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내전을 피해 길을 가고 있는 콩고 난민들. ⓒ월드비전 제공
과거 콩고 죽음의 내전 당시 피난을 가고 있는 콩고인들. ⓒ월드비전 제공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의 북동부 이투리 주에서 14일 오전(이하 현지시각)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습격으로 민간인 13명과 군인 3명이 숨지고 가톨릭 교회가 불에 탔다는 최초 평가가 나왔다고 미국 크리스천 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군 대변인인 쥘 응고 치쿠디(Jules Ngongo Tshikudi)는 이슬람 무장단체 민주 연합군(Allied Democratic Forces)을 은다키아(Ndakya) 마을에서 벌어진 치명적인 학살의 배후로 지목했다. 또 현재까지도 무장단체가 마을을 점령하고 있으며 4명의 가해자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단체의 개입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유엔의 추산에 따르면 ADF는 1990년대부터 이 지역에서 널리 퍼져 있었으며 2020년에는 약 850명의 사망자를 냈다.

인권존중협약 조정관(Convention for the Respect of Human Rights)인 크리스토퍼 무냐데루(Christophe Munyanderu)는 그날 오전에 무장괴한들이 마을에 진입하며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교회 대변 단체인 국제 크리스천 컨선(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의 아프리카 지역 매니저인 네이선 존슨(Nathan Johnson)은 이 지역에서 100개가 넘는 활동적인 반군 단체로 인해 동부 DRC에서 많은 폭력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DF는 가장 크고 활동적인 무장단체 중 하나이며 이슬람국가(IS)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존슨은 “매일 공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축소 보고가 심해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DRC의 95%의인구가 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극단주의로부터의 폭력은 특히 동부 지역에서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크리스천 포스트에 전했다.

이어 존슨은 "많은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이슬람 칼리프(Islamic caliphate) 국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렸으며, 그들의 기독교 지역 공격 목적에 대해 "그 지역에서 사람들을 위협하고 권력을 얻기 위해 행해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올해 이미 수백 명이 그들의 공격에 의해 사망했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난해 7월 보고에서 약 18개월 동안 ADF 공격이 심해지면서 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반인륜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존슨은 “희생된 사람들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그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한 기도는 우리의 1순위 요청”이라고 당부했다.

이슬람 무장단체의 탄압으로 인해 DRC는 2021년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미국 오픈도어즈(Open Doors USA)의 '세계 기독교 감시(박해) 목록'(World Watch List)에서 40위에 올라 있다. DRC가 50위 안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는 57위였다.

존슨은 “반군 단체들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무도 이에 대해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서 “서구 세계가 아프리카, 특히 DRC와 같은 대규모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국가들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존슨은 “내전은 기본적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되어 왔지만 서방세계는 관심이 없고 통신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DRC 정부와 군은 수년간 동부 지역을 거의 통제하지 못했으며, 대체로 서쪽으로 수백 마일 떨어진 킨샤사 쪽으로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웃 국가인 우간다와 르완다에서 동부 DRC로 밀려들어온 반군의 수가 많기 때문이며, 특히 1994년 르완다에서 벌어진 대량학살 사태 때 심화됐다.

지난해 12월 말과 올해 1월 초 DRC에서의 공격 이후, 사하라 이남의 오픈도어즈 수석 분석가인 일리아 자디(Illia Djadi)는 DRC 폭력사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DRC에서의 사망자 대부분은 기독교 신자라고 말했다.

자디는 벱티스트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 공동체들은 명백히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며 “동부 DRC에서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는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축소보도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사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픈도어즈는 1월 말 보고서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동부 DRC에서 15일 동안 적어도 100명을 살해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