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에 위치한 수정교회가 창립자인 로버트 H. 슐러 목사(84)를 최근 교회 이사회에서 제명했다는 언론 보도들에 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교회측은 성명에서 “단지 슐러 목사의 (이사회 내) 위치가 바뀌었을 뿐”이라며 “최근 교회 이사회가 슐러 목사를 투표권이 있는 이사에서 투표권이 없는 명예이사장으로 추대하기로 투표 결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회측 성명은 “이같은 결정은 슐러 목사가 자신이 매진하기 원하는 연설과 저술 활동에 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슐러 목사의 아들이자 전 수정교회 담임인 로버트 A. 슐러 목사는 그의 아버지가 이사회 확대를 제안했다가 이에 반대한 이사들에 의해 제명됐다고 앞서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인터뷰에서 “이사회가 영향력을 잃는 것이 두려워 아버지를 쫓아냈다”고 말하기도 한 그는 “이사회 구성원 모두가 교회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며 이는 이번 결정에 어떤 이해 관계가 섞여 있음을 보여 준다”고도 비판했다.

그의 딸인 앤지 슐러 와이어트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특히 자신의 아버지에 이어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고모 쉴라 슐러 콜맨 목사를 비판하며, 그녀는 “이같은 일들의 뒤에는 영향력을 절대 잃지 않고자 하는 교회의 현 리더십, 더욱 구체적으로는 고모가 있다. 지금과 같은 재정적 위기에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무 도움도 안된다”고 말했다.

쉴라 슐러 콜맨 목사는 이번 결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아버지는 앞으로도 나를 통해 교회 리더십에 조언을 해 줄 것”이라고만 밝힌 바 있다.

로버트 H. 슐러 목사는 2006년 은퇴를 선언하면서 담임목사직과 다른 사역들의 주요 자리에 자녀들을 임명했다. 그러나 담임목사직과 설교 방송 ‘능력의 시간’ 대표직을 물려 받았던 로버트 A. 슐러 목사는 “비전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버지에 의해 2008년 방송 대표직에서 해임됐고, 이로부터 몇 달 후 담임목사직을 사임했다. 딸인 쉴라 슐러 콜맨 목사 역시 아버지와 동성애자 성가대원 인정 여부 등 여러가지 교회 정책들에 있어 견해 차를 보이며 종종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사역에 대한 견해차가 가족 간의 갈등을 일으키면서 강력한 교회 리더십의 부재가 지속되자 한때 교인 수가 1만여명에 달하던 미국 최초의 초대형교회 수정교회는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년여간 막대한 교인 수 감소는 재정 위기까지 닥친 것이다. 작년 10월 파산 신청을 낸 수정교회는 엄청난 액수의 채무 지불을 위해 교회는 유리벽과 세계 최대 파이프 오르간 설치로 유명한 예배당을 포함, 부동산 대부분을 매각한다는 회생 계획안을 지난 5월 법원에 제출했다.

한편 이번 일에 대해 로버트 H. 슐러 목사는 언론과 일체의 인터뷰도 갖지 않고 있다. 그는 ‘능력의 시간’ 방송에는 계속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