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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신 하느님, 거룩한 연기로 채우소서

기독일보

입력 Jul 20, 2011 08:44 AM C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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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돈 신부의 <감각과 전례 그리고 초월의 하느님>

현대를 감각의 시대라고 한다. 내면의 깊은 묵상이 상실되고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감각적 문화가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다. 교회는 어떤가? 한편에서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 시청각 예배라든지, 혹은 화려한 조명과 음악을 예배에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그런 감각적 예배가 거룩을 체험하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독일보에서 연재하는 주인돈 신부의 칼럼 <감각, 영성 그리고 초월>은 하나님이 주신 감각이야말로 하나님을 경험하고 만나게 하는 신앙의 매개체라고 주장한다. 이 글은 진정으로 깊은 신앙과 영성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것은 감각을 통해 느껴지는 만남이라는 기초 위에 적어도 현대인들보다 수천년 전부터 하나님을 섬겨 왔던 신앙인들이 감각을 통해 어떻게 예배해 왔는지를 전통적, 성서적 측면에서 조명하고 우리도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을 감각으로 만나게 이끌어 줄 것이다. <편집자 주>

향(3): 거룩한 상징으로서 분향

향은 연기를 가지고 있다.

도저히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다. 교회에 설치되어 있는 화재경보장치가 가동이 되고 경고음(Arlam sound)이 울린다. 너무나 시끄러워 고막을 찢는 것 같다. 그 경보음이 너무나 커서 도저히 건물 안에 있을 수가 없다. 그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화재 경보음이 목적한 것 중에 하나인 것 같다는 생각을 그 때 하였다. 교회에 설치된 화재경보장치를 조작해보고자 하지만 처음이라 어떻게 조작하는지 방법을 알지 못한다. 정신이 없다. 그리고 화재 경보장치는 곧 소방서로 연결되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소방차 3대가 싸이렌의 굉음을 울리면서, 그리고 번쩍번쩍 거리면서 지휘부 차량과 함께 오 분도 되기 전에 도착을 하였다. 그런데 내 몰골은 또 어떤가? 교회 정리정돈과 청소를 혼자서 한다고 작업복을 입은 상태로 새로 이사 온 교회의 소방서 아저씨들에게 신고식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2009년 10월, 가을 하늘 높은 날 목요일이었다.

새로 이사 온 교회의 지하 친교실에 음식 냄새가 너무나 나는 것이었다. 교회 건물을 빌려쓰는 한인 교회가 지난 약 8개월을 혼자서 편안하게 쓰면서 한국 음식도 해먹고 하여 냄새가 스며든 것 같았다. 냄새를 제거하는 데에는 유향이 최고다. 그래서 나는 숯불에 향을 피웠다. 지난 화요일에는 숯불 두 개 위에 향을 피웠다.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 효과를 내기 위하여 숯불 세 개를 피우고 그 위에 향을 부었다. 그런데 그 향은 아름다운 향만이 아니라 연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 연기가 화재경보장치에 감응이 되어 한 바탕 소동을 피운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새로 이사온 교회, 최신식 회재경보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교회에서 첫 번째로 프로스펙트 하이츠 시의 소방서에 신고식을 영원히 잊지 못할 방법으로 치렀다. 향의 연기 때문에, 냄새를 통하여 실내 공기를 통제하려고 하였는데, 향이 가지고 있는 연기는 내가 통제할 수 없어, 자동으로 위로 올라가서 화재경보장치를 작동시켰던 것이다.

거룩한 연기로 채우소서

향은 냄새와 더불어 연기를 가지고 있다. 향이 연기와 함께 피어오를 때에 신비스러우면서도 거룩한 모습을 우리는 연상하게 된다. 향을 피울 때의 연기는 신비롭게 자유로이 피어오르면서 천천히 하늘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 공간의 공기를 아름다운 향으로 감싸고 자유로운 연기로 스며들고 온 방향으로 흩어지며 하늘로 올라간다. 그래서 유향은 향과 더불어 연기를 가지고 신비로운 세계로, 거룩함의 세계로 이끌어 준다.

구약성서에서 하느님은 유향을 거룩한 것으로 여기셨다. 출애굽기 30장에 보면 분향단에 대한 규정이 있다. "향기로운 향을 피워야 하는데 아침에 등잔을 손질할 때마다 피워야 하고 해거름에 등잔불을 켤 때에도 피워야한다. 이렇게 너희는 향기로운 향을 야훼 앞에서 대대로 피워야 한다.(30:8) … 너희는 대대로 이렇게 하여야 한다. 이것이 야훼께 바치는 것 중에서 가장 거룩한 것이다."(30:10) 가루향에 관한 규정을 주시면서도 "이것은 야훼를 섬기는 데 쓰는 거룩한 것인 줄 알아야한다."(30:37) 하느님은 향을 하느님께 바치는 거룩한 것으로 말씀하셨다.

번제, 화제, 그리고 향기로운 냄새 등은 제의적 의미를 갖는 단어로서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것들이었음을 민수기 28장 1-6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야훼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선포하여라. `불에 살라 향내를 피워 나를 기쁘게 해 줄 곡식예물은 삼가 정한 때에 어김없이 바치도록 하여라.' 또 너는 일러 주어라. `불에 살라 야훼께 바칠 제물은 다음과 같다. 날마다 일 년 된 어린 수양 두 마리를 번제물로 바쳐야 한다. 어린 수양 한 마리는 아침에 바치고 다른 한 마리는 해거름에 바쳐야 한다. 곡식예물로는 고운 밀가루 십분의 일 에바를 좋은 기름 사분의 일 힌으로 반죽해서 바쳐야 한다. 이것은 일찌기 시나이산에서 날마다 바쳤던 번제물로서 불에 살라 향내를 피워 나를 기쁘게 해 주는 것이다.”

향을 피우는 것은 하느님을 위한 물건, 거룩한 경배의 한 방법이며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향은 하느님의 현존, 하느님의 함께 하심을 나타낸다. 그래서 동방박사들은 예수님께 세 가지 선물 중 하나로 유향을 드렸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거룩하신 하느님이심을 인식하고 경배한 것이다.(마태오 2:11) 사도 바울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향기로운 제물로 바치셨다고 말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나머지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셔서 하느님 앞에 향기로운 예물(a fragrant offering)과 희생제물(sacrifice)이 되셨습니다.(에페소 5:2) 외경의 집회서에는 지혜에 관한 찬미가 나오는데 지혜는 곧 하느님을 말하기도 한다. “나는 계피나 아스파라거스처럼, 값진 유향처럼 향기를 풍겼다. 풍자향이나, 오닉스향이나 또는 몰약처럼, 장막 안에서 피어오르는 향연처럼 향기를 풍겼다.”(집회서 24:15)

구약성서에서 향은 성별의식(聖別儀式)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향은 값비싼 제물로 간주되었으므로(아모스 3:6, 4:16,14, 참조: 이사야60:6, 마태2;11, 요한묵시록 18:13), 그래서 하느님을 예배할 때나, 국가의 우두머리 혹은 존경하는 손님에게 분향을 드렸다.( 왕상 11:8, 황하 22:17, 23:5, 예레1:16, 7:9, 11:13, 19:13, 32:29, 44:17이하, 에스겔 6:13, 23:41, 다니엘 2:46) 구약성서에서 요시아 왕은 하느님을 잘 섬긴 왕으로서 기억되는데, 그에 대한 기억은 ‘향료사(香料師)가 잘 배합한 향료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였다.(집회서 49:1)

분향제는 구약 성서에서 매우 성스러운 의식으로 간주되었고, 분향의 특권은 대제사장에게만 주어졌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분향하면 때때로 죽기까지 하였다.(민수기16장, 참조:역대하 26:16-21에서 웃시아는 문둥이가 되었다)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는 분향을 잘못하여 죽었다.(레위 10:1-2), 제사장 즈가리야는 분향하는 동안 계시를 받았다.(루가1:8-23). 신약시대에는 분향이 더 이상 대제사장의 특권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그 증거로 제사장 즈가리야가 분향한 것을 보여준다.

교회에서는 유향을 통하여 분향(焚香:향을 넣고 향기로운 연기를 피우는 일)을 한다. 교회에서는 향을 통하여 연기가 닿는 공간, 물건과 사람마다 거룩한 것으로, 하느님께 속한 것으로 성별(聖別:거룩하게 구별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천주교, 동방정교회, 성공회에서는 축성(祝聖)을 할 때에 유향을 사용하기도 한다. 교회에서 성찬예배를 드릴 때에 봉헌예물을 드리면서 성찬예물을 준비한다. 사제는 이때에 성찬예물에 분향한 후에, 성직자에게 그리고 신자들에게 분향을 한다. 다시 말하여 사람들에게 분향을 한다. 이것은 사람들을 거룩함으로 성별하는 것이고 이 사람들은 거룩한 존재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인디언들이 나오는 영화 예를 들면,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하고 감독한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f)]보면, 인디언들이 기도를 할 때에 향을 피우고 연기로 자신들의 몸을 감싸도록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역시 향과 연기를 통하여 자신들을 거룩한 존재로서 인식하고 거룩한 위대한 영이 함께 하기를 기도하는 의식이다.

유향을 통하여 우리들은 하느님의 거룩함을 초대하고, 나 자신을 비롯한 형제자매들을 거룩한 존재로 성별하고 인식하며 교회에서 사용하는 물건과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을 거룩한 것들로 성별한다. 그래서 유향을 통하여 이 세상의 실제적 현실을 초월하여 거룩한 공간 안으로, 거룩한 물체들과 더불어 거룩한 존재로서 거룩한 하느님의 현존을 경험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거룩함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향은 교회의 공동체예배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이 기도할 때 사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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