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구소(The Center for the Study of Korean Christianity)가 창립 4주년을 맞이했다. 미국 내에서 한국 신학 및 교회 전통을 연구하고 이를 미국의 학계와 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개소된 이래 총 26회에 걸친 월례포럼, 3차례의 학기별 주간 독서 모임, 5회의 신앙 강좌, 1회의 초청 강연 등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21일 미드웨스트교회에서 열린 4주년 기념 행사는 그동안의 사역을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연구원과 멤버, 후원자들이 하나되어 자축하며 큰 기쁨이 넘쳤다. 소장 서보명 교수는 “척박한 이민교회의 풍토 속에서 한국 신학에 대한 뿌리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건강한 이민신학, 이민교회의 토양을 일구고자 했다”면서 “그동안 여러분이 보내 주신 성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애정과 기도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료 교수들의 격려도 이어졌다. 이재원 교수는 “CSKC는 ‘우리가 이것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절실한 사명감을 갖고 모든 연구원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해 왔다”고 치하했으며 양승애 교수는 “전 미주에서 한국 신학을 연구하는 연구소는 유일하다”면서 “신학과 교회의 괴리가 큰 문제로 대두되는 오늘날 양자의 교량 역할을 잘 수행해 왔다”고 평가했다.

월례포럼, 독서 모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평신도들도 “신앙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한국 신학의 깊은 세계를 맛볼 수 있었다”고 간증했다.

이번 4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서보명 교수의 <대학의 몰락> 출판기념회도 동시에 진행됐다. 이 책은 자본주의에 함몰돼 본질과 사명을 잃은 대학을 비판하며 신학과 인문학이 가르침과 배움에 있어서 대학의 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평을 맡은 김광정 교수는 “작금의 대학이 처한 거대한 위기에 관해 누구도 말하지 못하는 이 상황 속에서 서보명 교수가 마치 광야의 외치는 소리처럼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어차피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자본주의가 대학의 위기의 원인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 자본주의 덕에 대학이 발전한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닌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4주년 행사와 겸해 서보명 교수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사진은 서보명 교수, 김광정 교수, 김진양 박사, 이민규 연구원

김진양 박사는 “이 책은 서구의 오랜 관심이었던 대학의 위기 문제를 철학적 고찰을 통해 한국 대학들과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크게 공헌하고 있다”고 평하며 특히 “대학의 미래를 인문학 그 중에도 신학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서평 후에 서 교수는 “이 책에서 교육학자가 아닌 신학자 입장에서 대학의 위기를 논하는 것이 현실적인 면에서도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대학에게만큼은 우리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어떤 비전과 목표를 갖고 교육에 임해야 하는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