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김재성 박사
김재성 박사

기본적으로 교회의 부흥은 예수를 믿지 않던 죄인들이 돌이켜서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는 사도행전의 사건들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을 구원하시고, 그들이 새롭게 되는 것을 가장 기뻐하시며 즐거워하신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회론 교과서들은 교회 체계에 대한 교리들과 이론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목회학의 초점은 목양사역의 부흥과 갱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리더쉽에 매달리고 말았다. 교회론은 성장을 다루는 목회학이나, 대외적인 사역으로 전도학이나 선교학에서 다루는 내용과 연관성이 많은데, 초점은 잃어버린 영혼의 수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기독교계에 소개되어 오던 교회론과 목회학은 어떠했던가? 아직도 한국교회에서는 "교회성장학"과 "목회 성공"에 매달리고 있다. 교회성장 세미나에서 사용하고 권장하는 방법론과 전략들은 거의 대부분 교회의 본질을 훼손할 정도로 세속적인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효과를 두드리지게 보여주는 양적인 성장을 위한 방법론이 우선적이다. 안타깝게도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로서 거룩함을 지켜나가야 하는 중심 주제들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리고 말았다.

"교회성장학" (church growth)이라는 용어와 방법들은 미국 풀러신학교 도널드 맥가브란 교수가 세계 선교를 위해서 지극히 세상적인 사회학과 분석 등을 활용하도록 처음 도입하였다. 그는 인도 선교사의 3세대 자녀로서 어떻게 하면 교회가 정착하여 발전할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접근하였고, 교회사에서 부흥이 일어났던 시기에 중요한 특징들을 찾아냈다. 1965년에 풀러신학교에 세계선교대학원을 정착시키고, 수많은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에게 어떻게 하여 교회를 세워나갈 것인가를 가르쳤다. 전도와 제자훈련이라는 방법이 주된 내용이었지만, 전략은 사회학과 세속 사회에서 얻어온 것들이었다. 그 후로, 한국교회 목회자들도 수없이 많은 교회성장론과 목회성공 방법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세속적인 개념들을 한국 교회가 사용해서는 안된다.

1986년에 "미국 교회 성장을 위한 협의회"(the American Society for Church Growth)가 결성되었는데, 이들이 지향했던 교회성장학의 핵심이 무엇이었던가? 이 모임을 주도했던 선교신학자 맥가브란의 인도에서 경험한 선교사역은 높이 평가할 부분들이 많이 있고, 그가 문제로 제기하는 동기가 과히 물질주의적이라고 할 수 없기에 긍정적인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사도 바울과 같이, 그의 전도와 복음전파 사역에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영화롭게 하려는 입장이 다소 부족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는 세 가지 핵심 내용으로 요약 하였다.

첫 번째 기본원리는 하나님께서 자기의 잃어버린 자녀들을 찾아내고 품어주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전체 신약성경에서 기독교인들이 구세주이자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게 되어지면, 남자와 여자들이 교회의 책임있는 회원이자 제자들이 되도록 격려할 것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 핵심 원리는 교회 성장의 원인들과 방법론들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교 대 사명을 주셨는데, 반드시 활용 가능한 방안들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흥의 정도와 쇠퇴의 원인들을 발견해서 실제적인 결과를 낳아야 한다. 세 번째 원리는 목표를 명확하게 정하고,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로 데려올 수 있는 과감한 전략들을 개발하라는 것이다. 새로운 교회들을 개척할 때에 의미있는 확신의 결과물이 나오도록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결국 여기서 말하는 교회성장은 참석하는 성도들을 늘이는 양적인 방법론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초대형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은 초신자들이나 방문자들이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모든 교회시설들을 창조적으로 재정비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매력적인 교회 모델로는 아이돌봄 센타, 스포츠 프로그램, 현대식 음악을 채용하여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는 주일 예배와는 전혀 다른 개방형 집회를 개최하였다. 독립적인 침례교회들과 은사운동 교회들, 연합감리교회 등이 호응했지만, 미국 장로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들은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신학대학원에서도 목회학 강좌에서 비판 일색이었다.

교회성장학의 방법론들에 대해서 일반 신학계와 교회 지도자들의 평가를 간략히 정리한 책자가 나왔다. 맥가브란의 제자들이 집중적으로 기고한 책, 『교회성장학에 대한 다섯 가지 관점들』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성장의 전략들을 긍정하는 입장에서 서술하였고, 그에 대한 비평적 평가들을 담고 있다. 목회적 방법론에 관심있는 교회 사역자들이라면 충분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기에, 필자가 여기에다가 이 책에 기고한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입장을 다시 재조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핵심만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교회성장학에 대한 다섯 가지 관점들』의 편집자, 엘머 타운은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를 수료한 입장이므로, 교회성장의 방법론을 옹호하는 변증에 치중했다. 그는 어떻게 교회성장을 하는지 발견하기 위해서 사회과학들의 조사 방법론들을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주의 선교학자 크레익 반 겔더는 교회성장의 사고방식에 의문을 제기했고, 교회성장학이라는 주요 논쟁점들은 제쳐두고, 선교학적인 문제인 "복음과 문화"에 대한 관점들을 다루었다. 자신의 전공에 치중하면서, 그는 선교적 교회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는 선에서 그쳤다. 챨스 반 엔겐은 교회성장학을 지지하는 입장이면서도, 자신만의 신학적인 입장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였다.

개혁주의 입장에서 교회성장학을 비판한 게일린 반 리난은 교회성장학에 대해서 공손하면서도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성경의 권위를 존중하기보다는 광포한 실용주의 노선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미국의 상업주의를 분석해보면, 실용주의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런 사상은 비기독교 사상이다. 하워드 스나이더는 "교회성장" 보다는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생각할 것을 주문했다. 교회성장에 집중하게 되면, 복음의 사회적 참여와 기여를 소홀히 하는 쪽으로 나가게 된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교회성장학에 대해서 철저하고도 치열한 비판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필자가 이 책에 실린 교회성장학을 개혁주의 입장에서 평가할 때에 가장 심각하게 느껴지는 문제점은 바로 성경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들 저자들은 교회 성장에 필요한 내용들과 프로그램들이 우선이고, 그런 방법들을 성경에서 찾아 제시하려는 의도에서 본문들을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교회성장은 에수 그리스도와 복음의 내용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다. 성경의 권위가 궁극적으로 지켜지지 않았고, 교회성장의 프로그램이 더 우선시 되고 말았다.

우리는 교회 성장이론의 관점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의 성장을 중요시 한다는 것은 그들의 신학적인 강조점이 무엇인가를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교회성장의 안목에서 소중한 것들은 강조하고, 그렇지 못한 부분들은 중요한 요소들이 아니라고 하기 때문이다. 말씀과 기도와 성례를 동반하는 예배가 중요한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들을 모이도록 하는 요소들이 더 중요한가? 이것은 결국 성경에서 강조하는 참된 교회에 대한 이해가 달라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성경에 의해서 인도함을 받지 않는 교회가 되도록, 오직 더 많은 숫자를 모이게 하는데 치중하는 것은 교회론의 변질이자, 정말로 나쁜 신학이다.

한국 속담에는 "꿩 잡는 게 매다"는 말이 있다. 결과를 만들어내기만 한다면, 잔인한 수단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식 실용주의를 집약한 말이다. 서양에서 활용되고 있는 상업적 실용주의는 철저하게 "실용성"(useful)을 지식의 근간으로 삼는 인본주의적인 생각인데, 니체의 인간중심주의에서 나온 것이다. 결코 하나님 중심으로 남을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야 할 하늘나라 백성들이 배워야 할 삶의 태도가 아니다. 이런 속담은 마치 세속정치에서 가장 잔인한 혈투가 집약된 『삼국지』 이야기와 유사하다고 하겠다. 우리는 옛날 중국에서 세 나라의 혈투를 자주 인용하고 있는데, 사실상 우리 기독교인들이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 별로 없다. 건전한 신의와 윤리와 대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직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쟁취하는 자가 승리하게 된다면, 그런 나라의 미래는 과연 무엇일까? 정치와 기업은 오직 생존 목적을 위해서 권모술수를 일삼는 책략가들이다. 교회가 과연 그런 단체들을 닮아가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사람의 생각에서 나온 것에 치중한다면, 결국 사람의 이론에 머물고 만다. 목회 성공의 신학이 사람에게서 나온 생각을 정리한 것이라면, 그 성공은 가짜에 불과하다. 사람의 지혜와 과학과 이론들은 일시적인 성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수많은 한국교회에서 소위 목회에 성공했다는 사례들을 보아왔다. 그동안 짧은 기독교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에서 목회성장이 가져온 결과가 무엇을 남겼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소위 한국 대형교회들의 지도자들이 어떤 결과를 빚었던가를 냉철하게 되돌아 보아야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