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 보수주의자 러시 림보가 17일 7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림보의 아내 캐서린 로저스는 그가 진행하던 라디오 토크쇼에 나와 "림보는 2020년 초부터 폐암 진단을 받고 치료받던 중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림보는 1980년대 이후 미국의 기독교 라디오 토크쇼 분야를 개척했고, 보수 진영을 대표해 온 인물이다. 1988년 자신의 이름을 딴 라디오 프로그램 '러시 림보 쇼'가 전국적으로 방송되기 시작하면서 그의 열렬한 추종자들이 생겼다. 그는 방송을 통해 숀 해니티, 빌 오라일리, 글렌 백 등 우익 논객들의 탄생도 도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림보를 높이 평가하며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작년 2월 의회 국정연설 때 그에게 미국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기도 했다.

복음주의 지도자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폐암과 싸움 끝에 세상을 떠난 러시 림보의 유가족들을 위해 진심으로 애도하고 기도한다"면서 "그는 수 년간 보수적인 이성의 목소리였고 매우 그리울 것"이라고 남겼다.

보수단체인 '패밀리 리더'(Family Leader) 회장이자 아이오와 내에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인 밥 밴더 플라츠는 CP에 보낸 성명서를 통해 "림보는 라디오 토크쇼와 자유 발언의 선구자"라고 말했다. 2016년 테드 크루즈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Ted Cruz for President) 전국 공동대표를 역임했던 그는 "림보는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주류 언론사들의 게이트키핑에 의존하지 않는 대안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고 했다.

이어 "림보가 대중문화적 서사를 뛰어넘는 아이디어, 의견, 토론에 굶주린 청중들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기독교 라디오 토크쇼의 진행자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그의 사망 소식에 성명을 발표하고 애도를 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림보는 나의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친구가 되어 준 인물로, 솔직하고 때로 논쟁의 여지가 있었다"면서도 "수백만 미국인들을 위한 목소리로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매일 열정적으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말년에 청력을 잃고 암투병을 하는 중에도, 친구들과 가족들의 지지, 스포츠와 락에 대한 사랑,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으로 버텼다. 러시 림보는 불굴의 정신이었고,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림보는 1988년 56개의 라디오 방송국과 더불어 전국적인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32년이 지난 현재 이 쇼는 600개 이상의 방송국에서 최대 2,700만 명의 사람들이 듣고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라디오 토크쇼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초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사실을 밝힌 림보는, 투병 중 하나님과의 관계가 병에 대처하는 데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반복해서 전했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의 상태를 청취자들에게 알리며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고 있다. 기도가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10월에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관계가 위대한 가치, 능력, 그리고 자신감의 원천이다. 그래서 앞으로 일어날 일이 (하나님의) 뜻 가운데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온전히 붙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어떤 것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다소 위로가 된다. 두려움도 있다. 그러나 더 높은 계획을 믿고 신뢰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