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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나의 삶… ‘중독자’에서 ‘치료자’로

기독일보 정한나 hannah@chdaily.com

입력 Jul 21, 2011 02:01 PM C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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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마약 예방에는 부모 관심과 도움 절대적 필요

▲새소망선교회 박윤경 전도사
5년전 딸이 코케인이라는 마약에 연루된 일이 있었다. “엄마, 나 좀 살려 줘요! 도와줘요! 미안해, 정말 미안해요! 도저히 나 혼자선 끊을 수가 없어요.” 주먹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부짖는 딸을 보면서 엄마는 가슴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딸은 이미 마약에 중독되어 코에는 궤양이 생겨 코피가 나고, 살이 패여 온몸이 반점투성이였다. 혼자 힘으로는 마약을 끊을 수 없을 정도로 심신이 유약해진 딸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수없이 가슴을 쥐어 뜯으면서 속죄하고 하나님께만 매달렸다.

일리노이주 일원을 중심으로 한인 청소년들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마약 예방대책 및 가정회복 운동을 펼치고 있는 새소망선교회 박윤경 전도사의 이야기다.

◆영화 같은 나의 삶

그는 당시 딸 아이의 마약치료 재활기관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시카고 지역엔 마땅히 도움 받을 곳이 없었다. 그러다 LA에 있는 나눔선교회를 알게 됐고, 다음날 딸은 LA로 날라갔다. (나눔선교회는 술과 마약, 갱단과 같은 폭력으로 얼룩진 청소년들을 모아 그들의 쓰러진 삶을 회복시키고 재활을 통해 새로운 삶을 스스로 개척해 가도록 돕는 재활센터다) 그곳에서 딸은 재활치료를 받고 회복돼 지금은 오히려 박 전도사의 사역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누구보다도 그는 마약에 빠지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안다. 딸 아이의 일을 통해서도 그렇지만, 그보다 앞서 그 자신이 마약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신세였기 때문이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어두운 청소년 시절을 보낸 그는, 어느날 기타에 미쳐 그룹멤버들과 어울리다 결국 마약을 접하게 됐다. 스스로 마약을 끊기 위해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기나긴 치열한 몸부림 끝에 하나님의 은혜로 거듭났고, 뜨거운 성령체험을 경험한 이후 그녀의 삶은 전적으로 바뀌었다.

◆'중독자'에서 이제 '치료자'로 거듭나

말씀이 그녀의 삶 가운데 개입해 들어와 용서와 사랑의 세계가 깨달아지니 세상이 달리 보였다. 전에는 용서할 수 없는 사람까지도 용서하게 되고, 이제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마약 중독으로 신음하는 영혼들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하나님이 저를 먼저 구원해주셨고 저의 딸도 살려주셨기에 이제 마약으로 신음하는 다른 영혼들을 회복시키는 도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더이상 그는 상처입은 자로만 머무르지 않고, 상처입은 치유자가 됐다. 현재 시카고 북부 지역에서 마약 치료 및 재활을 위한 쉘터를 운영하면서 상한 영혼을 위로하고 보듬는 사역을 하고 있다.

◆만연된 청소년 약물남용 심각

대부분의 한인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는 마약에 손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지 '사각지대'란 없는 법.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 10명 중 8명이 마약 흡입을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리노이주 한인 청소년들의 약물남용이 보편화되고 있는데다 그 연령층도 10대 초(12-14세)로 점차 낮아져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이상 마약 중독이 범죄집단이나 불량배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미 문화적 현상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박 전도사는 "이대로라면 얼마 되지 않아 교회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의 가정들이 약물 문제에 더 많이 관여될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인 청소년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마약 예방대책에 학부모들의 절대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그에 따르면, 미주 한인청소년들이 겪는 갈등에는 미국 문화에 대한 중압감과 가족간의 대화 부족, 부모와의 갈등 등이 존재한다. 이민가정 내에서 자라난 이들 청소년들은 가정에서 쉼을 얻지 못한채 문제가 생겨도 부모와의 관계가 나빠 숨기기만 한다. 또 부모는 책망만 하면서 상태는 점점 악화된다. 자녀가 마약한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2-3년 뒤라고 부모들은 고백한다. 좀 더 빨리 알지 못하고, 좀 더 일찍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만, 부모들은 마약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속수무책이다.

일반적으로 마약 중독자들은 만신창이가 되어 몸도 못가누고 정상적인 생활을 전혀 못할 거라고 상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떤 마약은 하면서도 평상시와 같이 직장생활이나 학교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의 학교 성적만 좋으면 문제가 없다고 믿고 자녀들의 사생활에는 관심이 없다. 이로 인해 결국 중독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청소년 마약 중독, 무엇보다 조기 예방이 중요”…갈등 예방의 Key는 '대화'

박윤경 전도사는 무엇보다 청소년 마약 중독 문제를 비롯해 아이들이 탈선하지 않도록 행복한 가정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자녀들이 탈선하게 되는 데는 부모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우리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부모로써 아이들의 이야기에 최대한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하지만 적지 않은 이민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에게 '너 때문에 이민 와서 엄마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녀들을 들들 볶는 장면이 종종 연출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민 온 것도 자식을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과 보상심리로 인해 자녀들은 점점 부모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박 전도사는 "부모가 먼저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부모와 자녀간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진정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가정문제는 올바른 '대화법'에 그 열쇠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하나 마약 문제가 악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곪아터질 때까지 숨기는 '한국식 체면문화'다.

그는 "이 체면문화 때문에 부모가 자녀의 약물 중독을 감추려하고, 인정하기 어려워한다"면서 "모르는 척 쉬쉬하고 덮어 두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고 경고했다.

부모 스스로도 부부 갈등, 대화 장애, 자녀와의 갈등, 신앙 또는 경제적인 문제들로 갈등하면서 드러내지 못해 상담도 도움도 받지 못하고 끝내는 가정을 파괴시키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가 약물중독에 빠졌을 경우 부모가 감추려 하지 말고 인정하고, 함께 치료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문의) 847-873-2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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