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폭동이 약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교계 지도자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된 폭동은 인근 지역을 넘어서 버밍햄, 리버풀, 브리스틀, 맨체스터 등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계속된 폭력, 약탈, 방화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가운데, 현재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극도의 대혼란 가운데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현지 정계가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교계도 기도로 힘을 보태고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보도했다.

9일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에서는 성공회, 가톨릭, 감리교회, 개혁교회, 오순절교회 등 교파를 초월한 교계 지도자들이 모인 철야 기도회가 열렸다. 이 기도회에는 데이빗 레미 의원 등 토트넘 지역 정치인들도 참석해 기도하고, 교계 지도자들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성공회 런던 교구 피터 위틀리 주교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우리의 희망까지 점령하지는 못한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이웃들과 친구들에게 희망을 나누며, 토트넘을 재건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토트넘 지역 성공회 교회들은 폭동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식사와 물, 잠잘 곳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위틀리 주교는 “우리의 마음과 기도는 모든 피해 주민들을 향해 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위해서 우리 교회들은 종교와는 상관 없이 사랑을 베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복음연맹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긴급 기도 호소문을 발표하고, 영국 전역의 교인들이 기도와 함께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로하고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호소문은 “우리 교인들은 이웃들을 위해 기도하며 또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평화와 조화를 이루는 영국 사회로 나아갈 것을 희망하자며 이를 위한 기도도 호소했다.

지난 4일 토트넘에서 한 흑인 청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시작된 항의 시위가 과격화되면서 일어난 폭동은, 인종 갈등, 빈부 격차, 높은 실업률, 복지예산 축소 등으로 인해 높아진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그 배경이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정권에 대한 정당한 분노 표출이라고는 보기 힘든 수준의 폭력, 약탈, 방화 등 범죄 행위들은, 주로 10~20대 젊은이들에 의해 충동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불합리한 사회 구조 속 방치되어 온 청소년 문제에 대한 각성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