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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통한 예배, 그 안에 담긴 속죄와 정화

기독일보

입력 Jun 21, 2011 07:41 AM C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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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돈 신부의 <감각과 전례 그리고 초월의 하느님>

향(2): 향기있는 냄새로 가득 채우소서
정화와 속죄의 상징으로서 향


“선들바람이 불기 전에, 땅거미가 지기 전에, 나는 몰약산으로 가리다. 유향언덕으로 가리다.”(아가4:6)

전나무 종류의 관목을 잘랐다. 새로 이사 온 집 앞에 관목으로 있는 전나무가 너무나 커서 보도 블럭을 반 이상을 덮어 버렸다. 그래서 보도 블럭 밖으로 나온 가지를 확 잘라 버렸다. 지난 겨울에 눈이 올 때면 그 가지 때문에 보도 블럭으로 걸어가지 못할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자른 나무가지를 봉지에 넣어서 버릴까 생각을 하다가 이 전나무 가지를 태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파크릿지 집에는 벽난로가 있었다. 그래서 겨울 저녁이면 늘 장작을 지피우곤 하였다. 하루는 딸아이 친구가 와서 벽난로에서 불을 쬐면서 크리스마스 같은 분위기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는 겨울이면 늘 벽난로를 피웠다. 그 아이의 말처럼 늘 크리스마스 같은 분위기로 불을 피워놓고 아이들과 함께 겨울날의 밤을 보냈다. 아쉽게도 이번에 이사 온 집은 벽난로가 없다. 하지만 전나무 가지를 버리기 아까워, 아니 그 전나무를 태울 때의 향이 그리워 뒤 뜰 창고 옆에 차곡히 쌓아 놓았다. 이번 여름에는 한국에서 손윗 동서와 처형 두분이 방문을 할 예정이다. 그러면 집 뒤뜰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한 여름밤의 꿈을 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처음 모닥불을 지피울 때, 그 전나무 가지는 불을 잘 붙게 할 뿐만 아니라 향을 가지고 있어 더욱 좋을 것이다. 한 여름 밤에 전나무 모닥불, 생각만 해도 그 냄새가, 그리고 따스한 불기운과 연기가 한 여름 밤의 운치를 더할 것 같다.

구약성서에 보면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제사를 받으실 때에 번제를 받으셨다. 성서에 언급된 첫 번째 번제(燔祭)는 노아의 홍수 이후이다. “노아는 야훼 앞에 제단을 쌓고 모든 정한 들짐승과 정한 새 가운데서 번제물을 골라 그 제단 위에 바쳤다. 야훼께서 그 향긋한 냄새를 받으시고 속으로 다짐하셨다.” (창세 8:20-21)

하느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막에 관한 규례를 주시면서 분향단에서 향(Franklincense, 또는 incense)을 피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님은 향긋한 냄새를 통하여 당신의 제사를 받으셨다. (출애굽 30:8, 40:27, 레위기 2;1, 2;15) 성서, 특별히 구약성서에서 하느님께 제사를 지낼 때엔 향기로운 향을 피웠다. 그 뿐만 아니라 요한 묵시록에 보면 하느님 나라에서의 예배 중에서도 향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느님은 나처럼 향긋한 냄새를 좋아 하셨나 보다.

속죄의 제사

분향단, 또는 향에 대하여 개신교 목사들이 쓴 책에는 향의 기능을 단순히 성도들의 기도라고 해석을 하였는데 이를 향의 성능과 기능을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쓴 것이다. 물론 향은 성도들의 기도를 상징하는 면이 있다. 그 외에 향은 몇 가지 기능이 더 있다. 향은 우선 아름다운 냄새를 준다. 아름다운 냄새를 통하여 좋지 않은 냄새를 멀리하고 아름다움으로 채운다. 그래서 유향은 정화의 상징으로서 사용되어졌다. 이스라엘에 재앙이 내리면 분향으로서 그것을 정화하려 했으며(민수기), 분향은 살육과 희생의 장소를 깨끗하게 해 준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분향제는 하느님 앞에서 속죄를 드리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되었다. 특히 레위기 16장을 보면 속죄제에 대한 규정이 나오는데 이때에 속죄와 정화의 의미로 유향의 사용에 대하여 나온다. 대제사장은 향기가 자욱한 가운데 지성소에 들어가 피를 일곱 번 뿌리며 온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속죄했다(레위 16:11-19).

“야훼 앞 제단에서 숯불을 향로에 담고 향기 좋은 향가루를 두 손으로 가득 떠 가지고 휘장 안으로 들어가서 그 향을 야훼 앞에서 숯불에 피우고 향기로 증거궤 위에 있는 속죄판을 가리워야 한다. 그래야 죽지 아니할 것이다.” (레위16:12-13)

“아론은 분향단 뿔에다가 해마다 한 번씩 속죄예식을 행해야 한다. 해마다 한 번씩 속죄제물로 바치는 희생제물의 피를 발라 분향단을 정하게 하여라. 너희는 대대로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것이 야훼께 바치는 것 중에서 가장 거룩한 것이다.”(출애30:10)

1년에 한 번 대속죄일에 향단의 뿔을 위한 속죄제를 드렸으며, 7월 10일 대속죄일 하루만은 향로가 옮겨져 지성소에 들어갔다(히브리 9:4). 그러므로 향을 피워서 제사를 드리는 것은 이스라엘에서 속죄의 제사를 드릴 때에 사용하였음을 볼 수 있다.

속죄의 예식으로서 장례예식

전통적인 교회(동방정교회, 천주교, 성공회)에서는 장례예식에서 죽은 이에게까지 분향을 한다. 비록 유한한 육신은 죽었지만 하느님의 성전이었던 몸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생의 희망과 부활을 믿으면서 하느님께 이 죽은 사람을 맡기는 행위, 당신의 거룩함으로 받아주시고 모든 죄를 용서를 구하는 기도의 청원인 것이다. 외경 집회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주님은 모든 사람들 중에서 그를 뽑아 주님의 제사를 주관하게 하셨고 백성들의 죄를 속죄하기 위하여 향기롭고 감미로운 분향으로 기념 제사를 드리게 하셨다.“(집회서45:16)

야곱(창세50:2-3)과 요셉(창세50:26)의 시체는 향료를 사용하여 미이라로 만들었을 것이고, 아사왕의 장사에는 향료와 향유가 그의 관에 뿌려졌으며(역대하16:14), 왕가의 화장(火葬)에도 향료가 사용되었음에 틀림없다. 니고데모(Nicodemus)는 몰약과 침향 섞은 기름을 예수님의 시신에 바르려고 무덤으로 가져갔다.(요한19:39-40)

그러므로 우리들은 장례예식에서 죽은 이에게 분향을 하는 것, 또는 향료를 사용한 것은 속죄를 위한 신앙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정화의 상징으로

집 안에서도 안 좋은 냄새가 날 땐 좋은 냄새로서 냄새를 대신한다. 예를 들면 보통 향이 있는 초를 피워서 냄새를 제거한다. 한 번은 교우 중에 한 분이 집에서 사골 국을 끓이다가 그것을 잊고 태웠다. 사골 타는 냄새가 온 집안에 베게 되었다. 냄새를 어떻게 없애면 좋겠느냐고 나의 집 사람에게 물었다. 그래서 나는 그 교우에게 교회에서 쓰는 유향을 드렸고 유향으로 냄새를 제거하라고 말씀드렸다. 아름다운 향은 냄새로서 안 좋은 냄새를 제거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냄새로서 그곳을 새로운 영적인 에너지로 변화시킨다. 아름다운 향은 그 속성으로 그 장소를 깨끗하고 정한 곳으로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향을 피우면 벌레들이 도망을 가고 모이지 않는다. 벌레들이 향의 냄새를 통해서 죽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정화의 기능이며 깨끗케 하는 의도이다. 그래서 모든 종교에서, 특히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향을 통하여 공간을 정화하는 것으로 사용하였다. 향기 있는 냄새를 피워서 하느님을 예배드리는 것, 그것은 보편적 인간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속성이며, 인간은 향기 있는 냄새를 통하여 새로운 영적인 기운으로 인도되는 것이다.

악취가 나는 곳에서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은 어떻게 반응을 할까? 우리들은 일상의 삶 속에서 자주 악취를 경험하고 그 악취의 영향을 잘 알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의 질맨(D. Zillman) 교수는 담배냄새를 가지고 사람들의 생리반응을 실험하였다. 담배냄새가 가득한 방과 냄새가 나지 않는 방을 준비해 놓고 각각 사람들의 반응을 조사하였다. 이 실험에서 실험자는 실험 참가자에게 비디오를 보고 있을 때의 생리반응을 조사한다고 말하고, 참가자의 팔에 여러 가지 기계를 연결하면서 움직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하지만 이 실험의 본래 참가자의 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적이었던 터라 참가자가 팔을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실험자는 이런 식으로 화를 냈다.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요. 자꾸 움직이면 정확한 테이터를 뽑을 수가 없어요. 왜 지시사항에 따르지 않는 거죠?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실험결과, 참가자가 화를 내는 정도는 냄새가 나지 않는 방보다 담배연기로 가득찬 방에서 2.8배나 더 많이 나타났다. 담배연기는 화를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기시설이 좋지 않은 가게, 선술집 등에서는 손님들이 난폭하게 구는 경우가 많다. 공기기 나쁘기 때문이다. 냄새에 따라 사람들은 다르게 반응하는 것이다.

바로 향은 아름다운 냄새를 통하여 그 공간을 새로운 정화의 장소로, 새로운 창조의 공간으로, 새로운 영적인 기운이 감도는 장소로 변화시킨다. 향긋한 향을 받으시는 하느님, 우리들의 어둡고 더러운 것을 태워서 아름답고 향긋한 향기로 변화시키기를 기도한다. 이번 여름에 전나무 가지를 태우면서 그 향긋한 냄새가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을 감싸 앉아 하느님께 드려지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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