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 트리폴리가 21~22일(현지 시각) 이뤄진 나토(NATO)군과 현지 반군의 공습으로 점령됨에 따라 무아마르 카다피의 42년 철권통치가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리비아의 재건과 새로운 질서 확립을 위해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반군을 이끌고 있는 과도국가위원회(NTC)와 포스트 카다피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현지 기독교계는 앞으로 찾아올 변화가 리비아 교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리비아 현지 교계 지도자로, 미국 남침례교회(SBC) 국제선교부(IBM) 협력 사역자인 닉크 립켄(가명) 목사는 이 교단 언론인 뱁티스트프레스(BP)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리비아의 안정화를 위해 기도하지만 우리에게 찾아올 안정이 예수로 나아가는 국민의 권리를 막는 정권만의 안정이라면 이는 지금껏 없었던 최악의 박해가 될 것”이라며 “로마제국 아래서 초대교회들이 누렸던 것과 가졌던 것과 같은 복음 전파의 권리를 우리에게 보장해 줄 정권이 들어서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립켄 목사는 이같은 기도제목은 리비아뿐 아니라 튀니지로부터 시작된 ‘아랍의 봄’에 영향을 받은 다른 중동·북아프리카 교회들의 기도제목이기도 하다며, “전 세계 교인들이 리비아와 다른 나라들에서 예수에게로 나아가는 것이 기본 권리로 인정되는 변화가 찾아오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한 향후 세워질 새로운 정치 체제가 종교자유를 억압한다면 현지 교계는 이 정권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가족, 친구 이웃들을 예수님으로부터 막는 모든 박해자들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아랍월드미니스트리즈(AWM)의 데이빗 인스 디렉터는 이와 더불어 혼란한 정세 속에서 리비아 교회가 굳건히 설 수 있도록 기도해 줄 것 역시 요청했다. 그는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랍권 기독교인들은 이 사건을 하나님의 역사로 보고 있으며 리비아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담대히 드러낼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며 “불확실함의 기간 동안 이들이 신앙 안에서 굳게 설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에는 알려져 있는 기독교인 수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최근들어 더 많은 이들이 주께로 돌아오고 있다”며 “수에 있어서는 매우 적지만 이들이 주의 권능으로 자신들의 민족을 제자로 삼아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전했다.

한편 이를 위해서 앞으로 리비아에 기독교 신앙을 따르는 것이 자유로운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하고, “리비아가 새로운 나라로 발돋움하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도 전 세계 교회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리비아는 인구 97% 이상이 무슬림이고, 이에 비해 극히 소수인 3% 가량을 차지하는 타 종교인 가운데는 기독교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비아 기독교 인구 중에는 콥틱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이 각각 6만여 명, 4만여 명으로 규모가 가장 큰 축에 속하며 그 외에 러시아 정교회, 세르비아 정교회, 그리스 정교회, 성공회 등이 있다. 최근에는 복음주의 교회들도 매우 적은 수지만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