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여전히 갇힌 탈북민들 계속 외면할 것인가
탈북민들 무슨 일 당한다면, 응당한 대가 치를 것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북한자유연합 대표 수잔 숄티 여사가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과 탈북민들을 위해 일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는 기고를 3월 31일 조선일보에 기고했다.

특히 '대통령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습니다'라는 제목의 이 기고에서 그는 지난해 11월 2일 전직 미국 관리 20명이 탈북민 강제북송 중지 요청 서한을 문 대통령에게 발송했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수잔 숄티 대표는 "지난해 10월 21일, 저는 중국 수용 시설에 억류돼 있는 북한 여성, 남성,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긴급히 도와주실 것을 간청했다"며 "저는 북한 난민 위기가 시작된 뒤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대한민국 대통령들이 그랬듯 무언가 해주실 것을, 고문과 투옥, 죽음의 벼랑 끝에 선 한국인들을 구해주실 것을 호소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숄티 대표는 "저는 김정은이 코로나 공포 때문에 국경을 닫아 걸고 중국이 강제 북송하고 싶어하는 탈북민들을 받지 않으려 하는 이 시기야말로 '천금 같은 기회'라고 말씀드렸다"며 "인도주의적 자비심을 보이고 탈북민들이 안전하게 한국으로 가도록 허락해 준다면 중국의 부담도 덜 수 있다고, 시진핑 중국 주석을 설득할 큰 기회였다. 하지만 대통령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 호소의 뒤를 이어 11월 2일에는 리처드 닉슨 이후 모든 미 대통령 행정부를 대표하는 전직 미 정부 관리 20명이 연서명한 편지를 대통령님께 보냈다"며 해당 내용을 아래와 같이 공개했다.

"우리는 대통령님의 정부가 이전 한국 정부들이 조용하고 매우 성공적으로 해왔듯 중화인민공화국에 접촉할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현재 중국에 억류된 북한 여성, 남성 그리고 어린이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배려를 요청하고 그들이 한국 혹은 제3국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중국 당국에 요청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숄티 여사는 "당신이 옳은 일을 하실 것을 믿었기에, 작년 11월 2일 작성된 이 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대통령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2020년 9월 이후 중국 수용 시설에 갇혀 있던 젊고 아름다운 북한 여성 두 명이 풀려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들은 요청했던 한국이 아닌, 그들을 학대한 자들의 손아귀에 던져졌다. 중국 경찰은 인신매매 피해자였던 두 여성을 처음 그들을 사들인 중국인들에게 넘겨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님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여성들은 그들을 노예로 삼고 학대했던 사람들의 손에 다시 넘겨진 것"이라며 "그들은 그저 한국으로 갈 수 있기를, 더 이상 노예가 되지 않기를 원했을 뿐이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이 여성들의 신병을 인도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뿐이었다. 대통령님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개탄했다.

숄티 여사는 "대통령님은 이 두 여인과 수백 명의 다른 이들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중국에 여전히 갇혀 있는 탈북민들도 계속 외면하실 것인가"라며 "갇힌 탈북민 중에는 기독교인들, 한국의 가족과 상봉하려는 이들도 있다. 북한에서는 사형까지 가능한 범죄다. 중국이 이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면 이들은 처형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대통령님은 가톨릭 신자이신데, 중국에 갇힌 탈북민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숙고하지 않을 거라면 최소한 구약성경 잠언 24장 11-12절 말씀을 떠올려 보라"고도 했다.

해당 구절은 다음과 같다. "죽음에 사로잡힌 이들을 구해 내고 학살에 걸려드는 이들을 빼내어라. '이봐, 우리는 그걸 몰랐어' 하고 네가 말해도, 마음을 살피시는 분께서 알아보시지 않느냐? 영혼을 지켜보시는 분께서 아시고 사람에게 그 행실대로 갚으신다."

그는 "이 구절은 죽음의 위기로부터 이들을 구해내라고, 또 이런 상황을 알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선 안 된다고 당신께 명백하게 요청한다"며 "그들이 무슨 일을 당한다면, 그 일로 인해 당신이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숄티 여사는 "이전 편지에 썼듯이, 대통령님은 (6·25전쟁 때) 당신의 가족들이 구출됐던 덕에 스스로 인생 행로를 선택할 기회를 가졌고, 번영하는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지위인 대통령에 선출됐다"며 "이제 당신은 탈북민들의 목숨을 보호하고, 그들이 당신이 누렸던 것과 같은 기회를 갖도록 도울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라고 호소했다.

수잔 숄티 여사는 "아직 시간이 있다. 제발 행동해 달라"며 "대통령님은 하나원에 이들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이 머물 수 있는 방이 많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