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재미 고신교단의 대표적 원로 옥토 전은상 목사가 12일 오후 12시 30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우리 곁을 떠났다. 항년 86세.

그는 미주 한인교계와 한인사회의 화합, 그리고 고신 교단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상징적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대표적 인물인 한상동 목사가 오른팔처럼 아끼던 사람이었던 故 전은상 목사는 약관의 나이에 목회를 시작해 덕두교회를 비롯해 부산 향도교회, 논산 삼전리교회, 대전제일교회, 용호남교회 등에서 49년간 목회했다.

▲평생 고신 교단 발전을 위해 자신의 삶을 투신해 온 옥토 전은상 목사. 고인의 부음을 접한 후배 목회자들은 전 목사를 가리켜 "눈 앞의 캄캄한 현실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옹골찬 믿음의 소유자"라고 회상했다.

전 목사는 소아마비로 장애를 안고 있으면서도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옹골찬 용기와 추종불허의 자신감으로 부산 용호남교회를 한국 고신총회를 대표하는 교회로 성장시켰고, 복음병원 이사장, 에반젤리아대학(복음대학교) 이사장 등 고신총회가 주력해 온 사역의 중심에는 늘 그가 있었다.

은퇴 후에는 “은퇴 목사가 후임자나 교회에 관여하면 교회가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후임자 선정 등 모든 절차를 당회에 맡기고 은퇴 일주일만에 아들들이 목회하는 시카고로 훌쩍 건너왔다. 이후 지역교계 중심축을 이루는 시카고 원로목사회 회장으로 섬기면서 후배 목회자들을 돕는 포용목회를 활발히 전개해 왔으며,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되도록 쉴틈 없이 중남미와 미주 각 지역을 순회하며 말씀 사역에 매진했다.

평생 무교회 지역에 예배당을 세우는 일을 꿈으로 간직하며 살아온 고인은 2003년 브라질 상파울에 원주민을 위한 단독 예배당 건립을 위해 20여만달러를 기부했고, 2004년도에는 멕시코에 20여만 달러를 들여 무교회 지역에 교회를 세운 바 있다. 또한 2006년에는 고국 천안에 소재한 고려신학대학교에 고신 역사박물관 건립기금으로 1백만 달러를 쾌척해 훈훈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고인을 보내는 천국환송예배는 오는 17일 오후 6시 차남 전성철 목사가 시무하는 여수룬교회 예배당에서 재미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거행된다. 성전안에 시신을 들이지 말라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고인 시신을 모시지 않으며, 발인예배는 18일 오전 10시 스미스 스미스 콜로란 장(185 E. Northwest Hwy. Palatin IL 60067)에서 드려질 예정이다.

현재 고신측 인터넷상에는 고인의 갑작스런 부음 소식을 접한 교계 목회자들을 비롯한 지인들이 이 시대를 위해 아낌없이 투신한 고인의 삶을 기리며 추모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