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넷이나 낳았으니 그 중에 최소한 하나는 목사가 되어야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목사의 삶을 살았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끔 목사로서 가끔 제 자녀 중에 누가 목사가 될까 하는 생각을 해 볼 때가 있습니다.

장남인 하림이는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고, 학교 운동팀에서도 주장을 맡아 하는 것을 보니 리더쉽도 있는 것 같고해서 공부는 조금 딸리지만 목사를 해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본인은 컴퓨터 게임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해서 … 지금은 그저 기도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장녀인 소람이는 겉으로는 쌀쌀해 보여도 속이 깊은 면이 있어 장애인들을 위한 밀알 선교회 봉사도 벌써 일년이 넘게 나가고 있고, 또한 저를 닮아서 일을 똑부러지게 하는 편이기에 목사를 해도 잘하겠다 생각하는데 본인은 요즈음 텔레비젼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범죄 해부학을 하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있습니다. 저도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신학교를 가겠다고 결정했는데 하는 생각에 일단은 하나님께서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주실지 그저 두고 보고 있는 중입니다.

차녀인 다은이는 엄마의 좋은 성품과 아빠의 똑똑함등 좋은 것은 다 물려받아서 성격도 넷중에서 제일 좋고 학교에서 공부도 제일 잘합니다. 모든 것을 스스로 완벽하게 해야 하기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결국에는 선생님이나 주변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는 아이입니다. 그렇기에 목사를 해도 잘 할 것 같은데 본인은 학교 선생을 하겠답니다. 일단 학교 선생은 목사랑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9살 난 막내 아들인 하늘이는 성격이 참으로 유해서, 소위 “문제 있는” 아이들이 하늘이랑 같이 놀면 순해지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머리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집에서는 공부를 안하는 것 같은데 성적 받아 오는 것을 보니 다 A입니다. 이 막내가 하루는 제 사무실에 찾아 오더니 불쑥 “아빠, 나는 목사가 될 까봐요” 합니다. 드디어 한 놈이라도 건지나 보다 하는 기쁨에 왜 목사가 될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아빠 사무실이 멋있어서요. 목사가 되면 이런 좋은 사무실을 가질 수 있는거죠?”합니다. 9살 난 아이 눈에도 새로 지은 교육관에 마련된 목사 사무실이 좋아 보였나 봅니다.

아무튼 어떤 이유에서던지 목사가 되고 싶다고 하는 말을 들었으니 기쁘긴 한데 이 놈이 다른 큰 회사 사장 사무실을 보면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또한 불쑥 듭니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이 어렸을 때부터 차를 좋아했으니 좋은 차 한대만 교회에서 사주면 이 녀석 목사 되겠다는 생각을 굳혀 놓을 수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아이고, 이러다간 교회 물려 주겠다는 생각까지 하겠네요! 자식 목사 시킬 생각 전에 저부터 제대로 된 목사가 될 걱정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