도 현지도착 직후 휴식 없이 곧바로 10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주재하곤 한다는 것이다.
쿡이 제조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을 발견하고 회의 석상에서 “누군가 중국에 가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 후 30분 뒤 책임자가 여전히 회의에 앉아있자 “당신은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느냐”고 반문한 일화는 유명하다.
쿡은 하이킹과 사이클 타기를 좋아하고 시간만 나면 체육관을 찾는 '운동 마니아'로 알려졌다. 그가 작년에 받은 보수는 5900만 달러라고 한다.
하지만 정보통신(IT) 업계에서 스티브 잡스가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을 감안할 때 앞으로 쿡이 잡스의 빈자리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냐는 좀 더 지켜볼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잡스가 독창적 아이디어와 지속적인 혁신으로 애플의 성공신화를 주도한 것은 물론 전 세계 IT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를 대신할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