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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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94)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실천적 가톨릭 신자라고 믿지만, 낙태에 대한 지지 입장에 대해선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는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현지 언론인 ‘코리에레 델라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역사상 두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에 대해 묻자, “그는 실천적인 가톨릭 신자(practicing Catholic)이며 이를 준수하는 사람(observant)”이라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는 이어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민주당의 강령의 연속선상에 자신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며 “젠더 정치(gender politics)에서 우리는 그의 입장을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사임한 이유에 대한 음모론도 일절 부인했다. 그는 600년 만에 사임한 최초의 교황이 되었다. 조셉 라칭거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베네딕토 16세는 "양심은 분명하다"며 "외부 세력이 사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톨릭 교계는 낙태를 지지하고 있는 바이든의 신앙을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바이든은 지난 1월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 최초로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성문화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그는 성명에서 “지난 4년 동안 선택권을 포함한 생식 건강(reproductive health)은 가차없고 극심한 공격을 받아왔다”며 “모든 사람이 생식 건강 관리를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낙태 지원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지난달 미국 가톨릭 주교회 친생명 위원장인 조셉 F. 나우먼(Joseph F. Naumann) 주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을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규정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일각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에 대한 정책 입장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성찬식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고, 실제로 바이든은 2019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세인트앤소니 가톨릭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석했다가 성찬식을 거부당했다.

한편,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낙태에 대한 바이든의 정치적 견해가 수년간 진화해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첫 상원의원이던 1974년 당시에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너무 지나쳤다(went too far)”고 말한 적이 있으며, 2006년 한 인터뷰에서는 낙태에 대해 “비극적(tragedy)”이라고 했다고 CP는 보도했다.

바이든은 또 2007년 저서 ‘삶과 정치에 관한 약속(Promises to Keep: On Life and Politics)’에서 “나는 30년 이상 낙태에 대한 중도 입장을 고수했다”며 개인적으로 낙태에 반대했지만, 자신의 견해를 사회에 강요할 권리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