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랭커셔주의 한 도시에서 미국 기독교 지도자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의 집회를 알리는 버스 광고를 제거한 데 대해, 영국 법원이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판결했다.

블랙풀(Blackpool) 자치구와 교통국은 지난 2018년 지역 버스에 설치된 '랭커셔 희망 축제' 광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 광고는 단지 행사 정보와 '희망을 위한 때'(Time for Hope)라는, 종교성을 배제한 슬로건만을 게시했으나, LGBT 활동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적 반대 운동을 벌이면서 결국 삭제됐다.

그러나 법원은 영국 빌리그래함전도협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난 1일 클레어 에반스 북부순회법원 판사는 "결혼에 대한 빌리 그래함의 종교적 견해로 인한 광고 삭제는 2010년 제정된 평등법 위반이며, 주최측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은 또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광고하는 세속적 단체의 광고는 제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미 그래함 목사의 견해는 다른 지역에서 많이 공유됐다. 그래함 목사의 견해가 일부 사람들에게 모욕적일 수 있지만, 그를 극단주의자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에반스 판사는 "랭커셔 희망 축제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블랙풀이 표현의 자유를 가진 집회의 권리는 전반적으로 무시하는 동시에, LGBT 공동체의 권리와 의견만을 우선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에 대해 그래함 목사는 "영국을 휩쓸고 있는 '취소 문화'에 대한 강력하고 명확한 힐책"이라며 "영국의 모든 기독교인이 승리한 판결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영국 빌리그래함전도협회 제임스 배럿 회장은 "이번 판결은 영국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공무원을 비롯해 그들을 침묵시키려는 다른 단체의 차별과 간섭을 받지 않고,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믿음을 공유할 권리가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2018년 9월 블랙풀에서 열린 랭커셔 희망축제에는 9천여 명이 현장에서, 5만 명 이상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더 크리스천 인스티튜트 시몬 캘버트 공보담당 부소장에 따르면, LGBT 활동가들은 집회 기간에도 인근 빌딩에 퀴어의 상징인 '동성애 무지개' 조명을 비추며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