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키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시51:10,12)

이 세상에 존재하는 피조물들 가운데 오직 인간만이 ‘시간’의 개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인간만이 지나온 과거를 기억하고 반추하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하여 지금 현재의 시간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여러분은 과거,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 개념들 중에 어떤 것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살아가십니까? 여러분은 과거중심의 사람이십니까? 아니면 현재 중심, 미래중심이십니까? 과거중심인 사람은 주로 “내가 왕년에 ~~ 였지/했지”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 만큼 지금보다 과거가 더 좋았다는 이야기겠지요. 과거가 삶의 힘과 자랑이 되어 현재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 좋지요. 하지만, 너무 과거의 향수에만 젖어 현재를 그 보다 못하게 생각한다면 불행한 일입니다. 어떤 이들은 지나가버린 과거의 사슬과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아직도 끙끙거리며 현재를 살아가기도 합니다. 과거가 현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미래 중심으로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과거와 현재가 어쨌던 간에 오직 미래에만 희망과 기대를 걸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사실, 미래 지향적인 삶의 태도는 인간을 진보하게 하는 동기와 방향을 제공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앞으로 10년후, 그리고 20년 후의 분명한 청사진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너무 미래만 강조하고 달리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미래만을 중요시하겠다는 명목아래 현재에 깨달아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을 간과하여 그 기회를 놓치고 산다면 그렇게 바라는 미래는 영원히 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재에 충실하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의 삶에 결코 보람과 만족을 이룰 수 없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갈 때에 만족스러운 미래는 결코 우리에게 도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미국에 이민와 사는 우리들이 흔히 하는 말로 ‘자식의 미래를 위해 뼈 빠지게 일한다’고 하지만 정작 지금 현재 이 (앞으로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시간에 자식과 나누는 만남, 대화, 사랑의 시간을 포기해 버린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시간들은 회한의 시간으로 점철될 수 있습니다.

성 어거스틴은 그의 시간론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과거란 기억에 불과하며 미래란 기대에 불과하다. 오직 현재만이 영원한 것이다.” 이 말은 인간이 과거의 일에 너무 집착하거나 미래를 너무 걱정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현재(the present, “선물”이라는 뜻)의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현재가 중요합니다. 바로 ‘지금 이곳에서’ (here and now)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끼며 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과거와 미래도 새롭게 변화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시간을 가장 의미있고 보람있게 살 때 과거의 아픔도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이길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해서도 자신감있게 다가갈 수 있는 법입니다. 현재가 과거와 미래를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인 것입니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의미있고 보람있게 사는 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시간’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창조주와의 ‘만남’과 ‘교제’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 분만이 우리가 누리는 시간 속에 참 뜻과 아름다움을 불어 넣으신 분이십니다. 그분이 주시는 축복을 깨닫는 비결은 우리에게 주신 이 선물 시간을 그 분과 만나 대화하고 나누기 위하여 쪼갤 때 가능합니다. 나눔이 없는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인생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우리에게 의미있게 다가오는 만남은 오직 함께 시간을 나눈 사람과의 관계 뿐이듯이, 우리가 하나님과 시간을 나눌 때 하나님은 우리의 삶 가운데 더욱 의미있게 경험되어지며 그 분과 우리의 관계도 더욱 깊어지는 법입니다. 시간의 길이, 마음의 길이 그리고 신앙의 길이는 늘 비례하는 법이지요!

벌써 8월 중순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곧 여름이 지나가겠지요. 가을이 금방 문턱으로 달려올 것입니다. 추수의 계절 가을이 오기 전에 우리 모두 마음을 가다듬고 우리에게 귀한 선물 시간을 주시고 그 안에서 열매 맺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 함께 교제하는 ‘현재’의 즐거움을 만끽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