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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인생, 외부 환경 아닌 내부의 마음 단련해야
아무리 화려해도 남의 옷 빌려 입었다면 웃음거리
하나님은 우리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을 보신다
기독교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더 관심이 있다

사람의 씨앗
전호근 | 메멘토 | 360쪽

우리가 쉽게 하는 착각이 있다. '옷이 날개'라는 생각이다. 명품 옷을 입으면 명품 인생으로 보인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 아무리 명품 옷을 입어도 태가 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얼굴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얼굴은 삶의 결과일 때가 많다. 사람은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요즘 바디 프로필을 찍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몸짱이 되는 것도 돈으로 되지 않는다. 돈으로 헬스장에 등록할 수 있을지 몰라도 운동을 대신할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지 않는 사람에게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 같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좋은 옷이 태가 나기 위해서는 옷 못지않게 좋은 옷걸이가 필요하다. 몸짱, 얼짱이 입으면 저렴한 옷도 명품 못지 않아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옷이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직업이 그렇고 환경이 그렇다. 누구나 옷을 입을 수 있지만 잘 어울리는 것은 별개 문제다. 명품 인생은 좋은 옷을 입는 인생이 아니다. 주어진 옷을 멋지게 소화해 내는 인생이다.

명품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내면의 마음을 단련해야 한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인 전호근 교수는 그의 책 <사람의 씨앗>에서 내면을 단련하게 하는 다양한 생각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동양 고전 전문가로서 <논어>, <맹자>, <사기> 등의 글을 현재의 시선으로 해석해 주며 낯선 통찰력을 제공한다.

저자는 동양 철학자 주희의 삶을 빌려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는 젊은 시절 <중용>을 읽다가 '다른 사람이 한 번에 잘하면 나는 백 번 하고 다른 사람이 열 번 만에 잘하면 나는 천 번 반복한다'는 구절을 만나고는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느꼈다."

주희가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주변에 당부한 말은 "학문에 힘쓰라" 단 한 마디였다. 아름다운 내면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해야 하고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

저자는 동아시아의 고대인들은 목욕통을 '감(鑑: 거울)'이라 하면서 목욕통에 물을 가득 채워놓고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는 거울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동아시아 역사상 최초로 혁명을 일으켜 세상을 바꾼 인물인 탕임금도 자신의 목욕통에 '일신우일신'이라는 유명한 글귀를 새겨놓았다고 한다.

그 뜻은 "만약 날마다 나 자신을 새롭게 할 수 있다면 내가 맞이하는 나날이 새로워질 것이고, 나날이 새로워지면 나 자신이 또 새로워질 것이다"로 자신을 돌아보아 단련한다는 의미다.

만약 리더의 직책이 자신의 몸에 잘 맞지 않는 옷과 같다면, 많은 사람이 고생하게 된다. 다산 정약용의 책 <목민심서>는 지방 수령이 부임해서 벼슬 자리를 내려놓기까지 지켜야 할 덕목과 지침을 주체적이고 상세하게 기록하는 있는 실무서다.

다산은 먼저 목민관의 존재 이유를 물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목민관은 왜 있는가? 오직 백성을 위해 있다. 아무리 실무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해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자는 목민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흉년에 범죄를 저지른 백성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흉년에 도적질한 자는 그다음 해에는 대개 양민이 된다. 이로 보건대 그들을 죽이는 것은 애석한 일이니 그 사정을 알고 불쌍히 여겨야 한다.

세금 징수에 대해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봄에 곤궁한 백성을 구제하는 일은 마치 자식을 대하듯 하고, 가을에 세금 거두는 일은 마치 원수를 대하듯 해야 한다.

십자가
ⓒPixabay

이런 리더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참 행복할 것이다. 이런 인생은 좋은 직책을 가졌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내면을 잘 가꾸어 어떤 직책에서도 빛나는 인생이 되는 것이다.

<논어>의 두 번째 편은 별 이야기로 시작한다고 한다. 북극성만은 밤새도록 한곳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아 길 잃은 자가 바라보는 나침반이자 머물러야 할 곳을 알려주는 상징이 되었다.

명품 인생은 북극성과 같은 삶이다. 많은 사람이 바라보며 따르는 인생이 된다.

기독교인은 세상에 북극성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길 잃은 사람을 인도하는 존재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잘 단련해야 한다.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남의 옷을 빌려 입은 사람처럼 보이면 아무 소용 없다.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기독교라는 옷이 우리에게 잘 맞는지 돌아봐야 한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입고 있는 옷이 아니라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을 보신다고 하셨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기독교라는 종교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더 관심이 있다.

십자가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옷이 그 어느 때보다 잘 어울리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드러나는 모습이 아니라 내면이 아름다운 모습이기를 소망해 본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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