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credit rating)이 AAA에서 AA+로 한 단계 떨어져 세계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 푸어스(S&P)가 미국에 수모를 안겨줬지만 무디스와 피치는 아직 미국의 AAA 최고등급을 인정해주고 있다.
국가와 기업들의 신용평가는 이들 세 회사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셋 중 S&P는 세계시장의 45%를, 무디스는 35%, 피치는 15%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 S&P와 무디스는 미국기업이고 피치는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다.
미국을 강등시켜 버린 S&P는 조국에 비수를 들이댄 꼴이다. 논란이 일자 오히려 미국의 등급을 추가로 강등시킬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트리플 A' 최고등급을 받은 나라는 미국이 빠져 15개국으로 줄었A다. 서유럽의 영국과 프랑스·독일, 북유럽의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등이다.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도 '트리플 A' 국가군으로 분류된다.
중국에 2위자리를 빼앗겼다고는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미국과 함께 경제 최강국으로 꼽히는 나라다. 일본의 신용등급은 얼마나 될까.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국민총생산) 대비 무려 200%가 넘는다. 미국(98%) 보다 오히려 더 심각하다.
3개 신용평가회사가 매긴 일본의 등급은 AA-. 그것도 전망이 '부정적(negative)'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일본경제도 자칫 삐걱했다가는 '싱글 A'로 강등될 처지에 놓여있다.
중국도 AA-로 평가된다. 일본과 같은 등급이나 전망이 '안정적(stable)'으로 나와 일본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유로존의 위기를 촉발시킨 그리스는 CC. 그리스 정부가 발행한 국채나 기업의 공채는 '정크'나 다름없다. 유럽에서 경제규모 3·4위인 이탈리아(A)와 스페인(AA)도 전망이 '부정적'으로 나와 언제 위기가 닥쳐올지 모른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A.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순위로 보면 중위권에 불과하다. 중동의 카다르(AA)와 아부다비(AA), 남미의 칠레(A+)보다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트리플A 클럽' 국가는 정부가 안정적이고 국채도 안전하다는 객관적 평가를 받기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유코피아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